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말 아니고, 이 칼럼(Quit the millennial bashing – generationalism is bad science)에 나오는 말. 

 

"세대 아이디어는 실제로는, 조직, 제도, 사회전체를 괴롭히는 병리적 문제를 손쉽게 설명하는, 현대판 뱀기름(주, 예전에 미국에서 만병통치약으로 팔리던 가짜약)이다. the idea of generations is really a modern form of snake oil –an easy way to explain the ills that plague organisations, institutions and society as a whole."

 

이런 글 보면 얼마 전에 제가 세대론은 마케팅용 컨셉이고 MZ 세대 개념을 뒷받침하는 사회과학적 진실은 없다고 했던 비판은 매우 온건한 표현인듯.  

 

어쨌든 요즘 미국 학계에서 세대론 비판하는 논문 (요기, 요기, 요기), , 성명서들이 계속 나오는 중이다. 

 

세대(내지는 코호트) 효과가 엄밀한 방법론을 적용했을 때, 순효과가 거의 없다는건 인구학하는 분들은 대부분 알고 있던 내용이다. 수 많은 연구들이 세대 효과는 연령 효과의 착시거나, 시대 효과의 착시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줬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이름을 붙인 세대론이 마치 무슨 시대를 이해하는 직관인양 통용된다. 

 

기존 연구를 봤을 때, 단순 코호트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X세대, MZ세대와 같이 뭔가 질적 차이를 가진 집단으로써의 세대론이 정당화 될려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1) 연령효과와 시대효과로 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 

 

APC 방법론이라고, 방법론적으로 실체적으로 수 많은 논쟁이 되었다. 세대는 연령과 시대의 조합이기 때문에 연령과 시대 효과로 부터 독립적인 세대 효과를 identify하기 매우 어렵다. 어떤 APC 방법론이 가장 좋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연령과 시대 효과를 통제한 후에 독립적인 세대 효과를 산출해야 세대는 의미를 가진다. 

 

(2) 연속적 변화가 아니라, 단속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앞의 포인트는 APC 방법론 들어본 분들은 모두 알텐데, 두 번째 포인트는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다. 매 해 새로운 birth cohort가 탄생하는데, 각 birth cohort별로 연속적 변화가 일어나면, 10년 코호트로 나누었을 때 두 코호트 간에 차이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이 차이가 MZ 세대와 같은 컨셉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산업화 세대, 민주화 세대, X세대, MZ세대만 나누어도 4개 변수다. 그런데 이렇게 세대를 나누지 않고 birth year 연속 변수를 쓰면 변수가 1개다. 1개 변수보다 4개 변수의 설명력이 높아야, 세대 변수가 유의하다. 그렇지 않으면 세대를 어떻게 나누더라도 세대는 유의미해진다.

 

예를 들어 60년대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86세대가 아니라, 88 올림픽을 20대에 겪은 1959-68년 사이 출생 세대가 진짜 세대라고 하면 뭐라 할건가. 이 세대와 2002년 월드컵을 20대에 겪은 1973-82년 출생자 간에 진짜 세대 격차가 존재한다. 그 다음 세대는 평창 올림픽을 20대에 겪은 1989-1998년 사이 출생자다. 즉, 세대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개최 연도에 따라 결정된다. 86세대가 등장한 이유는 순전히 88 올림픽 때문이지 민주화 운동과 무관하다. 80년대에 대학 진학율이 30% 밖에 안되지만, 86세대가 하나의 세대가 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에서 갑자기 세대론이 뜨고 90년대 출생자는 전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평창올림픽의 효과다. 86세대, X세대, MZ세대 모두 일관된 기준이 없지만, 월드컵/올림픽 세대론을 적용하면 한 가지 기준으로 현재의 세대론이 모두 규정된다. 86세대 이전은 모두 하나의 세대다. 앞으로 태어난 세대도 모두 하나의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코로나의 충격이 커서, 코로나 시대에 일본에서 개최된 2021년 올림픽도 세대 형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와 달리 좀 더 세밀한 세대가 등장할 개연성이 높다. 평창 올림픽만 20대에 겪은 1989-1991년생, 평창과 도쿄를 모두 20대에 겪은 1992-98년생, 도쿄만 20대에 겪은 1999-2001년생으로 세대 등. 쓰다보니 이게 맞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우야튼, 코호트의 연속적 변화로써 시대상이 변화하면 어떻게 규정해도 세대론은 유의미하게 통계적으로 분석된다. 세대론이 실제 유의할려면 연속적 변화가 아니라 단속적 변화라는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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