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

몇 년 전에 노동자의 임금이 너무 높다면서, 노조를 공격하자, 당시의 민노당을 지지하던 분들이 하던 말이 있다. "그렇게 좋으면 니 자식 노동자시켜라!" 내 기억에 맞다면, 진중권이 했던 말이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자기 자식을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시키겠다고 진짜로 나서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 대기업 노조의 임금 수준은 선진국 노동자의 임금 수준에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높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정규직 노조 세습 채용이 한국의 노조에만 있는 유별난 행위는 아니라는 거다. 미국에서 제조업이 한참 잘 나가서, 제조업 노동자가 중산층이 될 수 있던 시절에, 노조 내부원이 추천하고 회사는 그 사람을 채용하는 행위는 보편적으로 이루어졌다. 아버지가 자식을 추천하고, 삼촌이 조카를 추천해서, 일가족이 GM, 포드 등에서 일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도 이런 식으로 사람을 채용한다. 재벌만 가족, 족벌경영을 하는게 아니라, 노동자도 가족, 족벌고용을 했다.

한국에만 있는 유별난 것은, 세습채용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엄청난 차이, 정규직 노조의 활동이 비정규직에게 불이익을 가져오는 것이다. 후자 때문에 세습채용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

노조의 효과에 대한 교과서적 논의는 단체협상으로 임금을 결정하고, 그 임금이 비노조원에게도 확산되어서 "평등 촉진"하는 효과와, 노조가 비노조원을 차별해서 "불평등 촉진"효과가 모두 있다는 것이다. 어느 효과가 지배적일지는 캐바캐. 지금까지 다수의 경험적 연구는 평등 촉진 효과가 더 크다고 나온다.

한국은 노조의 불평등 촉진 효과가 더 크게 나오는 아주 드문 사례일 수도 있겠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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