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코노미스트지에 국가의 문화가 재분배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소개되었다.

상식적인 얘기처럼 들리지만, 재분배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문화 때문인지 아니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른 제도 때문인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 기사는 하바드의 Luttmer와 Singhal의 연구(NBER Working Paper 14268)를 소개하고 있는데, 유럽 내에서의 이민자들이 가진 재분배에 대한 의견을 연구한 결과, 현재 살고 있는 국가와 상관없이 원래 태어나 살던 국가의 평균 재분배에 대한 문화와 이민자들의 재분배에 대한 태도가 정의 상관을 가진다는 거다.

결론 자체 보다는 모든 것이 endogeneous한 상황에서 문화의 효과만 추출해낸 스마트한 아이디어가 연구의 장점인데, 관심있는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고.

이들의 논문 중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더 관심이 가는 결과는 자영업자나 투자가의 분배에 대한 선호도는 다른 집단보다 떨어진다는 거다. 자영업자가 30%를 차지하고, 서울에 사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이득을 보는 상황은 재분배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즉, 소상인을 정책 대안 제시의 중심으로 놓는건 진보적 정책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거다.

(진보적 아젠다를 구현하면서도 전통적인 한나라당 영역을 침투하기 위한 민주당의 정책적 타겟은 노인층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지방분권과 균등발전으로 전통적인 보수 지역이던 충청도가 개혁 세력을 지지하듯, 복지 아젠다로 전통적인 보수세력이던 노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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