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Higher Education 기사; Oh & Kim 논문.

 

미국에서 일단 대학에 진학하면 그 이후의 대학원 진학이나 노동시장의 성과는 부모의 영향력이 사라졌었음. 고졸이나 그 이하 학력에서는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소득도 높았으나, 대학 진학 이후에는 그렇지 않았음. 이 때문에 대학은 "위대한 평등의 촉진자 (The Great Equalizer)"라 불리었음. 

 

하지만 최근 대다수의 고졸자가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대학원 진학자도 증가하였음. 그렇다면 대학원 진학자들 중에서도 노동시장에서 부모의 영향은 제로인가? 유명한 Torche의 2011년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음. 대학원 졸업자들에게는 오히려 부모의 영향력이 나타남. 

 

미국만 그런게 아니라 유럽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견됨. 문제는 그 원인을 정확히 몰랐음. 그런데 최근 발표된 오병돈-김창환의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은 3가지 메카니즘에 의해서 완전히 설명됨.

 

(1) 하나는 대학원도 다 같은 대학원이 아니라는 것. 석사와 박사가 다르고, MBA나 의대 같은 프로페셔널 스쿨이 다름. 고소득층 자녀일수록 석사보다는 박사와 프로페셔널 스쿨에 많이 진학.  이를 수직적 계층화(Vertical stratification)로 명명. 

 

(2) 다른 하나는 전공 선택. 고소득층 자녀들은 학부에서는 인문학이나 순수자연과학 등 돈안되는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원에서는 공대, 의대, 경영 등 노동시장 보상이 높은 전공을 선택. 이를 수평적 계층화 (horizontal stratification)로 명명. 

 

이 때문에 학부 전공을 제대로 통제하면 대학졸업자 중에서도 노동시장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나타남. 과거에 대학 진학 후 부모의 영향력이 없어보였던 이유는 저소득층은 돈되는 전공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고소득층은 그러한 미래의 재정적 압박에서 자유로워서 인문학을 전공했기 때문 (미국에서 인문학은 고소득층 덕분에 유지 ㅠㅠ). 같은 전공자 내에서는 돈많은 부모를 둔 자녀의 소득이 여전히 높음.

 

(3) 마지막은 연령. 고소득층 자녀는 학위를 일찍 따는데, 저소득층 자녀는 알바 등을 뛰기 때문에 학위 취득에 시간이 더 걸림. 그래서 같은 연령이면 고소득층 자녀의 노동시장 경력이 저소득층 자녀를 앞섬. 이 마지막 기제는 이 전 연구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대학원 중에서 MBA는 오히려 부모 계층의 영향력이 없다는 것. 이는 많은 MBA 진학자들이 이미 회사에서 한 번 능력을 검증받아서 선택편향효과가 크게 때문일 것으로 보임. 

 

좀 아카데믹하게 얘기해서 사회학의 대표적 교육 불평등 이론인 "효과적으로 유지되는 불평등 (Efficiently maintained inequality - 교육의 질적 차별을 통한 불평등 지)"과 "최대한 유지되는 불평등 (Maximally maintained inequality - 교육의 양적 차별을 통한 불평등 유지)"가 대다수의 고졸자가 대학에 진학하게 되자 결국 나타난다는 것. 

 

결론적으로 대학이 평등의 촉진자인건 맞지만, "위대한" 촉진자인지는 의심스러움.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안타깝게도 대학원은 말할 필요도 없고, 대학 졸업자 중에서도 부모의 계층이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에 영향을 끼침. 자세한 건 현재 진행중인 다른 연구를 통해 얘기할 것.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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