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낙구 박사는 서울시 지역별 분석을 통해 가난한 동네는 야당을 지지하고, 따라서 계급정치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조기숙 교수는 야당의 주지지층은 중산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요 블로그 내에서 관련 논의는 요기, 요기).

강남은 한나라당을 찍고 강북은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건 팩트. 각종 여론조사에서 소득하층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소득중간층은 물론 소득상층보다 높다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최근 획득한 지난 지자체 서울시 자료를 이용해 분석해 보니, 그 비밀은 연령효과와 소득효과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고연령층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은데, 고연령층의 상당수가 소득하층이다. 고연령층 중에 소득하층이 얼마나 많은고 하니, 월급 200만원 이하를 소득 하층, 200-400만원은 중층, 400만원 이상을 상층으로 보면, 서울에서 60대 이상 인구 중 60%가 소득 하층이다. 반면 30대에서는 7%만이 소득 하층. 소득 하층 중에서 고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년 72%가 60대 이상이다.

하지만, 고연령층 내에서 소득 상,중,하를 나누면 소득 상층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가장 높고, 소득 하층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가장 낮다.

각 연령층에서 소득에 따른 현 여권(=한나라당) 지지율은 아래 표와 같다. 보다시피 전체 응답자 중에서는 소득하층의 현 여권 지지율이 소득상층보다 높다. 하지만, (20대 제외) 각 연령층 내에서 소득상층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소득하층의 지지율보다 높다.

표1. 소득별, 연령별 현 여권(=한나라당)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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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하층    소득상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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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59.8          51.8

20대                 37.5          36.5      
30대                 21.7          30.2
40대                 38.8          46.1
50대                 58.7          63.6
60대 이상          64.4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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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소득하층의 절대 다수가 고연령층이고, 고연령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마치 소득하층에서 한나라당을 더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연령층 내에서 소득에 따른 정치 지지 성향을 보면, 평균적으로 소득 하층에서 한나라당을 덜 지지한다 (로짓분석을 돌리면 이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그렇다면 야당 지지층은 중산층이지 서민층이 아니라는 조기숙 교수가 틀렸고, 계급정치가 가능하다는 손낙구 박사가 옳은가? 100% 그렇지는 않다. 다시 한 번, 연령변수가 매개변수로 중요 역할을 한다. 50대 이상에서는 소득과 여권 지지율이 정비례하는데, 40대 이하에서는 소득하층보다 소득중층에서 현여권에 대한 지지가 낮다.

정리하면, 서민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주장은 틀렸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계층은 서민층이 아니라 고연령층이다. 계급정치가 가능하다는 손낙구의 주장은 지지된다. 각 연령층 내에서 서민층은 부유층 보다 한나라당을 덜 지지한다. 민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 서민층이 아니라 중산층이라는 주장은 반만 옳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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