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불평등

20대 가구주 자산 불평등 그렇게 안늘었다.

sovidence 2026. 6. 26. 18:11

KBS 기사: 20대 가구주 자산불평등이 폭증했다는 기사. 

 

2017-2025년 가금복 원자료를 분석했더니 소득 상하위 20%의 자산 격차가 무려 19배라는 기사. 꽤 화제가 되었던 기사다. 

 

이 기사를 처음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이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산은 소득보다 연간 변화 폭이 작다. 2020년에는 6배이던 격차가 5년 만에 19배로 증가한다고? 이런 일은 세상에 일어날 수가 없다. 한 해만 그렇게 나왔으면 그냥 데이터가 튀었나 보다라고 생각할텐데, 그래프를 보니 코로나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다.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가금복 원자료를 분석해봤다. 순자산액을 로그 전환 후 분산을 구하는 표준적인 방법을 따랐다. 그랬더니 <총자산-총부채>으로 계산한 순자산의 불평등이 20대 가구주 내에서 2017-2024년 사이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제가 분석한 데이터는 2025년이 포함이 안되어 있다). 적어도 순자산이 플러스인 집단에서는 KBS 기사와 약간 차이 나는 정도가 아니라 방향이 완전 정반대다. 20대 가구주의 자산불평등이 줄어든 정도도 아주 작지도 않다. 

 

그럼 도대체 KBS 분석 결과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 

 

여기에 조작이라도 비난해도 과하지 않을 몇 가지 통계적 요술을 부렸다. 우선,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19배는 자산 하위 20%와 자산 상위 20%의 격차가 아니다. 소득 하위 20%와 소득 상위 20%의 자산 격차다. 자산 격차를 알고 싶다면서 왜 분위는 소득으로 구하는지 의문이 든다.

 

20대 내에서 자산 하위 20%와 자산 상위 20%의 격차 변화(이게 자산불평등 변화를 보는 가장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통계다)를 통시적으로 보면, 자산 격차의 급격한 상승이라는 KBS 기사의 수치가 안나온다. 

 

그래서 KBS 숫자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하기 위해서 20대 가구주 가구의 소득 하위 20%와 상위 20%를 나눈 후 이들의 자산 격차 변화를 봤다. 그랬더니 증가하기는 하는데 KBS 기사에서 말하는 격차만큼 증가하지는 않는다. 

 

도대체 20대 가구주 가구 소득 상하위 20%를 어떻게 나눈건가? 20대 내부의 소득 분위를 나누는건 어려운건 아니지만, 통계패키지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살펴본게 국가데이터처에서 제공하는 전체 가구의 상하위 20% 분위를 사용했다. 그랬더니 KBS에서 제시한 2024년 수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런데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 상하위 20%를 나누면 20대 가구주는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가구의 수가 2024년에 15명에 불과하다. 어떤 해는 11명이다. 20대의 소득이 30-50대 보다 낮으니 당연한거다. 이 15명을 대상으로 계산해서 이렇게 강한 주장의 기사를 쓴다. 이게 통계 조작을 통한 선동이 아니면 무엇인가. 

 

기사에서는 20대 가구주는 500여명에 불과해서 숫자를 조심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써놨던데, 이건 자신들이 한 일을 알기에 그랬겠지. 500명은 아주 큰 표본 크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작은 것도 아니다. 500명 전체를 대상으로 자산불평등을 분석하면 숫자가 튀지 않는다. 튀는건 이 기사에서 쓴 이상한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뿐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건지. 

 

Ps. 2010년대 이후 20대 가구주의 특징 변화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이건 논문으로 써야하니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