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중도보수라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
논란이 많고, 비판하는 분들도 많던데, 당연히 계산된 발언이겠지.
과거에 민주당이 중도보수, 중도우파라는 발언을 한 인사들의 수는 적지 않다. 색깔론에 대한 대응 차원, 중도 확장 전략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5월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리라. 그 의도를 제가 분석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한국에서 진보적 정책의 수용성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말하고자 한다.
몇 번 얘기했지만 (예를 들면 요기, 요기, 요기) 한국 국민의 정책적 선호는 상당히 보수화되어 왔다. 그 배경에는 계층인식의 상승이 있다. 경제가 안정되고, 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처지가 개선되니까 분배 정책에 대한 지지가 줄어든다.
아래 그래프는 예전에도 한 번 보여줬던 그래프에 2023년 자료를 업데하고, <상층*>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한 것이다. 자료소스는 KGSS 2003-2023 원자료다. 2021년에 비해서도 2023년에 자신이 계층이 상층이라는 인식이 증가하였다. 자신이 중간은 넘는다는 인식이 2003년 21%에서 2023년에는 47%로, 20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높아져, 연평균 1.3%포인트씩 증가했다.
10점 만점 척도에서 7점 이상을 확실한 상층(아래 그래프에서 <상층*>)으로 규정하면 (9나 10응답자는 극소수다), 2003년에는 7.7%였는데, 2023년에는 24.0%로 3배 증가하였다. 2023년 현재, 상층*의 응답 비중은 자신이 중간 (5점) 미만이라는 응답의 비중과 거의 다를 바 없다. 자신이 하층이라는 응답은 2003년에는 46%로 거의 절반에 달했는데, 이제는 27%로 줄었다.
이러한 계층 인식의 상승은 성연령을 불문한다. 집단에 따른 격차는 있지만 모든 집단에서 계층 인식이 높아졌다. 특히 중장년과 노년층의 계층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남녀를 분리하면 여성의 상승률이 더 높다.
청년 남성의 계층 인식도 높아졌지만, 다른 집단과 비교해서 상승률이 작다. 일부는 2003-05에 다른 집단에 비해 상층 인식이 높았던 것에 기인(즉, 기저효과)하지만, 다른 집단보다 상위 계층 인식의 상승률이 낮은 건 분명하다. 2003-05에는 모든 집단 중에 청년 남성에서 가장 상위 계층 인식률이 높았는데, 지금은 60+ 여성에 뒤이어 끝에서 두 번째다.
표1 . 상층 (6-10점) 계층 인식자 비율 (%)
18-39 남성 | 40-59 남성 | 60+ 남성 | 18-39 여성 | 40-59 여성 | 60+ 여성 | |
2003-05 (%) | 28.5 | 25.0 | 17.9 | 26.5 | 22.2 | 9.1 |
2021-23 (%) | 40.1 | 47.2 | 42.0 | 48.7 | 50.1 | 35.1 |
변화 (%p) | (11.6) | (22.2) | (24,1) | (22.2) | (27.9) | (26.0) |
계층 인식이 이렇게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정책이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 무상급식에서 시작해서 기초연금을 어느 정당이 더 많이 올리냐로 경쟁했던 시절은 당분간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
선거에서 다수파를 형성하고자하는 정당의 지도부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유권자를 염두에 둔 이미지 포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인 40-50대의 계층 인식이 다른 집단보다 더 높다는 것도 민주당이 급진적 변화보다는 안정을 강조할 계층적 이유가 된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개인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 실망스러울수는 있어도, 놀랄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 진보 정당의 파이가 줄어드는건 정치 공학이 다가 아니고, 유권자의 지형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스팔트 우파에 경도되어 극우화로 치닫는 정당이 대중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청년 남성은 다른 집단 대비 상대적 박탈감을 겪겠지만, 그렇다고 혁명적 변화를 지지할 정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