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인터뷰: 국민연금
김종인의 중앙일보 인터뷰.
뭐 다 동의.
미래 팔아서 현재의 복지를 막는 건 반복지세력의 오래된 논리. 2060년이면 앞으로 45년 뒤. 1970년의 시점에서 2015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듯, 현재의 관점에서 2060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는 것.
보수는 미래 팔아서 복지를 막고, 진보는 (특히 환경 문제 관련) 미래 팔아서 발전을 막는 논리를 피는 경우가 많음. 둘 다 잘못된 것.
인구문제 들먹이며 복지에 반대하는 논리도 황당한 것. 45년 전 1970년대에는 산아제한 정책을 폈음. 지금은? 앞으로 45년 뒤 어떤 인구문제를 맞닥뜨릴지는 지금 알기 어려움. 인구학자들의 장기 인구 예측은 지금까지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게 인구 예측임. 여기에 근거해서 현재의 복지를 막는 건 사기에 가까움.
문형표 장관은 복지 파괴, 전연병 대처 미흡 등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러움.
...
-하지만 연금이 고갈되는 사태가 정말로 닥친다면 문제 아닌가.
“(탁자를 치며) 그런 식으로 미래를 자꾸 팔아 먹지 말라, 이거다. 자꾸 미래 세대 운운하는데 정치인들이 이렇게 (현 세대는 뒷전이고) 미래 세대를 강조하는 나라를 여태껏 본 적이 없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대 간 도적질’ ‘세금 폭탄’이라는 표현을 썼다.
“상식을 벗어난 이야기다. 연금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나 할 소리다. 내가 노인 세대를 먹여 살렸기 때문에 나도 노인이 되면 후세대에게서 받을 권리를 갖게 되는 거다. 은퇴한 노인 세대가 일하는 젊은 세대에게 의지하는 게 도적질이라면 공적연금 같은 건 다 없애버려야 하질 않나.”
-그럼에도 후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작업은 필요하지 않나.
“지금 국민연금 보험료율(기여율·월급에서 보험료로 내는 돈의 비율)이 9%인데 그 수준으론 연금을 유지할 수 없다. 이를 꾸준히 높이는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기금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는 것도 고민이다. 2040년께엔 2000조원이 넘게 쌓인다. 이렇게 돈을 쌓아 놓고선 보험료 올리자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할 것이다.”
-국민연금으로 내는 돈과 받는 돈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보험료율은 15%까진 올라야 한다. 소득대체율(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을 연금액 비율)도 현재의 40%론 노후 생활이 안 된다. 지금은 최고 145만원밖에 못 받는다는데 이는 최저생계비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생계를 걱정하는 빈곤 노인이 50% 가까이나 되는데 정치권이 그들을 길바닥으로 내몰면 되겠나.”
-국민연금도 결국 받는 만큼 걷는 부과식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현재의 고령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금을 쌓아 놓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국민연금이 지금은 기금이 쌓여 적립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부과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걷는 보험료에서 연금을 지급하고도 돈이 남으니까 기금이 쌓이는 거다. 논란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부과식을 주축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도 1957년에 연금제도를 개편하면서 완전부과 방식으로 바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