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분배

정치 2011. 3. 23. 10:28
경제 얘기 아니다.

유시민에 대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좀 더 생각해 보았다.

하나는, 유시민의 몫. "그가 정계은퇴하고 생활인으로 살아간다면 제가 굳이 이런 비판을 할 이유는 없겠"다라는 바람계곡님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기본적으로 유시민의 몫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유시민이 자기 몫이 없으면서, 민주당 삥만 뜯는다는 것. 그러니 삥유라 하겠지. 

나는 비록 모호했지만 지금까지 드러냈던 이념적 지향성, 참여정부의 유산 등으로 유시민의 몫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게 가장 큰 차이다. 유시민의 몫이 있다는 것에 동의가 되면 몫에 대한 셈법은 훨씬 드라이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연합/연대/통합의 효과에 대한 것. 연합을 분배의 문제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성장의 문제로 이해하느냐다.

내가 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연합을 통해 범야권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파이가 커지면 나눠먹기 좋다.

하지만 다른 분들은 연합/통합이 원래 민주당 몫이었던 부분의 할당, 즉, "분배"의 문제로 여기는 듯하다. 그러니 할 필요성을 별로 못느낀다. 오히려 상대방을 죽이는게 민주당의 할당량을 올릴 수 있는 길이다.

이런 면에서 민주당에 대해서 악담을 퍼붓는 유시민 지지자들과, 유시민에게 악담을 퍼붓는 분들이 일치한다. 상당수 유시민 지지자들도 민주당을 죽여야 자신들의 분배 할당량이 늘어난다고 여길거다. 



두 문제는 맞물려 있다. 연대, 통합은 상대방의 몫이 있다고 인정할 때만 가능하다. 정치인들 사이에서 인터넷의 분위기보다는 연대의 모색이 활발한 이유는 연합/통합을 통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이기 때문일거다. 여기서 나눠먹을 각자의 몫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거고.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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