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기사: 모든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이렇게 하면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문제는 확실히 해소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상식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무너지고, 한국 기업은 망할 것.


도대체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는 경제학과 경제사회학의 오래된 질문이다.


왜 모든 노동자와 행위 주체가 파편화된 개인으로 자신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개별적 계약을 맺지 않고 (즉, 완전경쟁 상황에서 시장거래를 하지 않고), 기업이라는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 내에서 고용이라는 장기적 계약을 통해 경제 행위를 하는가 (즉, 기업이라는 테두리를 치고 경쟁을 제한하여 일종의 독점적 거래를 하는가). 그리고 왜 이 기업이라는 "조직"이 개별적 계약보다 더 효율적인가라는 질문이다.


Transaction cost theory, asset specificity 등 골치아픈 이론들이 이 질문과 관련된 논쟁에서 나왔다. 윌리엄슨이 이 분야에 대한 기여로 2009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상황과 경우에 따라 시장 거래를 하지 않고 경쟁을 제한하고 장기적 관계를 맺어 기업에서 내부적으로 처리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거다. 노동자를 단기 계약직으로 쓰지 않고 장기 고용 관계를 맺는 건 자본가가 착해서가 아니라 그게 여러 경우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


매경의 주장은 20세기에 골치 아프게 해온 지적 성과를 무시하는 주장이다.. 왜 쓸데없이 거대 기업을 만들고 사람을 고용하고 그러나. 매 순간 계약을 맺어서 일을 진행하지.


아마 한국 기업의 생산성과 활력을 단기간에 없애고, 경쟁력을 없애 기업을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  모든 노동자를 게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일게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정작 이지순 교수는 이런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계약직 처지를 개선하여 계약직을 늘리자는 주장은 하는 듯 하다.


1970년대 박정희 집권 당시 계약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던 시절이 있다. 계약직과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에도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계약직으로 고용해도 해고하는 적이 별로 없이 죽 고용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계약직의 고용 불안정이 없었다. 산업이 확장 발전하던 시절이라 기업에서 숙련노동자를 붙잡아 두기도 어려워했다.


타 국가의 사례를 봐도 복지가 잘되어 있어 계약직의 불안함이 없는 사회에서 계약직 노동자화가 무리 없이 작동한다. 모든 노동자의 고용조건의 계약직화는 모든 노동자의 생활조건의 정규직화 하에서만 가능하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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