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왜 망했나?

기타 2011. 11. 14. 06:35
조선일보의 진단: 복지 때문에.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망한 이유는 복지 때문이라는 조선일보의 주장.

그럴까?

예전에도 한 번 소개한 그래프인데, 아래 그림은 공적/사적 지출을 합친 사회복지 비용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이 번 유럽 위기에서 벗어나 잘 나간다는 스웨덴의 복지 지출은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3국 보다 높다. 유럽 위기의 구세주로 주목받는 독일의 복지 지출도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3개국 보다 높다. 조선이 꼭 집어 지목한 스페인(아래 그래프에서 ESP)은 OECD 평균보다도 복지 지출이 낮다. 3개 국 중 복지 지출이 높은 편에 속하는 국가는 이탈리아 하나 뿐이다.

복지 지출이 3개국 보다 훨씬 높은 나라들이 경제 위기에 강했고, 3개국의 복지 지출 정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즉, 복지 지출의 정도는 3개국의 경제 위기와 무관하다.


그렇다면 3개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파쇼나 군부독재가 나라를 운영한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프랑코 독재와 이탈리아의 무숄리니 파시즘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리스도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군부가 쿠데타를 감행하고 근 10년간 그리스를 통치했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다른 위기 국가로 알려져 있는 포르투갈도 군부 독재의 역사가 있다.

다른 서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파시즘과 군부독재의 역사가 없다. 독일도 파시즘의 역사가 있지만 아래 포스팅에서 얘기했듯, 전후 55년간 우리가 아는 식의 자유시장 경제 우파가 입도 벙긋 못하게 정치를 한 결과, 독일은 파시즘의 폐해를 극복했다. 하지만 우파의 씨를 말리지 않은 이탈리아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객관적 데이타와 역사적 사실은 군부독재와 파시즘의 씨를 말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 나라 경제가 망할 수 있다는게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3국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다.




물론 이런 식의 분석은 쌩구라다. 경제위기가 복지 때문이라는 조선일보의 분석이나, 경제위기가 독재의 잔재라는 내가 위에서 한 분석이나, 분석이 아니라 선동, 곡학아세라 할 수 있다. 차이점은 조선은 명백한 왜곡, 나의 분석은 견강부회. 이런 식의 선동은 어디나 있지만, 이 선동을 정치인도 아니고, 블로그도 아닌, 1등 신문이 버젓이 하면 참 답답해진다.


ps. 참고로 조선의 부러움을 한껏사는 미국은 공적 지출이 낮아서 그렇지 사적 복지 지까지 합치면 핀란드보다도 복지 지출이 높다.

pps. 한국의 복지 지출은 멕시코, 터키, 칠레 수준. 남미의 경제 위기나 한국의 경제 위기는 모두 다 복지 지출이 낮아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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