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사. 통계청 보도 자료


국민 4명 중 1명이 최근 3년간 중위 소득 50% 이하의 빈곤을 경험한다고 한다. 통계청 보도 자료의 빈곤율은 세후 모든 복지 헤택을 감안한 후의 빈곤이다다른 국가의 최근 3년 빈곤경험률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25%라는 수치의 의미를 비교관점에서 파악하기 어렵다. 


내가 아는 가장 유사한 연구는 Mark Rank (Mark Rank의 2005년 책; Atlantic 기사). 그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25-60세의 prime working age 기간 중에 40% 정도가 빈곤을 경험함. 20세 이후 75세까지 한 해라고 빈곤을 경험하는 인구는 59%에 달한다. 흑인은 75세까지 91%가 적어도 한 해는 빈곤을 경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빈곤 경험은 짧은 기간에 그쳐서, 25-60세 동안 5년 이상 빈곤을 경험하는 인구는 12% 정도. 더더욱 중요한 것은 복지가 그지 같다는 미국도, 인구의 45% 정도가 60세까지 한 번 정도는 복지 혜택을 받는다. 


미국에서 일년 소득이 빈곤선 이하로 떨어지는 건, 일부 계층 만이 겪는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대다수의 인구가 살면서 한 번 정도는 겪은 보편적일 일이다. 따라서 이 때 도움을 주는 복지는 못사는 소수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다수를 위한 보편적 정책이라는 게, Mark Rank의 주장이다. 


사실 통계청 보도 자료의 25% 빈곤경험률이 아주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문제는 빈곤을 구제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초록색은 독일의 빈곤율, 청색은 한국, 빨간색은 OECD 평균임 (소스는 요기). 



보다시피 복지 혜택 이전의 pre-tax & pre-tansfer 빈곤율은 독일이 33%로 한국(17%)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하지만 복지 혜택 이후의 빈곤율은 독일은 8.7%로 무려 88%의 빈곤율 감소를 보여주지만, 한국은 모든 복지 혜택을 포함해도 빈곤율은 15.2%로 빈곤 감소률은 12%에 불과하다.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3년 평균 빈곤율은 16.3%로 위 그래프의 수치와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은 세후 복지 혜택을 감안하나 안하나 빈곤율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감소율 10%, 또는 1-2%p), 다른 OECD 국가들은 그 차이가 크다 (감소율 70% 이상).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없는 유일한 경제선진국, 대한민국이다. 




ps. Mark Rank는 사회학자지만 사회복지학과 교수다. 그가 속한 Washing U at Saint Louis (보통 Wash-U, 와슈라 칭함)에서 교수와 학생, 교수와 교수가 치고박고 생난리를 쳐서 대학에서 사회학과를 없애버렸기 때문. 많은 학자들이 학과 해체 후 뿔뿔이 흩어졌지만 Mark Rank는 다른 학교로 가지 않고 사회복지학과로 옮김. 요 쌈박질 스토리도 상당히 재미짐. 최근 Wash-U는 사회학과를 다시 만들기로 하고 교수 모집 중.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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