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3-8. "잠든 규칙은 권력이 공격받을 때 선택적으로 호출된다."




몇 년 전에 올렸던 포스팅에서도 한 얘긴데, 한국만 특이하게 노조를 죽이기 위해서 잠 든 규칙을 사용하는게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도 한다. 회사에서만 이러는게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이렇게 한다.


조직에서 미운 놈 손볼 때 항상 쓰는 방식이다. 이 전 포스팅 날짜가 2009년인데, 이명박이 바로 이렇게 잠든 규칙으로 이 전 정권 인사들을 짤랐다.


설사 권력이 공격받지 않았고, 미운 놈이 아니더라도 조직을 보호하고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싶을 때에는, 혹은 누구라도 희생양을 만들고 싶을 때에는, 항상 이렇게 잠든 규칙을 호출한다. 조직사회학의 상식.


이렇게 되는 이유는 세세한 규칙이 다 나름 이유가 있지만 모든 세세한 규칙을 다지켜서는 오히려 일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에서 시행하는 "준법투쟁"이 업무방해가 되는 걸 보라. 준법을 하면 업무를 방해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세세한 규칙을 없애는게 답도 아니다. 그 규칙 각각은 맥락 속에서 효율성을 높이니까. 


구성원 사이에 공유된 목표와 신뢰가 있어야 "잠든 규칙의 선택적 호출"의 폐해를 줄일 수 있지 다른 방법이 없다. 각자도생을 도모하는 사회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ps. 잠든 규칙을 호출했던 또 다른 사례는 세월호 사건 후의 대응이다. 침몰의 실체적 원인을 찾기 보다는 누구라도 규칙에 어긋난 건 없는지 밝혀내는데 급급했던 건 아닌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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