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사: 4차 산업혁명이란. 

한겨례신문 기사: 로봇 상사와 일하는 시대

한국일보 사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고용절벽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사물 인터넷, 인공 지능. 그리고 이들의 연결(hyperconnectivity)로 특징지워지는게 4차 산업혁명이고,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해 고용절벽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은 Brynjolffson & McAfee의 주장이었음. 한글로도 번역되어 있음. 두 사람의 저서 중 전자책용으로 출간했던 Race Against the Machine도 있음. The 2nd Machine Revolution과 Race Against the Machine 중 하나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함.  


책에도 써있듯이 이 번 산업혁명이 진정으로 혁명적인 이유는 이 새로운 기술이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general-purpose technology이기 때문. 증기기관의 발명(1차 산업혁명), 전기의 발명(2차 산업혁명)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는 것. 이러한 general purpose technology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꿈. 


여담으로 얘기하자면 전기의 발명 이전에는 증기로 생산된 power를 넓은 공간의 기계 곳곳으로 전달하기 힘들어서 공장은 주로 좁은 공간에 높은 층으로 건설했음. 요즘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넓은부지의 컨베이어벌트는 power의 수평적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전기의 발명 덕분. 공간 배치의 변화는 공장 조직의 변화도 수반함. 전기가 일상생활을 얼마나 바꾸었는지는 지금 당장 집안에 전기를 쓰지 않는 편의 사항이 몇 개나 있는지 따져보면 알 것임.  


새로운 산업혁명은 생산성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올 것임. 생산성 증가는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매우 윤택하게 할 것임. 걱정은 신문 기사에서 나오듯 그 와중에 기존 기술이 도태되고 기존 기술로 먹고 살던 많은 인구가 고통에 처하게 된다는 점. 기계파괴라는 18세기 러다이트 운동이 일 던 시절에도 도제제로 기술을 익혔던 당시의 숙련노동자들은 상당한 곤란을 겪었음. 산업혁명 이전의 숙련공들은 돈도 벌고 (도제 시스템에서) 아래것들도 부리면서 위세도 누렸는데, 산업혁명으로 이 두가지를 모두 잃음.  


4차 산업혁명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해, 주로 중간숙련기술의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전망. 적당히 공부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중산층이 사라진다는 것. 대신에 고학력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능력자들은 안정적 고수익을 올리게 됨. 그래서 나오는 대안들이 새로운 교육과 기본소득. 




그런데 이러한 전망과는 정반대의 얘기들도 나오고 있음. 산업혁명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던 20세기가 예외적 시절이었고 인류사회는 다시금 낮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정상" 상태로 복귀한다는 것. 


지난 주 뉴욕타임즈에서 폴 크루그만이 북리뷰를 한 리차드 고든의 논의가 대표적. 이 책은 아직 안읽어봤는데 아마도 그의 NBER 페이퍼의 확장판일 것으로 생각됨. 폴 크루그만은 고든의 장기적으로 낮은 성장률로의 복귀에 대해 "a definite maybe"라고 동의를 표함. 고든만 이런 소리를 한 것은 아님. 한국에도 가끔씩 오는 타일러 코웬도 비슷한 주장을 하였음. 


장하준 교수의 세탁기와 인터넷의 비교도 같은 류의 주장임. 산업혁명의 효과가 정보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컸고, 정보혁명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 


경제성장과 불평등의 관계를 논의하며 경제성장율이 낮을 때는 자산 불평등이 계속 커진다고 주장한 피케티도 미래의 경제발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고든과 같은 비관적 입장을 받아들이고 있음.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성과를 다 같이 따먹는게 아니라 제한된 결과물의 분배가 중요해짐. 세금, 공평한 분배 등이 가장 중요하게 됨. 




누가 맞을까?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알겠음. 사회과학자들도 여기에 대해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음. 미래에 대한 전망은 항상 틀리는 것이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혁명은 알 수 없는 것. 아주 장기적으로야 새로운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겠지만, 그게 현세대가 피부로 느낄 만큼 빠를지는 알 수 없는 것. 앞으로 몇 년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 


이런 면에서 더민주당에서 내놓은 "포용적 성장"이라는 개념은 미래를 대하는 두 가지 입장의 절충. 하지만 방점은 지속적 경제성장을 가정하는 쪽에 찍혀 있음. 정치집단이 미래에 대해 밟은 얘기를 해야지 어두운 얘기만 할 수는 없음. 또한 한국의 지난 15년간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성장을 도외시하는 건 잘못. 앞으로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지만, 지난 15년 간 한국의 성장률은 다른 선진국보다 견고한 편. 포용적 성장이 현재로써 낼 수 있는 최선의 개념이라 생각함.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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