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에서 복지 문제를 세대 갈등 문제로 몰아가는데, 한국에서 복지에 돈을 많을 쓰지 않으면서 그래도 복지를 할려면, 노인들에게 복지를 몰아주는 수 밖에 없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은 한국이 이런 식의 복지로 간다는 의미라고 예측한 과거 포스팅 참조


나는 소득 대체율 50% 인상에 찬성. 민주당이 잘했다고 생각함. 


소득 대체율 50%는 가입 기간이 40년에 달할 때 그렇게 된다는 것. 현재의 장노년층은 연금 가입 기간이 짧아서 이 만큼의 연금을 받을 수 없음. 설사 군대 갔다오고 대학나와서 27세부터 일하기 시작한다고 해도 62세까지 한 번도 실업을 겪지 않고 일해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은 35년임. 40년 채우는게 장난 아님. 즉,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50%를 받지 못함. 


그리고 국민연금이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는 소득 대체율을 높게 줘야 연금이 연금으로 기능하게 됨. 한국같이 노인빈곤율 때문에 당장 사람이 죽어나가는 국가에서 연금을 현실성있게 주는게 잘못된 정책이 아님. 


노인세대는 연금 몇 푼 안내고 받아가기만 한다고 불만인 분들이 있는데, 노인세대 장년세대는 가족복지 틀에서 그 전 세대 노인을 봉양했던 세대임. 즉, 복지라는 국가 제도가 없던 시절에 가족의 의무 속에서 복지 비용을 사비로 지불했었음. 가족복지가 무너지고 제도로써의 복지가 확립되지 않은 과도기에 노년을 보내는 현노년층, 그 중에서도 적립된 자산이 없는 노년층은 아주 비참한 삶을 살고 있음. 


가족 돌봄이 일종의 복지 "제도"였던 시대에서 복지로 노인의 생계를 꾸리는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가족복지 시대에 부양자의 입장에 섰던 세대가 연금복지 시대의 피부양자로 더 많은 이득을 보는게 당연함. 노인에게 돌아가는 복지는 3세대의 세대 간 합의에 근거하는 것. 변화하는 세대 간 합의에 대한 이해 없이 젊은세대에게 부담을 넘긴다고 비판만 하면 곤란. 




그리고 미래 세대는 현 노인 세대보다 연금에 가입한 기간이 길어서 추후에 설사 소득대체율이 낮아져도 실제 매월 받는 금액은 높아지게 됨. 연금으로 삶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음. 


연금이 일정 시점에 고갈되는 것도 큰 문제일지는 의문임. 대부분의 국가가 연금을 적립해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근로세대의 불입금으로 현은퇴세대를 부양하고 있음. 즉, 적립된 연금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복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임. 대부분의 복지국가에서 자신이 낸 돈으로 자신의 연금을 적립하는 비중은 작음. 


2060년은 먼 미래의 일임. 미국에서도 복지를 망가뜨릴려는 모든 시도가 장기 전망을 가지고 짐짓 심각해 하는 것에 근거하고 있음. 미래 세대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복지 자체를 싫어해서임. 1970년과 현재 사이의 변화만큼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45년 뒤에는 아주 많은 것이 변해있을 것임. 로봇의 등장 등 생산성이 더 발전하면 노인 복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로 인하될 수도 있음.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불평등이 세대 간 불평등임. 누구나 나이를 먹기 때문에 불평등이 연령에 따라서 결정된다면 설사 공시적으로 매우 불평등한 사회일지라도 생애소득의 측면에서 매우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음. 




ps. 

- 한겨레신문: 공포와 괴담에 떠내려가는 ‘50% 국민연금’의 진실

- 한국일보: '폭탄 돌리기'된 국민연금 4가지 쟁점.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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