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누리 교수 원글: 대한민국 새 100년, 새로운 교육으로

2. 최성수 교수 비판: 김누리 교수 칼럼에 부쳐: 독일 교육에 대한 오해

3. 김종영 교수 반박: 김누리 교수를 반대하는 이들에게

4. 최성수 교수 재반박: ‘교육개혁’ 논쟁 2라운드: 개혁은 구호가 아니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아마 누구나 알고 있는 지상 논쟁일 것. 사회학적으로 여러 생각할 점들이 있는 논의다. 

 

하나는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상인 방법론 논쟁. 저는 양적방법론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질적방법론에 근거한 연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읽어보면 훌륭한지 아닌지 감으로 알겠는데 정확히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양적 연구는 방법론적으로 자근자근 씹어줄 수도, 방법론적 엄격함과 문제 해결을 위한 창조적 명민함에 감탄하며 왜 그 방법론이 훌륭한지 입이 닳도록 칭찬할 수도 있는데, 질적 방법론에 근거한 연구는 뭔가 아닌거 같은데 뭘 지적해야 하는지 잘 모르거나, 뭔가 재미있고 감탄할만한 포인트가 많은데 왜 그 접근이 좋은지 꼭 집어서 말을 못한다. 그래서 질적 연구자들에게 가끔씩 연구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거다. 질적 논문 리뷰 요청도 다 거절한다. 리뷰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데 이 논쟁에서 연구 방법론 얘기가 왜 나오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증거 기반 정책 개발과 데이터에 대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데이터가 축적되고 evaluation research도 발전하면서 통계적 증거에 기반해서 정치하게 정책 개발을 하는 경향이 커졌다. 그런데 증거 기반 정책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가 교육이다. 한국은 빼고.

 

미국에서 행정자료를 이용해서 도시 전체 학생을 분석한 연구가 상당히 많다. 시애틀의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 학생의 성적에 끼친 영향 같은 연구 말이다. 모든 나라에서 공통으로 교육만큼 서베이 데이터도 많고 행정 데이터도 정확한 분야가 없다. 학생들 가정 환경, 성적, 고교 유형, 사는 곳, 진학 대학 등등. 이 보다 더 풍부할 수 없다. 한국도 전국 학력평가 등 엄청난 데이터가 모인다. 그런데 한국은 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그러니 분석도 안한다. 단순 기술통계만 발표하고 끝이다. 

 

수능이 내신보다 더 공정하니 내신이 저소득층에게 더 유리하니 말이 많고, 나라를 뒤흔드는 전국민적 이슈지만, 전국 대표성있는 데이터로 수능과 내신의 계층 효과를 실제로 따져본 논문은 찾아봤는데 단 한 편도 없다. 황당하지 않은가? 

 

 

 

 

또 다른 이슈는 다른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 블로그에서 다른 분이 댓글로 지적한 내용인데, 계속 되새기며 생각해보는 화두가 있다. 그 내용인 즉, <한국 사람들의 착각으로 머리 속에서 구현해 낸 실존하는 유토피아>다. 김누리 교수의 독일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다른 나라에 있는 어떤 정책이나 특징의 좋은 점을 생각할 때, 그와 연관된 단점이나 그 좋은 점이 생겨난 배경, 제도적 연관성을 생략하고, 한국인들의 머리 속에서 유토피아적 상을 그리는 것이다. 이렇게 그린 서구 선진국의 모습은 물론 사실이 아니다. 이렇게 실존하지만 사실은 실존하지 않는 유토피아가 한국인들의 행동양식이나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지향점이 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한국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낸 매우 긍정적 오류다. 

 

김누리 교수의 논의 방식은 그간 익숙했던 "실재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서구 선진국의 유토피아"로 독일 교육을 소개한 것이다. 뭔가를 소개했다는 측면에서는 새롭지만, 서구의 한 이미지를 한국에 소개하는 늘상 봐왔던 그 모습이다. 영국에서는 공원에 모여서 시위를 평화적으로 한다더라, 선진국에서는 차가 하나도 없어도 빨간 신호에 차가 멈추고 기다리더라, 스웨덴에서는 부자가 아무 불만없이 높은 세금을 내더라, 미국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피아노 바이올린도 배우면서 공부하더라, 파리에서는 똘레랑스가 쥑이더라 등등등. 

 

이에 반해 최성수 교수의 마지막 글은 제도 간의 상호의존성으로써 특정 제도를 이해해야 한다는 사회학 이론을 대변한다. How Institutions Evolve (한국어로는 "제도는 어떻게 진화하는가"로 번역)의 제도주의 이론을 적용하여 김누리, 김종영 교수의 독일식 대학 네트워크가 한국에 도입되기 어려운 점에 대해 한 줄 비판한다. 그 나라에서는 그 제도가 시행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이유는 다른 제도와의 연관성 때문이라는 것. 

 

 

 

 

우야튼 재미있는 논쟁이니 읽어들 보시라는.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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