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기고문


... 동성애는 경제 불평등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들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 언뜻 차별받고 억압받아 궁핍하게 살 것 같지만, 사회학계와 경제학계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보다 교육을 더 많이 받았고, 평균 가구소득이 더 높으며, 심지어 아이큐(IQ)도 더 높다. 미국 지역사회 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를 이용한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윌리엄스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성애자 부부는 1년 평균 가구소득이 1억 원인 데 비해 동성애자 커플은 이보다 10% 정도 많은 1억1000만 원을 번다. ... 미국 성인의 32%가 대학교육을 받은 데 비해 동성애자 중에서는 46%가 대학교육을 받았다. 


... 동성애자의 높은 소득은 그들 자신에게 한정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정부 노동통계국 자료를 이용한 월간 ‘애틀랜틱’ 분석에 따르면, 지역별 동성애자 비율과 시간당 평균임금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동성애자가 더 밀집해 있는 주의 평균임금이 밀집도가 낮은 주보다 높은 것이다. 이러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이유를 동성애자의 직접적인 기여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는 이르다. 오히려 다양성을 중시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문화가 창조적인 활동과 친화성을 보장하며, 그러한 창조적 활동이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왜 동성애자의 학력과 소득이 더 높을까. 가나자와 사토시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그들의 인지능력이 이성애자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큐가 높을수록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높다. 일상적이지 않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능력은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만큼 지적 능력이 높을수록 동성애자가 되는 경향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많은 학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동성애자만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그렇지 않은 동성애자는 커밍아웃을 꺼리기 때문일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통계학에서 이른바 선택편향이라 부르는 오류다. 


... 한국도 가까운 미래에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받는 가족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변화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지금으로선 알기 어렵다. ... 유럽에 비해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에서 동성애에 우호적인 여론이 이렇듯 빨리 형성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 지금까지 여러 사회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성애자의 능력은 이성애자와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높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이 마음껏 자기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 동성애자뿐 아니라 이성애자에게도 이득이 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문화 속에서 창의와 혁신이 이뤄지며, 그런 혁신이야말로 경제 발전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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