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통, 가계소득 통계 과도한 해석


5월31일 문대통령의 최저임금의 긍정 효과가 90%라는 말은 실제 워딩을 찾아보니 아마도 고용근로자 간의 격차를 의미하는 듯한데, 청와대에서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 이상 알 길은 없음. 


그런데 가계동향조사로 고용근로자 간의 격차를 볼 수 있는지가 논란의 대상. 


한국일보, 조선일보 모두 통계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가계동향 조사는 가구 단위 조사라 개인별 소득을 볼 수 없다고 보도. 


하지만 이는 반만 맞는 말. 


가계동향조사는 일반공개 원자료에서 2009년 이후 가구주, 배우자, 기타가구원의 고용상태와 소득에 대해 질문하고 있음. 


가구주와 배우자를 제외한 가구원 중에 2인 이상의 가구원이 소득이 있는 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 구성원의 개인노동소득을 추정할 수 있음. 그런데 부부를 제외한 2인 이상 가구원이 노동 소득이 있는 가구는 내 기억으로는 전체 가구의 2% 미만임 (몇 년 전에 돌려봤던거라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음).  


2% 정도의 가구 중에서 가구주와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원의 노동소득이 제대로 추정되지 않는다는 것임. 기억할 것은 2% 가구 중에서 가구주와 배우자의 소득은 파악됨. 


설사 그렇더라도 일부 노동자가 통계에서 누락되는거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음. 하지만, 이들 가구원의 소득은 기타가구원으로 뭉뚱그려 파악된 소득을 균등 배분해서 추정하는 방법이 있음. 가계동향조사의 한계로 볼 때 이 정도 오차는 큰 오차라고 하기 어려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비공개 자료에서는 모든 가구원의 소득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됨. 


즉, 가구동향조사를 이용한 개인 노동 소득 추정이 충분히 가능함. 통계청에서 그렇게 활용하지 않고 있을 뿐. 


기가 막히는 것은 이런 논란이 될만한 추정 방법 외에는 자료가 아예 없다는 것. 






Ps. 


늘상 하는 말이지만 한국은 불평등 정도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음. 우리가 아는 지니계수는 가구단위 균등화 소득에 근거한 것. 개인 노동소득, 개인 기타소득의 격차를 알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서베이가 아예 없음. 이 서베이를 새로 론칭해야 한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 


일부에서는 세금 자료를 이용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세금 자료도 불완전함. 세금자료를 이용한 불평등 추정은 서베이조사보다 더 많은 가정에 근거해서 추정하는 것. 


패널조사 다들 좋아하는데, 소득불평등을 알려면 제대로된 cross-sectional survey부터 론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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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28 Seoul 홈페이지

프로그램 다운로드


25-27일 연세대에서 개최되는 세계사회학회 28번째 분과 사회계층과 불평등 학회. 


현장 등록비는 일반 $350, 학생 $225불. 한국 기준으로 매우 비싸지만 24일 밤의 리셉션과 26일 컨퍼런스 디너 포함 저녁 2회, 점심 3번, 커피와 콘티넨탈 아침 식사까지 제공하는 컨퍼런스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편. 식사 제공하는 해외 학회는 $600~$1000인게 현실. 


대학원에서 계층론 수업의 교재로 거의 모든 미국 학교에서 사용하는 "Social Stratification: Class, Race, and Gender in Sociological Perspectives"의 편저자인 Grusky 교수, 사회학 계층론의 유일한 법칙이라 칭해지는 Treiman Constant의 Donald Treiman, Mike Hout, Yu Xie 등의 스타 교수와 떠오르는 신진 학자들이 상당수 참여. 한국 사회학의 계층론 학자들도 대부분 참여. 


어제 받은 주최측 이메일에 따르면 등록을 하지 않아도 학회에 참석은 할 수 있다고 함. 단 식사 제공은 안된다고. 어떤 미국 학회는 입구에서 학회 뱃지 착용 여부를 검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Ps. 예전에는 학회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잠재적 외부평가자(external review letter writers)를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날려고 노력하며 긴장 모드를 유지했는데, 요즘은 걍 밤에 아는 사람들 만나서...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막스플랑크 연구소 논문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게 상식이었는데, 유럽 250여개 지역을 조사해보니, 2012년 현재 소득 증가가 출산율 증가가 정의 상관을 보이더라고.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1992년과 2012년에 소득과 출산율의 상관관계가 변화. 


연구진들은 그 이유로 여러가지를 드는데 가장 중요한게 정책적 변화. 세금 감면 혜택 같은 간접적 방식에서 자녀를 낳은 가정에게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직접 부여하는 방식으로의 전환. 


flexible work schedule이 늘어나는 등 워라밸이 가능한 근로 환경으로 변화도 크다고 연구진은 판단.  


즉, 여성이 출산 후 커리어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게되면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것.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북한. 


콜리어의 The Bottom Billion이라는 책을 보면 똑같이 못살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 둘러쌓인게 얼마나 경제발전에 나쁜지 나옴. 


콜리어의 책에 어느 나라가 못사는 10억에 들어가는지 나열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다른 책을 보면 북한도 여기에 들어감. 그런데 전세계 빈곤 국가 중에서 북한 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는 국가가 없음. 


북쪽으로는 우방이자 세계 경제 2위의 커다란 시장인 중국이 있음. 과거 같았으면 중국과 북한이 저임금 상품시장을 둘러싸고 경쟁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북한과 중국은 경쟁 대상이 아님. 동남아로 빠져나가던 중국 투자가 북한으로 갈 가능성이 있음. 


남쪽으로는 동족이자, 언어, 문화 등의 이질성이 낮고, 범정부 차원으로 북한에 투자하고 기술 이전 등 노하우를 전수할 의향이 있는 경제선진국 (GDP 규모 세계 12위) 남한이 있음. 


Land-locked country도 아니라서 설사 단기적으로 남한과 사이가 나빠지더라도 해상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 


세계 경제 1위의 미국은 이미 북이 핵을 포기하면 대규모 민간 투자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였음. 세계경제 3위인 일본과 북한이 수교를 맺으면 과거 한국-일본의 수교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식민 보상금을 지불하여 북한이 경제발전의 종자돈으로 삼을 가능성이 큼. 


관여도는 다른 나라보다 낮지만 러시아도 세계 11위 경제 대국임. 적어도 북한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없음. 


세계 경제 1,2,3위가 모두 북한 이슈에 매달리고 있고, 같은 민족이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핵을 포기하면 경제 원조를 제공할 의사가 분명함. 


후진국 중에 경제발전을 위하여 이보다 더 나은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나라는 없음.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예상됨. Catch-up 경제발전에 실패하기 어려운 조건임.  





통일의 대상인 남한이 있는 것이 후진국인 북한으로써는 체제에 대한 위협인데, 남북한 경제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이 오히려 북한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 아이러니. 


북한은 깡통 깡패 국가임. 어느 나라도 이런 나라와 통일하고 싶어하지 않아 함. 과거에 중국이 북한을 흡수할려고 한다는 식의 걱정들이 있었는데, 뭘 모르는 소리. 어느 나라가 2천5백만 빈민층을 받아들이고 싶어하겠음? 중국은 자국 내 지역불평등으로 이미 충분히 골치가 아픈 상황임. 


남북한 경제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통일이 되면 과거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됨. 이 때문에 남한도 북한과의 급진적 통일을 원치 않음. 북한 체제 안정이 남한의 이해와도 일치함. 젊은층이 통일을 원치 않아서 문제가 아니라, 극좌 극우 일부에서 너무 통일을 원할까봐 걱정.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앞으로 북한에서 대량 학살만 없으면 개발독재를 지원하는 꼴을 참고 봐줘야 할 수도. 





또 한가지 열불 터지는 장면은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부르짖던 북한의 군부 인사들이 자본가로 변신하는 것이 될 듯. 몰락한 동구 사회주의 국가가 자본주의로 이행할 때 사회주의에서 호의호식하던 엘리트들이 자산을 불하받고 자본가로 변신하였음. 


북한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음. 김씨 가문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하면 사회주의 엘리트가 자본주의 엘리트로 변신하는 social mobility의 linearity가 과거의 다른 사회주의 국가보다 더 심할 것. 


사회학에서 말하는 상대적 지위(relative rank)는 변하지 않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전체 인민의 절대적 경제 지위가 상승(absolute mobility)하는 효과가 있기에 용인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어쨌든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이런 짜증나는 미래가 어서 오기를 기원함.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한겨레 기사: 폼페이오, "북 비핵화 땐 한국만큼 번영토록 조력."


한국에서 보수가 가진 두가지 사상적 기둥 중 하나가 반북 이데올로기, 다른 하나가 박정희의 개발독재 신화. 촛불혁명으로 박정희 신화가 무너졌고, 최근 일련의 대북 외교로 첫번째 기둥도 무너지는 중. 


박근혜의 몰락으로 박정희 개인에 대한 신화는 무너졌지만,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을 하게되면 박정희 신화의 코어인 개발독재는 오히려 그 정당성을 더 확보하게 되는 아이러니. 


Catch-up economy인데 민주주의를 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룩한 케이스는 네델란드를 따라잡은 영국, 영국을 따라잡은 미국 등 제1세계 케이스 밖에 없음. 한국을 포함한 후발주자는 모두 개발독재을 통해 정치적 안정과 경제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이에 바탕해서 경제가 발전하였음. 





부시 주니어 시절에 (트로츠키주의자 출신) 네오콘들이 이라크를 침략할 때 내세웠던 논리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심으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그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체제 변혁의 도미노가 일어난다는 것. 


알다시피 이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고 외부로 부터의 제도이식, 민주주의의 외부 이식, 민주주의 제도 이식을 통한 자본주의 발전 등의 아젠다는 작동하지 않는걸로 결론남.  


네오콘의 실패를 보고 사회과학 전반에서 일었던 반성과 과제 중 하나가 제도(institution)가 어떻게 발생하고 안착되는지 우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기껏 한다는 소리가 뭔가 중요한 분기점이 있고, 이 분기점에서 지리적 조건과 제도적 친화성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 





네오콘이 실패한 후 체제 변혁 아젠다는 금기 사항이었는데, 북핵 문제의 해결방식으로 독재체제 용인 하의 경제발전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체제 변혁 아젠다가 이론적 논쟁 한 번 없이 제시되는 중. 


북한을 자본주의 체제에 안정적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준 김씨 일가의 세습체제를 상당기간 용인하는게 비용이 적게들고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길이라는게 지금까지 박정희(와 중국공산당 1당 독재)와 같은 개발독재가 주는 교훈.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과 여러 독재체제의 몰락이 보여주듯, 체제붕괴 후 상당 기간의 혼돈과 인명피해 없이 안정적으로 체제 이행한 케이스는 하나도 없음. 





보수 인사들이 신봉하는 근대화 이론에 따르면 경제발전은 민주주의의 충분조건은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필요조건. 김정은 독재 하의 경제발전은 개발독재를 옹호했던 분들의 이론적 승리와 더불어 정치적 패배를 안길 것. 반대로 박정희 개발독재를 비판하며 대북 유화책을 지지했던 분들에게는 이론적 패배와 정치적 승리를 안길 것. 


북미 회담 장소가 하필 또 다른 개발독재의 성공 사례인 리콴유의 싱가폴인 것도 재미있는 역사적 우연. 


어찌되었든 이러한 아이러니 속에서 박터지는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 어서 오기를... 





Ps. 동구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이행기 경제와 체제에 대한 사회학 논문이 쏟아져 나왔음. 북한 경제가 변화하면 한국은 Development 이슈 이후 다시 한 번 전세계 사회과학계의 주 연구 대상이 될 듯.  


북한에 센서스를 할 돈이 없어서 한국 통계청에서 돈을 대고 대신 센서스 자료를 받는 계획도 한 때 얘기되었는데, 이건 어찌되고 있는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