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정당과 이념성향 일치도: 청년남성의 아노미
jtbc에서 20대 남녀 이념차가 한국에서 제일 크다는 FT 분석에 대한 기사를 냈다.
jtbc 기사에서 페미니즘의 확산 이후 청년층의 성별 지지정당 격차가 커졌고, 특히 청년 남성에서 보수정당 지지가 높아졌다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청년 남성의 보수 정당 지지가 높아진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게 좋을까? 얼마전 넥슨 집게손 논란에서 이대남이 도덕적 아노미를 겪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 때는 직관에 의해서 말했던 건데, 데이터를 분석하다보니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아래 그래프는 2004년 이후 지지 정당이 있는 사람 중 지지정당과 이념성향이 일치하는 비율이다. KGSS 한국종합사회조사를 분석한 것으로, 지지정당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고, 이념성향을 묻는 5점 척도 질문에서 중도를 제외한 진보와 보수로 묶어서, 지지하는 정당이 있다고 밝힌 사람 중에 지지정당과 이념성향이 일치하는 비율을 본 것이다.
보다시피 지지 정당과 이념성향의 일치도는 꾸준히 늘었다. 21세기 초반에는 50% 정도였는데, 2021년 조사에서는 65%에 이른다. 전반적인 학력 상승, 지역 기반 정당 대결에서 정책 대결로의 전환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성*연령 그룹별로 변화를 보면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 관찰된다.
아래 그림(B)는 18-34세 남녀, 35-59세 남녀의 지지 정당과 이념성향의 상대적 일치도를 본 것이다. 여기서 상대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룹별 일치도에서 전체 응답자의 일치도 변화를 뺀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A)에서 관찰된 지지정당-이념성향 일치도 상승이 모든 그룹에서 나타나면 그래프는 모든 수평(flat)의 직선을 보일 것이다.
그림(B)에서 보다시피, 모든 그룹이 0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대략 수평한 선을 보이는데, 유독 18-34세 청년 남성만 2021년 조사에서 지저 정당과 이념 성향의 상대적 일치도가 떨어진다. 이념적으로 진보라고 답하면서 지지정당은 보수인 청년 남성의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0년 이전에는 청년 여성보다 청년 남성의 이념-지지정당 일치율이 높았는데, 그 이후에는 반대의 현상이 보이기 시작해서, 청년 남성보다 청년 여성의 이념-지지정당 일치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더니, 2021년에는 청년 남성의 일치율이 갑자기 떨어져 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청년남성의 이념적 성향과 지지 정당이 일치하지 않는 아노미적 현상이 관찰된다는거다. 이게 2021년의 자료가 튀는 것인지, 이런 현상이 고착화되는 것인지, 이 분석으로는 알 수 없다. 2023년 KGSS 자료가 나오면 좀 더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Ps. 18-29가 아닌 18-34로 분석한 이유는 표본수를 늘려서 reliability를 높이기 위해서다. 18-29로 분석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