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눈에 띈 몇 가지 숫자들. 모두 2016년과 2017년에 언론에 보도된 숫자들임. 


1. 2천400원


17년 넘게 일한 버스기사가 횡령했다고 의심받은 금액. 회사는 2,400원 때문에 해고. 법원은 2심 재판에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



2. 5천200원


생활고로 잠기지 않은 차량 문을 열고 5,200원을 훔친 20대. 노숙 생활을 하는 등 일정한 주거지가 없어 구속



3. 5만원


찜질방에서 4만8천원과 미화 2달러를 훔친 절도 상습범. 징역 1년6개월 선고



4. 130억원 


진경준 검사가 넥슨 창립주로 부터 받은 공짜 주식으로 불린 재산. 뇌물도 아니고 정당한 경제 활동으로 얻은 이득. 무죄



5. 433억원


이재용과 삼성이 박근혜의 얘기를 듣고 미르재단 등과 정유라에게 지원한 금액. 구속할만한 사유가 아니라는게 조의연 판사의 판단. 



6. 3,000억원 (or 5,900억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함으로써 잃은 국민들의 연금 액수 추정액. 5,900억원이라는 추정도 있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지만 국가경제를 생각해서라고. 433억원의 지원액과는 무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게 영장 심사 법원의 판단. 



7. 1조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소액 주주들이 본 손해 추정액. 이들의 손해는 국가경제를 위해 당연히 치루어야할 희생? 



8. 3조원


참여연대가 추정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재용과 삼성가가 본 이득액. 국민연금 3천억 손실, 소액주주 1조원 손실로 이재용이 3조원의 이득을 보는 게임. 



9. 61억원, 16억원, 7조원. 


이재용이 이건희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61억원, 세금으로 낸 액수는 16억원, 현재 이재용의 재산은 7조원 ($6.2 Billion). 누가 이재용을 마이너스의 손이라 부르는가? 세후 45억원으로 7조원의 재산을 만드는 기적. 가히 마이더스의 손. 



아~ 대한민국. 




번외편: 400억원 vs 433억원


2000년에 이재용이 설립했던 e삼성, e삼성인터내셔널의 자본금이 400억원. 170억원이 넘는 적자만 내다가 실패로 끝남. 이재용이 박근혜의 말을 듣고 미르재단과 정유라 등에 지원한 금액이 433억원. 국민연금이 3천억 손실을 감수하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고 이재용은 3조원의 이득을 챙김. 정권에 밉보였으면 국민연금이 그렇게 했겠음? 


새로운 기업을 설립했던 400억원은 말아먹어, 결과적으로 멍청한 결정이었지만, 정권과의 선린우호관계를 위해 제공했던 433억원은 현명했던 결정인 듯.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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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u 2017.01.19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교수님의 블로그를 읽다보면
    1) 객관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2) 절망하게 된다 (.....) (교수님 잘못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두 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바이커 2017.01.19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쩝, 죄송합니다.

      저도 비관적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제가 쓰는 방법은,

      1.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즐긴다. 예를 들면 1병에 만원하는 Trappist 맥주(를 흉내낸 동네 맥주)를 마신다.

      2. 장기적 관점에서 역사를 생각한다. 1,2차 대전을 겪었지만 20세기가 19세기보다 없는 사람들에게 "많이" 좋은 시절입니다. http://voxeu.org/article/age-equality

      3. 빅뱅, 은하계, 다중우주 등등 우주에 대한 가벼운 책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본다. 이건희도 하찮게 생각되는 호연지기가 길러집니다.

      1과 3을 같이 하면 효과는 더 커집니다~ 잠도 잘 오고요~

  2. Binge drinking 2017.01.20 1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 열받네요. 대놓고 국민연금 동원하는거 보면 삼성이 얼마나 우리나라를 우습게 보는걸까요

  3. ㅇㅇ 2017.01.22 0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한 구절이 떠오르는군요.

    '법률은 거미줄과 같아서 힘없고 약한 사람들은 쉅게 걸려들지만 힘있는 사람들은 손쉅게 뚫고 지나간다.'

    씁쓸합니다.

  4. 오리 2017.01.22 06: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의 철저한 실증적 입장에 공감합니다.
    계량사회학?을 하시니까 결국 제 전공인 경제학과 공통분모가 많으시죠!
    경제학은 gloomy science입니다.
    이는 위기에서 카나리아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회과학 중 여왕?!으로서의
    철저한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끔 방문하는 블로그 쥔장 명패가 "지성의 비관주의, 의지의 낙관주의"라는....

    • 바이커 2017.01.22 1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꽤 낙관적인 편인데, 근거없는 낙관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문득문득 듭니다.

      아무리 실증적 근거가 쌓여도 안믿고 무시하면 그만이니까요. 실증적 근거가 음모론을 (상당 기간) 이길 수 없다면 너무 우울하거든요.

  5. ㅇㅇ 2017.01.30 2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성의 비관주의, 의지의 낙관주의... 촌철살인의 말이네요. 학창시절 팬이었던 그람시의 어구.

    저도 한없이 우울해지면 우주를 생각합니다. 이 모든 지구에서의 일이 실은 우주안에서는 에너지로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발버둥에 불구하잖아요.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처세술 같아요.

    • 바이커 2017.01.31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때로는 모든 것을 허무하게 생각하는게 지금과 같은 상황을 이기는데 도움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