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사.
아시아경제 기사.

동아일보 기사에서 보듯 처음 보도에서는 KDI에서 "ILO 방식으로" 설문을 바꿨더니 잠재실업률이 21.2%에 달한다고 보고. 이에 통계청이 잠재실업률은 엉터리 개념이고, "ILO 방식으로" 조사하면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낮은 실업률이 맞다고 반박.

둘 다 ILO방식에 따른다니, 도대체 뭐가 ILO 표준?

결론부터 말하면 통계청의 실업률 설문방식이 ILO 방식에 부합한다. 기사에서 본 KDI의 설문 방식은 해당 연구원이 고안해 낸 것이지 ILO 표준 방식이 아니다.

그럼 왜 KDI에서는 "ILO방식"이라고 했을까?

그 이유는 미루어 짐작컨대 구직활동 기간 때문일 것이다. 통계청의 설문은 지난 1주일 간의 구직 활동 여부를 구직 활동의 기준으로 삼는데, KDI는 이 기간을 4주로 늘렸다.

하지만 구직 활동 기간을 4주로 하는게 옳은지 1주일로 하는게 옳은지에 대한 ILO 표준은 없다. ILO는 "reference period"라고만 하였지, 몇 주인지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 취업의 기준은 지난 1주일에 1시간 이상만 소득이 있는 노동 활동으로 ILO의 표준에 특정되어 있지만 구직활동 기간에 대한 특정은 없다. 따라서, 통계청에서 1주일을 구직 활동 기간으로 삼은 것이 ILO의 표준과 어긋나다고 얘기할 수 없다.

바뜨, 미국과 유럽의 통계는 ILO의 기준 실업 통계를 낼 때 구직 활동 기간을 지난 1주가 아닌 4주로 잡는다. ILO에서 4주로 하라고 지정해 준 것은 아니나, 유럽 연합에서는 그렇게 통계를 내자고 합의를 했다. 아마 KDI 연구원은 이 합의를 ILO 방식이라고 칭한 듯 하다.

KDI의 연구 결과를 볼 때 한국의 실업률은 다른 나라에서 적용하는 구직 활동 기간을 4주로 넓힌 ILO 방식을 따르면 약 1%포인트 정도는 높아질 듯 하다.

각 국가는 ILO 표준에 따르는 통계가 나타내지 못하는 고용의 문제점을 밝혀내기 위해서 다양한 다른 지표를 제공한다. 미국도 실업률 외에 U1 - U6의 지표를 제공한다. 이 중 U3는 ILO 표준 실업률이고, U5나 U6는 잠재실업률, 불완전고용을 포함한 실업률이다.

한국도 공식 통계에 대한 쓸데없는 불신감을 조장하거나, 현 방식이 국제 기구의 표준에 부합한다고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표준 실업률은 그대로 두고 노동 현실의 다른 측면을 반영하는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국제 비교를 위해서 구직 활동 기간을 4주로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고.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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