사면초가다. 정치적 이상은 없고 내가 지지율 1등이라는 공학만 남으니 이반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상한 것. 유시민 지지자들은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이념적으로 좌측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정치공학보다는 정치이상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졌다. 헌데 민주당의 좌클릭으로 민주당=정치공학이라는 등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데, 더 나은 사회상을 제시하기 보다는 지분싸움만 일으키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손학규, 정동영 보다 보수적인 사람을 어떻게 지지하나.

그럼 유시민은 이제 끝?

내리막길을 타겠지만, 그렇다고 금방 몰락하지는 않을거다. 한가지가 더 남았다. 그건 바로 "동고동락한 지도자"의 이미지다. 이거 오래간다. 박찬종, 정몽준, 문국현, 이인제. 과거의 반짝 인기를 누렸던 어떤 제3후보도 이런 이미지는 없었다. 대선 때 노무현을 위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한나라당과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그리 험한 말들을 쏟아낼 때 같이 싸웠던 조강지처같은 존재가 유시민이다. 학출이나 법조계 출신의 명망가가 정치에 진출했다가 쓴잔을 마시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이미지를 만들 수 없어서다.

노통의 유산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현 시점에서 유시민의 줄타기는 요 지점이다. 나를 박대하거나 버리면 조강지처를 내친 졸부라는 것. 노회한 박지원이 유시민을 포용하는 자세를 괜히 취하는게 아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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