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불평등

최저임금과 올해의 노벨경제학상

sovidence 2021. 10. 12. 01:30

이 번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Card & Krueger 논문은 사회학자인 저도 대학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이 논문을 가르친 후 2가지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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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류의 사고방식을 따라가지만, 그 틀에서 conventional wisdom을 항상 의심하라. conventional wisdom에 매몰되어서도 곤란하고, conventional wisdom을 의심하다가 음모론적 사고에 빠지는 것도 곤란하다. 

 

2. DID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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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니 폴 크루그만도 경제학의 conventional wisdom만 믿는 것의 위험성을 얘기했더라. 기초수업 하나듣고 conventional wisdom에 매몰되는게 우파의 문제라면, 좌파는 conventional wisdom에서 벗어나겠다고 음모론에 빠지는게 문제였다. 요즘보니 우파는 하나만 하는게 아니라 conventional wisdom 매몰과 음모론 둘 다 하는거 같긴 하지만. 

 

작년 8월 이코노미스트에서 최저임금 논쟁에 대해서 정리하는 기사를 낸 적도 있다. Card & Krueger 논문에서 부터 시작해서, 시애틀 최저임금 인상 논쟁, 그리고 수요독점 이슈까지. 

 

이 번 노벨경제학상을 계기로 한국에서 최저임금 논란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 한국 얘기도 나오는데, 한국은 21세기 들어 최저임금을 가장 많이 올린 국가 중 하나다. 아래 그래프가 얼마나 많이 올렸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고용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아래가 그 변화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최저임금이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나라가 아니다. 지난 20여년간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에도 고용률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났다. 경제학 기초교과서에 나오는 수요공급론에서 벗어나 좀 더 정치한 설명을 추구해야지, 최저임금 올리면 고용 줄어든다는 논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면 어쩌라는건지. 

 

지금까지의 그 많은 연구를 통해서 최저임금의 고용효과가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작다는게 증명되었는데, 왜 한국만 뭔가 다르게 나타날거라고 철석같이 믿는지 도대체가 모르겠다. 한국의 데이터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증거가 안되는데 말이다. 한국은 최저임금을 크게 올렸는데도 고용률은 오히려 증가하는 원인을 따지는 사례가 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