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불평등

통계로 장난치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불평등 편

sovidence 2019. 2. 22. 02:06

모든 언론에서 하위 20%의 가구소득이 급감하고, 상위 20%는 급증했다고 난리가 남.


예를 들면: 조선한겨레.


아래 그림은 한겨레 보도임. 소득하위 20%는 전년동기 대비 급락하고, 소득 상위 10%는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함. 


이 그래프만 보면 2018년에 뭔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음. 





그런데 2018년 가계동향조사는 표본구성이 바뀌고, 샘플수도 바뀌는 등 전년 동기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고 여러 사람이 여러 곳에서 얘기하였음.  


지난 번에도 얘기했지만, 가계동향조사는 생난리를 쳤던 그 조사임. 통계청장을 교체하는 등 그 난리를 쳤는데도 불구하고, 가계동향조사에서 어떤 결과는 믿고 어떤 결과는 의심해야 하는지 아무런 논의도 없이, 또 자극적인 통계 숫자를 뽑아서 생난리를 치고 있음. 금붕어 아이큐도 아니고, 참. 


일반적으로 선거보도를 경마식 보도라고 잔뜩 비판하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고용, 소득의 경마식 보도가 이어지고 있음. 


이전에 이우진 교수진이 분석했던 2018년 1/4분기 신규패널과 기존패널 아이디가 있는 자료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2017년과 2018년결과를 단순 비교하는 가계동향조사는 하나도 안믿음. 






4/4분기 원자료가 없어서 100% 자신있게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보기에 통계청 자료를 통해서 난리를 칠만한 뉴스가 없음. 


아래 그림은 통계청 보도자료를 이용해서 그린 상위 20%와 하위 20%의 2018년 가처분 소득 및 균등화 가처분 소득의 변화임. 


보다 시피 상위 20%나 하위 20%나 주목할 만한 변화가 없음. 1분기 대비 4분기에 하위 20%의 소득은 6천4백원 줄었고, 상위 20%의 소득은 43만원 줄었음. 


균등화 소득으로 보면 상위20%/하위20%의 균등화 5분위 배율이 5.94에서 5.47로 감소함. 고용과 소득의 절대액수는 계절변수에 상당한 영향을 받지만, 상대적 배율은 계절변수의 영향도 작음. 한겨레에서 보도하듯이 2017~18년에 소득5분위 배율이 4.61에서 5.47로 올라서 소득 불평등이 크게 악화되었다면, 2018년 초반대비 하반기에 소득주도성장의 분배 개선 효과가 대폭 나타난 것임? 





위의 한겨레 왼쪽 그래프에서 2018년 1분기에 하위 20% 소득이 지나치게 감소한 것은 실제 소득의 변화라기 보다는 데이타 문제일 가능성이 훨씬 큼. 그것도 2018년 데이터가 튀는게 아니라 2017년 데이터가 튀어서 이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함. 위 한겨레 그레프에서 2017년 4/4분기에 하위 20%의 소득이 갑자기 상승함. 2018년 4/4분기의 2017년 대비 하위20% 소득 급감은 현실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 걍 2017년에 튄 자료의 반영일 가능성이 제일 큼. 


2018년에 하위 20%의 소득은 거의 변화가 없음. 하위 20%의 균등화 가처분 소득이 1사분기에 82만9천8백원이었다가, 4사분기에 82만3천4백원으로 6천4백원 줄어든게 다임. 2사분기에 하위20%의 소득이 2만원 올랐던게 오히려 튀어 보임. 이 정도 변화는 그냥 표본오차의 범위에 있는 매우 정상적인 등락임. 


한 줄 요약하면, 2018년 가계동향조사를 2017과 비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2018년 전 기간 동안 큰 변화가 없음. 


그렇다고 소득 분포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아님. 모른다는 거지. 내년에 가금복 데이타가 나오기 전에는 소득분포 관련 2018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쉽게 얘기할 수 없음. 지금의 난리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함의를 뽑아낼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통계를 이용한 쇼를 벌이고 있을 뿐. 





Ps. 폐기하기로 했던 가계동향조사를 2017년 4사분기 결과를 보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가 나온다고 급하게 되살린 현 정권의 업보니, 현 정부가 누굴 원망하지는 못할 것. 그건 그렇고, 툭하면 팩트체크를 떠들지만 한국 언론의 통계를 이용한 팩트 체크 능력은 상당한 문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