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신희주, 김창환 (2020) 한국사회 가구소득 자산 불평등

 

전문 공개는 아니고 일부만 공개. 전문은 아마 dbpia에 나중에 공개될 것. 

 

이 블로그에서 몇 번 했던 얘기인데 논문으로 정리. 소득불평등 변화 추이와 시점에 대해서 대략 3가지 오해가 있음. 아래 그래프는 1990년 이후 가구불평등 지수의 변화. 

 

(1) 첫번째 오해는 불평등의 증가 시점. 위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IMF 경제 위기가 아님. 1990년대초부터 불평등은 증가하기 시작. 1992년부터 2009년까지 선형적으로 불평등이 증가하는데 IMF 로 인해 1998~1999년의 지표가 튀었던 것. 한국에서 불평등이 증가한 근본 이유가 경제위기의 충격이 아님. 그 전부터 시작하였음. 정확한 시점은 연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소득불평등 장기 추세를 연구한 거의 모든 논문이 IMF경제위기가 아닌 1990년대 초중반을 소득불평등 증가 시점으로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IMF가 소득불평등이 증가한 기점이라는 오해가 광범위함. 

 

(2) 위 그래프에는 안나오지만 1980년에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음. 1987~89년 노동자 대투쟁이 소득불평등을 낮춘 원인이 아님. 과거 경제기획원 통계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1976년 .391, 1980년 .389, 1985년 .345, 1993년 .310으로 줄어듦. 위 그래프에서 제시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지만 1980년대 전체에 걸쳐 소득불평등이 하락하였음. 

 

(3) 2010년대에 소득불평등이 꾸준히 줄었음. 가계동향조사로 보나 가금복으로 보나 차이가 없음. 전체 가구의 소득을 더 정확히 파악하는 가금복으로 보면 오히려 소득불평등의 감소 정도가 가계동향조사 기반 수치보다 더 가파름. 보수 정권이 집권하였던 10년동안 소득불평등이 증가하지 않았음.  논문에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가구소득이 아닌 개인소득으로 보면 21세기들어 소득불평등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좀 더 앞당겨지는 듯. 

 

 

 

 

최근들어서 소득불평등이 크게 감소했는데 사람들이 감소했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하위계층의 소득증가에 의해서 소득불평등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 소득최하층의 소득변화에 대해서 매우 둔감. 소득최하층의 소득이 증가한 이유는 하나는 복지의 확대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이들 계층의 노동소득 증가 때문이다. 

 

일반적 인식과 다른 소득불평등의 이러한 변화 추세는 가구소득 불평등 증감 원인에 대한 근본적 재성찰을 요구한다. 소득불평등 변화는 집권 정당의 변화와 무관.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게 뭔지 정확히 모른다. 왜 변하는지 잘 모른다는게 한국 사회 소득불평등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인을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의 부족. 개인노동소득을 알 수 있는 장기 데이터가 없고, 그나마 있는 가계동향조사 같은 데이터도 지역 변수도 없고, 구체적인 직업 변수도 없고, 세부 연구를 할래야 할 수가 없다. 빈깡통마냥 시끄럽기만 하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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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월비상 2020.09.12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그래프 모양새만 보면 IMF 이전에 시작된 추세가 IMF로 증폭되는 식에 가까워 보입니다. 사실 불평등 뿐만 아니라, IMF 탓을 많이 하는 출산율, 자살률, 비정규직 비율 모두 비슷한 개형이죠. 아쉽게도 이 사실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2. 타 고도성장국의 사례를 보면 한국은 대만과 함께 이례적으로 불평등을 타 선진국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죠. 실제로 90년대 초반 한국이 불평등 낮다고 '동아시아의 스칸디나비아(...)'라는 별명까지 있었을 정도니, 90년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이해가 갑니다. 그때 한국 생활수준이 현재 중국과 비슷한데, 지금 중국의 빈부격차는 그냥 말을 말죠.

    • 바이커 2020.09.12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도국 중에 한국이나 대만만큼 경제적으로 발전한 케이스가 없으니 쿠즈넷 커브(=경제발전과 불평등은 inverted U-curve)의 가설이 한국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중국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한국보다 불평등이 높은게 특별히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인구 사이즈와 불평등은 정의 상관관계니까요.

  2. 김신호 2020.09.12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지금은 퇴직한 통계청 김신호입니다. KBS 박대기 기자님이 페이스북에 링크해놔서 들어와 보니 교수님이시네요. 다양한 분야의 폭풍공감 심층분석 글들 즐감하겠습니다.

  3. 꼬마 2020.09.12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료들은 답을 알고 있을지 궁금하기는 하군요.

    • 바이커 2020.09.14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느나라나 불평등 증감의 원인은 데이터 한 두 개로 확실히 나타나지 않고 논쟁의 대상입니다. 한국은 논쟁 조차 잘 못하는거고요. 왜 관료가 알거라고 생각하시는지?

    • 꼬마 2020.09.15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심도 별로 없을 거고 알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를 쥐고 있는 유일한 집단이니 답을 아는 누군가 존재한다면 바로 관료들이겠죠.

    • 푸른 2020.09.16 2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예 통계를 내지 않거나 변수를 부실하게 두고 측정하거나 DB에 넣고 봉인해두는 경우도 있어서 '관료는 알겠지' 하는건 너무 낙관적인거 같네요ㅠㅜ

    • .. 2020.09.17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꼬마님은 이전부터 관료들도 엘리트라고 추켜세우는데 그들이 데이터분석을 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그럴 시간도 없구요.

  4. 다시다 2020.09.14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평등이 줄어들고 있다면 다행이네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른 선진국들은 오히려 불평등이 증가하지 않았나요?

  5. 푸른 2020.09.14 1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위계층의 소득이 증가해서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면, 하위계층 빼고 상위계층+중위계층에서의 소득격차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 바이커 2020.09.14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큰 변화 없습니다. https://sovidence.tistory.com/1063

    • 푸른 2020.09.16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난 포스팅에서 찾을 수 있었던 내용이네요;; 잘 찾아보지 않고 질문드려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소득불평등이 하위계층의 소득이 늘었음에도 아직 하위 20퍼는 빈곤한 상태고, 중위계층과 상위계층의 과거에 발생한 소득격차가 큰 변동없이 유지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면 될까요?

    • 바이커 2020.09.16 2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0년대에 하위계층의 소득이 늘어나긴 했지만 중위나 상층에 비해 소득이 오랫동안 정체되었습니다. 여전히 빈곤한 상태입니다.

      중위계층과 상위(10%언저리정도)계층의 격차는 가구균등화 소득 측면에서 1990년대 이후 더 크게 벌어진 적이 없습니다. 일부 등락이 있지만 대체로 안정되어 있습니다. 경제위기로 비슷하게 안좋아졌다가 비슷하게 같이 회복하죠.

    • 푸른 2020.09.18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 종종 2020.09.15 2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년대는 호황, 2010년대는 보수정권의 복지정책 때문이 아닐지요 ㅎㅎ

  7. 미역 2020.09.17 0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유익한 글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1. 그러면 (1)번 불평등의 원인이 90년부터 시작된 급격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 금융업/서비스업 비중 증가와 관련 있다고 보면 될까요?
    2. 또는 (2)번의 이유가 연공서열제와 전체 일자리 수 증가와 관련 있을까요? 80년대 전두환 정권부터 비정규직이 증가했다고 본 기억이 있는데, 90년대부터 불평등이 늘어난 이유가 미국처럼 성과급제 확산이랑 관련이 있을 수도 있나 해서요. 개인의 노동소득은 알 수 없지만, 기업별 장기 (회계장부 계정과목 '성과급''기본급'같은) 임금데이터가 있으면, 조사해볼 수 있지 않나해서요.
    3. 하위 20%와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만 만약에, 장기 물가 추세(CPI/PPP대신 금 가격이나 집값 대비 소득)를 감안한다면, 최상위를 제외하고는 우리 대부분은 가난해지고 있다(먹고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위 20%의 명목 가처분 소득은 증가했지만, 막상 오른 물가를 보면 '월세 살면서 김치 담궈먹기도 빠듯하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는지요. 이것은 지니계수에 어떻게 포함시킬 수 있을까요...

    • 바이커 2020.09.17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1은 잘 모르고, 2는 가능성이 높지 않고, 3은 확실히 아닙니다.

      2가 될려면 소득상층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어야 하는데, 한국의 불평등은 소득하층에서 벌어졌습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대다수의 생활수준은 더 높아졌습니다. 특정 항목 한 두 개의 변화와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더 가난해졌다고 하는 것은 타당한 방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주택 가격도 절대 가격이 올라서 신규 구입의 심리적 저항선이 높아진 것이지, 자산불평등이 급격히 상승한 것도 아닙니다.

  8. 미역 2020.09.18 0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2번은 80년대 불평등 완화는 78-79년 급격히 상승한 실업률이 안정되고, 고용률도 상승하면서 이루어진 효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90년대는 기업의 원가절감 전략에서 다수의 중상층부 관리자 체제->소수 관리자+다수의 하층부 직원체제로 전환해서 하층부가 두터워 진 것은 아닌 지. 역시 하층이 계속 같은 사람인지 모르니 알 수가 없네요. 혹은 자영업자 증가가 힌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c36a66bda8a6aa2fffe0bdc3ef48d419

    말씀하신대로 자산불평등은 크지 않네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순자산 계산에서는 대출금이 포함되는데, 가처분 소득에는 이자비용이 없더라구요. 이자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활비의 큰 부분인데 자산과 소득이 커져보이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세를 주면 주택이 없는 것처럼 계산하는 자산불평등 측정방법도 조금 이상해 보이네요 (전병유 국토지리학회지제51권 2호 2017).

    우리가 한국전쟁 이후 잘 살게 된 건 맞지만, 2010년대 이후로는 체감이 잘 되지 않더라구요. 아마도 소수 업종만이 이끈 성장이었어서 그런지, 또는 GDP 성장률이 달러 표시인데, 계속해서 늘어난 달러 유동성으로인한 착시효과인지, 실제 성장인지 불분명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