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과 사회변동의 관계는 U-curve라는게 일반적인 생각 (Lenski). 불평등이 커지면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사회변동 가능성이 커지고, 불평등이 전혀 없어서 노력에 따른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불만이 커지고 사회변동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현재의 사회는 후자는 아니고 당근 전자의 문제가 화두.


내가 가지는 의문은 과연 이 주장이 맞느냐는 것. 현재의 불평등 수준은 미국의 경우 1920년대와 비슷함. 1920년대는 사회주의 운동이 활발하고 상당히 많은 폭동이 있었음. 대공황 이후, 루즈벨트의 급진적 개혁이 큰 호응을 얻었음.


한국의 경우 상당기간 고도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70년대 말의 경제위기와 야당탄압에 맞서 부마항쟁이 촉발되기도 하였음. 현재 한국의 불평등 수준과 사회적 불만도 이에 뒤지지 않음. 1980년대와 90년대에 불평등이 줄어들다가 경제위기 이후 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상승.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님. 미국은 Occupy Wall Street 운동이 있었고, 한국은 촛불시위가 있었음. 현재 한국의 불평등 수준과 민주주의의 유린 정도는 상당한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키는게 기존의 상식과 부합함. 하지만 현재 미국과 한국 모두 사회가 매우 안정되어 있음.


도대체 이 사회적 안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건지? 혁명, 폭동은 고사하고, 선거에서도 기존 질서의 변화를 가져오고자하는 열망이 그리 크지 않음.


한국에서는 야당의 무능에서 그 이유를 찾지만, 과연 그게 다인지? 혹, 불평등과 사회변동의 관계를 볼 때, 절대적 빈곤을 추가 변수로 고려해야 하는건 아닌지? 불평등이 커지고 상대적 빈곤, 박탈감이 커져도, 절대적 빈곤이 늘지 않는 한, 불평등이 사회불안과 변동으로 연결되지는 않는건 아닌지. 즉, 절대빈곤이 해결되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불평등의 수준은 훨씬 높은 것은 아닌지? 절대적 빈곤을 벗어난 전계층이 기존 질서의 타파를 두려워하고 체제옹호적으로 되는건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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