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대학원 진학 확률의 성별 격차

sovidence 2022. 3. 2. 16:30

김창환 (2022)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대학원 진학 확률의 성별 격차. 한국사회학. 

 

며칠 뒤에 논문이 kci나 dbpia에 올라오고나서 포스팅하는게 정도겠지만 (이제 나와서 위에 링크 삽입), 현시점에서 젠더 이슈가 구조적 문제인지 아닌지 판단하는데 눈꼽만큼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걍 지금 올립니다.    

 

 

 

아래 그림은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른 4년제 대졸자의 대학원 진학 확률 기대값이다. 대졸자직업경로이동조사(GOMS)를 이용해서 분석한거다. 지역 등 인구학적 변수, 출신 학부 학교의 위세, 전공, 출신 고교, 부모의 교육 수준, 직업도 모두 통제한 결과다. 

 

부모 소득 거의 전영역에 걸쳐서 남성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여성보다 높다. 그런데 성별격차가 부모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일정한게 아니고, 부모 소득이 낮을수록 격차가 크고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격차가 작다. 부모소득 상위 10% 이상에서는 성별 격차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된다. 소득 중위점을 기준으로 남성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여성보다 대략 20% 정도 높다. 

 

한국의 중상층 이하에서는 대학이 교육의 마지막 단계로 인식된다. 대학 교육까지는 자녀의 성별에 따른 가족투자의 격차가 없어졌을지 몰라도, 대학원 교육처럼 마지막 단계를 넘어선 추가적 교육에서는 여전히 가족 교육투자의 성별 격차가 존재한다. 가족 소득이 낮아서 자녀 모두를 지원하기 어려울수록 여전히 딸보다는 아들의 교육에 더 투자한다. 

 

이 연구에서는 대학원 진학만 봤지만, 대학에서도 딸보다 아들에게 더 투자한다고 의심할만한 기술통계가 있다. 부모의 소득 수준을 보면 평균적으로 여성 대졸자 부모의 소득 수준이 남성 대졸자보다 높다. 부모의 학력 수준도, 직업 위세도 여성이 더 높다. 딸이 있는 집안이 더 잘산다거나, 잘사는 집안만 딸을 낳는게 아니라면, 이런 경향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족의 자녀 교육 투자가 성별로 상이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졸업 후 소득이 높은 전공에서는 성별로 대학원 진학 확률에 차이가 없고, 평균 소득이 낮은 전공에서는 남성의 확률이 여성보다 높다. 남성은 학부에서 경제적 리턴이 작은 전공을 선택했을 경우 대학원 진학으로 노동시장 소구점을 높이는 경향이 여성보다 강하다. 이 경향이 동원 가능한 자원의 성별 격차에서 발생하는지, 성별 교육/노동시장 전략의 선호도 차이에서 발생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출신 학교별로는 상위 20권 대학은 성별 격차가 없는데, 그 이하에서는 남성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더 높다. 특히 상위 20위권이 아닌 서울소재 사립대 출신은 남성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여성보다 상당히 높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사회경제적 지위 중상층 이하의 자녀가 중위권 대학, 그 중에서도 비인기 전공을 선택해 진학했을 때, 성별 대학원 진학 확률의 격차가 크다. 

 

최상위나 차상위 대학에 진학하면 남녀 모두 동일한 대학원 진학 확률을 보이지만, 중위권 대학에서는 성별 격차가 있다는 발견의 함의는 (대학원을 학벌의 하나로 보면) 학벌성취에서 남성은 대학 진학과 대학원 진학 두 단계에서 기회를 가지는데 여성은 기회가 한 번 밖에 없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거다. 성별로 학벌성취 기회의 구조적 격차가 존재한다. 

 

 

 

당연히 기대하듯이 같은 대학, 같은 전공이라도 가족 사회경제적 배경 상층 자녀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하층보다 높다. 무려 2배가 넘는다. 부모의 소득, 교육, 직업 모두 그렇다. 가족배경 세 변수를 동시에 통제해도 각 변수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  

 

우선, 자산의 경우, 단순 상관을 보면 자산상층과 대학원 진학이 정의 관계를 보이는데, 부모의 소득, 교육, 직업을 통제하면 자산은 대학원 진학과 음의 상관으로 바뀐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자산 상층의 자녀는 대학원에 진학하기보다는 노동시장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취득하는 확률이 높다. 대학원 진학은 소득/교육 수준이 높지만 자산은 높지 않은 가정 출신이 많이 한다. 

 

교육은 부모 각각의 수준이 모두 중요한데, 딸의 대학원 진학 확률은 모친이 대학원 교육을 받았는지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어머니가 대학 학력자일 경우 자녀 모두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비슷하게 높아지는데, 어머니가 대학원 학력자일 경우 아들보다 딸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특히 더 높아진다. 

 

 

 

 

이 결과의 한 가지 함의는 남성과 여성의 출신 배경을 비교할 때,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대학원에서 괜찮은 일자리로 갈수록, 여성의 가족배경이 남성보다 좋을 확률이 높다는거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올라갈수록 여성 동료의 출신 집안 경제적 사정이 남성인 자기보다 나은 것으로 보일거다. 남자는 없는 집 출신으로 어렵게 노력해서 올라 왔는데, 동료인 여성은 집안 사정이 좋아서 편하게 살아온 것으로 보이는 그런 상황. 상대적 박탈감 느끼기 딱 좋다.

 

하지만 그 이유는 사회경제적 상층이 아니면 여전히 딸보다는 아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달리 말해 성별 기회의 구조적 격차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긍정적 선택편향을 가지게 된 결과 남성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 

 

 

 

 

 

 

Ps.

(1) 고등학교는 이공계인데 대학에서 인문계로 바꾼 사람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고교와 대학 모두에서 인문계를 선택했던 사람보다 높다. 출신대학과 학과를 모두 통제해도 인문사회계 학부 전공자 중 과학고/외고 출신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일반고 출신보다 높다. 

 

(2) 서울 다른 지역 출신보다 강남3구 출신자의 대학원 진학 확률이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소득, 자산, 부모교육, 부모직업)을 모두 통제해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다. 

 

(3) 출신 대학별로는 다른 모든 변수를 통제해도 "서연고 카포 서성한"로 표현되는 최상위 대학(진학률 28.4%)과 차상층 (그 다음 상위 20위권 대학은 16.3%)의 격차가 가장 크고, 차상층과 그 다음 랭크 대학(14.7%)의 격차는 그렇게 크지 않다. 

 

(4) 대졸 직후 가장 대학원을 많이 가는 전공은 공대를 제외한 순수 자연과학(26.7%)이다.

 

(5) 대졸 직후 가장 대학원을 안가는 전공은 사회과학(6.0%)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