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임. 


상황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지만, 선거 결과가 나오면 한 판 정리가 됨. 이래서 선거는 자주 해야 함. 선거가 너무 많다고,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만들고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 하자는 의견은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선동이라고 생각함. 


이 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첫번째 의의는 누구나 생각하듯 한국에서 정당의 역학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정체성을 가진 전국 정당으로 앞으로 모든 변화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것. 삼당합당으로 시작된, 민정당 계열 정당이 중심축이 되고, 진보정당들이 이합집산하며 민정당 계열 정당에 대항하던 그 구조가 붕괴됨. 


앞으로 상당 기간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축을 잡고, 보수 계열 정당들이 이합집산하며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항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것. 


그래서 나는 이 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의는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이 1990년에 만들어 28년간 한국정치를 지배했던 "장기 90년" 삼당합당체제의 붕괴라고 생각함. 김경수가 김태호를 이긴 것은 친노/친문 세력이, 삼당합당했던 구 상도동 세력을 이긴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음. 무려 30년 가까이 한국 정치를 규정했던 지긋지긋한 체제가 붕괴된 것. 


1노3김이라는 87년 정치체제를 완성한 것이 90년 삼당합당. 2016년 탄핵을 완성한 것이 2018년 지방선거라는 것. 





두 번째는 그래도 보수의 희망은 민정당 계열의 정당, 자유한국당이라는 것. 김문수 2등, TK 사수의 의미는 작지 않음. 진보는 민주당을 버리고 살 수 없고, 보수는 민정당 계열 정당을 버리고 살 수 없음. 제3지대라는 안철수 노선은 3등 전문 노선임. 


심하게 얘기해서 헌법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놨음. 한국은 제도적으로 양당제가 메인이고, 다당제적 요소가 들어가 있음. 다당제적 요소가 있다고, 양당제를 대체할 수 있는게 아님. 


자유한국당을 뭔가 변화시켜야지, 자유한국당을 버리고 일어설 수 있는 보수는 없음. 





세 번째는 이 번 선거로 민주당의 대권주자들이 늘어났다는 것. 박원순, 이재명에 김경수를 더하였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이광재가 당선되었고, 이들이 대선주자로 급부상. 비록 둘 다 무너졌지만, 안희정은 올해 초까지 대선 주자였음. 안희정 덕분에 충남이 민주당에 계속 우호적인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들었음. 


실제 대권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대통령 양당제를 헌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정당에 대권주자가 있는가는 매우 중요. 


이에 반해 보수는 대선 주자들이 모두 타격을 입음. 





네 번째는 앞으로도 386 전성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 


이 전 선거에서는 젊은피 수혈로 30대 후반 내지는 40대 초반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음. 철새로 악명이 높다가 지금은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돌아온 김민석 원장이 국회에 처음 입성한게 32세 때. 임종석, 우상호, 이인영 등 주류 386이 정치의 전면에 나선 것이 30대 후반 40대 초반 때임. 그 이전 세대인 이철 전의원도 30대 후반에 국회에 입성. 


그런데 386 이후 세대는 그런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음. 지방선거가 새로운 인물을 띄우기에 좋은 선거는 아닌 이유도 있음. 하지만 새롭게 떠오른 별인 김경수도 386, 이재명도 학번으로는 386임. 야당의 대안으로 얘기되는 원희룡도 386. 이 번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떠오른 인물은 모두 386임. 


386 이후 세대로 주목을 받는 유일한 예외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박주민 의원 정도. 





다섯 번째는 이 번 선거가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라 아쉽. 


앞으로 2년 간 새로운 인물들을 많이 발굴하고, 좋은 정책을 펼쳐,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로운 체제을 강고히 하길 바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