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사


"... 2012년 ‘프랑스 최고 젊은 경제학자’상을 받는 등 프랑스에서는 소장 좌파 경제학자로 인정받았지만 영미 중심의 세계 경제학계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다. ..."


무명에 가깝다니, 뭔 소리를 하는건지. 영미 중심의 세계 경제학계에서 2003년 논문으로 불평등 추세에 대해 이미 판쓸이 했는데. 불평등에 대한 미국 학계의 논쟁은 2003년 피케티&새즈의 논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기자만 몰랐던 거지. 그것도 경제부 기자가. 


최근에 출간된 불평등에 대해 쓴 논문이나 책을 찾아봐라, 피케티&새즈의 2003년 논문을 인용하지 않은게 있는지. 영미권에서 불평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쓴 기사만 봐도 피케티 논문을 인용하지 않은게 드물 정도인데. 


Occupy Wall Street 운동에서 나온 "We're 99%"라는 구호도 순전히 피케티&새즈의 연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피케티 이전에는 불평등을 상위 1%, 상위 0.1% 이렇게 안따지고, 지니계수, 타일계수, VarLog 등으로 따졌다. 한국의 불평등 기사도 상당수가 지니계수의 의미를 설명한다. 


차라리 Burkhauser의 논문을 들어서 세전 소득이 아니라 세후, 정부 보조를 모두 포괄한 소비 수준으로 보면 불평등이 늘지 않았고, 중산층과 하층의 경제적 처지가 좋아졌기에 세전 소득을 기준으로 한 피케티의 주장이 별 의미가 없다고 소개를 하든지.Scott Winship 같은 미국 보수주의 논객은 여기에 주목한다. 


피케티가 이 번에 출간한 책으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소득"불평등이 아닌 "자산"불평등의 문제를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밀라노빅(불평등 연구하면서 이 양반 몰라도 간첩)피케티 책 리뷰 논문이 피케티 책의 영문판이 출간되기 이전에 한바탕 학계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거기서 밀라노빅은 매우 조심스러우면서도 이 책을 "경제학의 분기점"이 될만하다고 평했다. 


하여간 한국이나 미국이나 보수주의자들이 피케티 책의 내용이 아닌 이념, 평판, 국적 등 엉뚱한 걸 물고 들어지는건 매한가지. 심지어 피케티의 나이가 어리다고 투덜되는 보수주의자도 있고. 


피케티가 분석한 사회현상이 아니라, 피케티에 대한 사회 현상도 분석 대상이다. 

Posted by sovid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