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 사고에 대한 추모가 강남역 여성 살인 만큼 크지 않아서 불만인 분들도 있는가보다. 


내 생각으로는 이 번 사고는 "청년문제"가 아니라 "안전비용문제"다. 빈부 격차 문제도 아니고. 


안전을 위해 사람에게 들이는 비용, 안전을 위해 효율성을 낮아져서 발생하는 비용, 안전을 위해 불편이 야기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 등 안전을 위한 비용을 정상적으로 지불했다면 이 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우리 사회가 안전을 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결과 19세 꿈많은 청년의 삶이 무참히 짓밟히는 것이다. 이 대상은 19세 청년일수도, 40대 가장일수도 있다. 


그래서 대책으로 나오는게 박원순 시장이 얘기한 외주화 전면 중단. 


"한겨레 시론: 지하철 1-4호선만 죽어나가는 이유"가 그래도 문제를 제대로 짚은 듯 하다. 





누군가는 반드시 이 일을 해야 한다. 


가난해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야하기 때문에 안스러울 수는 있지만, 그건 그냥 감상일 뿐이다. 대통령이 비행기타고 화려하게 외교를 다녀도 더운데 고생한다고 안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두 감정이 그리 다른 것이 아니다. 


가난하고 못배워서 택하는, 일반적으로 낮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직업이라도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이 없다면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사회학에서 기능주의 계층론을 비판하는 Melvin Tumin의 첫번째 논점이다. 


선진국이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지만 위험이 따르는 작업을 그래도 덜 위험하게 만드는데 비용을 지불하는 사회다. 그래서 따르는 불편함은 모두가 감수한다. 그게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안철수의 트윗이 짜증나는 이유는 그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공정사회론도 제시하고 뭔가 대책을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인 문제가 닥치면 항상 헤맨다는 걸 다시 확인해서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문제를 제기해야 할 사람이 값싼 감상부터 떨고 있으니.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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