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포스팅한 "문재인의 평창 외교전 승리?"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느낀 외교 잘알못으로써의 감상을 말하자면, 보수가 확실히 무능해지긴 한 듯. 상황 주도는 말할 것도 없고, 평가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생각됨. 


예전의 남북대화는 남과 북의 대화였음. 


현재의 휴전협정이 북과 미국의 협정이라 평화체제로 넘어가기 위해서 미국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면 북한 편을 든다고 욕먹었음. 통미봉남이라는 북의 전략에 말려든다고. 


한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과 친해지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거나 (진보의 정책),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북한과 척을 지고 한국의 역할은 없어지는 (보수의 정책) 그런 양자택일. 그게 지금까지 내가 봐 온 대북정책이었음. 이 둘 중에 하나만 택하라면 안보 측면에서 차라리 후자가 낫다고 생각함.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이 두 가지 패턴을 따르지 않고 북미대화를 이끄는 중개자 역할을 하겠다고 대놓고 얘기하는데 이 입장 자체에 대한 비판은 나오지 않고 있음. 


지금까지 나타난 바로는 운전자론이라는게 방향을 제시하고 끌어가는 driver가 아니라 양자 간에 물건을 실어나르는 middleman 전략. 과거에 보수도 진보도 써본적이 없는 새로운 전략임.


한반도 평화유지가 목적인 한국의 전략적 입장은 미국 북한 모두와 다르다는 현실, 현재의 전쟁 위험 고조와 남북관계 경색은 남과 북의 문제라기 보다는 북미 간의 문제라는 판단에 바탕한 전략임. 


진보의 대북 접근에 큰 변화가 생긴 것. 그런데 이렇게 변화된 정책에 대해서 보수가 제대로된 평가를 내놓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패러다임을 가정하고 헛다리를 짚거나 아니면 걍 저주만 퍼붓고 있음. 어떻게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는지. 


결국 성공할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예전의 양자택일로 돌아갈지, 나로써는 쉽게 예측하지 못하겠으나 지금까지는 작동하고 있음. 문재인의 미들맨 전략을 일단 미국과 북한이 모두 수용해서 한국을 통해 서로 간의 입장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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