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다들 읽어보았을 노력보다 재능이 중요하다는 기사: 뉴스페퍼민트 요약. NYT 기사. Psychological Science 논문


노력이 게임은 26%, 음악은 21%, 운동은 18%, 공부는 4%의 variance만 설명한다는, 달리 말해 선천적 재능이 74%-96%의 결과를 설명한다는 리뷰 페이퍼.


원래 이렇다고 믿고 있었기에 전혀 놀랍지는 않다. 


그럼 노력보다 재능이 중요하다는 결과의 의미가 뭘까?


나는 기회의 평등을 통한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프로젝트, 내지는 기회의 평등이 공정한 결과를 보장한다는 기획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도 결과는 평등하지 않다. 재능자체가 다르기 때문.


재능은 이중적 의미에서 우연의 산물이다. 첫째는 재능은 개인의 선택이나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 타고 나는, 삼신할매가 점지해주는 우연의 산물이다. 내가 어떤 부모의 어떤 유전자를 받아서 태어날지는 나의 의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남성우월주의적 용어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수업시간에 이를 sperm lotto라고 종종 칭한다.


둘째, 어떤 재능이 재능이라고 인정되는지는 시대적 우연의 산물이다. 메시가 잘나가지만 그 가 300년 전에 태어났으면 동네 건달에 불과했을 수 있다. 축구공 잘 차는게 당시 무슨 능력인가? 요즘 엔지니어가 잘 나가지만 수학적 능력이 우대받기 시작한 것도 얼마 안된다. 사농공상. 농부 보다도 밑이었다. 이건희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사회적 대우는 천민과 그리 다를 바 없지 않았던가.


이렇듯 개인의 운명은 재능을 포함하여 우연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 많은 연구들이 노력하는 능력도 유전된다고 보여준다. 심지어 행복감도 70-80%는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평등한 기회가 초래한 불평등한 결과는 공정하다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런 불평등한 사회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능력과 노력이 개인의 자유 의지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우연에 의해 상당 부분 좌우되는 것이라면, 결과적 평등 그 자체를, 기회의 평등이나 능력과 노력의 함수에 따른 조건부 목표가 아닌, 그 자체의 목표로 추구해야 하는 근거를 이 연구가 제공하고 있다. 상당한 수준(절대적 수준이 아니다!)의 결과적 평등은 개인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혜택이 불공정한 우연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공정한 기회와 혜택에 의해 결정되게 만드는 아마도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인류가 고문을 반문명적인 것으로 규정하듯, 동성혼을 받아들이듯, 사형제를 폐지해가듯, 1인1표의 권리를 당연시하듯, 빈곤을 퇴치해야할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하듯, 궁극적으로 상당한 경제적 평등을 당연시하는 도덕률의 변화를 통해서 경제 불평등의 부정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나는 믿는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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