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훅에 기고한 글.

http://hook.hani.co.kr/blog/archives/4604

한 줄 요약하자면, 전화여론조사가 틀린 이유는, 젊은층 누락, 거짓응답의 가능성보다는 집권여당에 스트레스 받는 국민이 만사제쳐놓고 꼭 투표하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

한 여론조사 전문가의 전언에 따르면 작은 거짓말이라도 거짓말의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거짓응답에서 이 번 조사오류의 원인을 찾는 것은 넌센스라고 함.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한겨레 신문에서 노대통령 서거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했다. 대략적인 내용이야 신문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여론조사의 세부결과를 보면 두 가지 주목해야할 내용이 있다.

하나는 호남의 반응이다. 노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정했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 호남은 81%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냐는 질문에 전체 국민의 56%가 그렇다고 했는데, 호남은 83%다. 노대통령 서거에 관련된 모든 질문에서 20대보다도, 화이트칼라보다, 386(40대)보다, 호남이 더 분노하고 애통해 하고 있다. 그런데 친노세력보고 호남과 척을 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과 "결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서프라이즈의 일부 글들은 머리가 없거나, 고급알바거나 둘 중 하나다. 생각해보라. 여권의 고급 알바에게 가장 큰 책무가 지금 무엇일지. 민주당과 친노세력, 호남과 진보세력을 분리시키는게 급선무다.

어차피 상층에서는 연대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김두관의 인터뷰, 조기숙의 고쳐쓴 반성문, 한명숙의 태도, 최장집의 글 등에서 보듯, 모든 분들이 야권, 진보세력 통합을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로 꼽는다. 이 흐름을 방해할 수단은 흥분한 지지자들의 염장을 지르는 수 밖에 없다. 아마, 분열을 조장하는 서프의 글 중에 새로 본 아이디가 꽤 있을거다. 상층연대의 시작은 49재가 끝나고 어떻게 노대통령의 유지를 이을지 논의하면서, DJ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릴 즈음에 될 것이다. 그 때까지 상층은 몰라도 인터넷 열성분자들의 분위기를 바꿔놓는게 알바의 지상목표다.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지점은 서울지역의 반응이다. 서울이 대구/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대통령의 고향인 부울경남보다 서울이 더 보수적이다.

검찰수사의 공정성 면에서 공정하다는 의견에 동의한 전체 국민은 24%다. 60세 이상은 33%, 경북은 34%다. 그런데 서울이 31%다. 참고로 호남은 11%, 충청은 15%에 불과하다. 이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전체 국민의 38%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서울은 44%가 동의하지 않았다. 대구경북이 50%, 부울경남이 41%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견은 서울이 20%로 대구경북(11%)보다 상당히 높다.

단지 노대통령, 명박정부에 대한 태도 뿐만이 아니다. 대기업의 방송 소유, 삼성의 경영권 불법승계, 개성공단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서울 주민이 대구경북 다음으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차이도 서울에서는 1%포인트 밖에 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는 거의 8%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경기지역의 반응은 서울과는 확실히 달랐다.

1천명 정도를 조사하는 여론조사에서 지역별  세부분석은 다소 무리가 있다. 서울의 보수화라는 결과가 이 번 조사의 특이사항인지, 일반화될 수 있는 내용인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몰랐던 내용인지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그 동안의 반응과 경제기반의 변화를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서울 내 권역별 자료가 없어서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서울의 이러한 변화를 보니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더 커보인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지율이 22%로 10%포인트 폭락하고, 민주당은 21%로 8%포인트가 올랐다. MB 지지율도 20%대 후반으로 폭락.

한나라당과 MB지지율 떨어지는건 이해한다고 해. 민주당이 한게 뭐가 있어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래도 민주당 소속이라는 사람들의 생각 밖에는 다른게 없다. 식물정당에서 팔팔하게 살아 숨쉬는 대안정당으로 살아나는거, 한 순간이다. 이러다가 다 죽겠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하기 시작한거다.

이 정국에서 선거구제 개편 같은 얕은 수로 노 전대통령의 유지를 이를려는 정치인은 별로 없을게다.

진보개혁세력은 <정치인들의 활동, 권모술수로써의 정치>와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결합해야만 산다. 지금은 서로 다른 세력으로 분리되어 별도의 활동을 하던 두 정치를 화학적으로 융합할 절호의 찬스다. 노 대통령이 온 몸 던져 제시한 메시지다.

호남 중심의 민주당 재건론은 전자만 있지 후자가 없어서 성공할 수 없고, 친노세력 중심의 정면돌파론은 후자만 있지 전자가 없어서 성공할 수 없다.

한국사회의 경제적 변화 때문에 호남 중심 재건론이 타 지역, 타 계층과 연대할 수 있는 진보적 의미를 가지기 보다는 지역이기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으며, 다수 대중의 물질적 욕망을 수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진보적 호남과의 결합없이 한국 사회의 진보적 아젠다를 실현할 수 있는 역사적 정치적 능력은 현재도 없고 상상 가능한 미래에도 없다.

지역 등권론이 <운동으로써의 정치>도 포괄할 수 있었던 힘은 지역불균등 발전을 치유하는 경제적 함의와 5.18로 상징되는 민주주의 운동을 완성하는 정치적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호남으로 대비되는 지역 불균등 발전 보다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강남 대 강북으로 대비되는 계급 갈등의 의미가 더 커진 상황, 5.18 기념식마져도 내부 갈등을 겪는 현 상황은 호남이 더 이상 <운동으로써의 정치>의 바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친노세력은 그 구성원의 활동에서도 그렇고, 정치적 성향에서도 계급갈등을 해결하려는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가지고 있으나, 그들의 막연한 열망을 실현할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없고, 정치활동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실현할 당선 가능한 정치인들도 없다.  친노세력이 그들의 순수 혈통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이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운동으로써의 정치>의 대의를 몇몇의 심리적 자족을 위해 내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다. 전형적인 운동권 소아병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얼마전에 조사한 것처럼, 호남은 진보적 호남과 이기적 호남으로 분열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호남은 그 어떤 표밭보다 진보적이다.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추동하는 세력이 진보적 호남과 결합할 때, 진보적 호남이 지역이기주의적 호남을 압도하고 한국 사회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어떤 정치도 실익과 명분을 분리해서 성공하지 못한다.

미국 공화당이 80년 이후 오랫동안 해먹을 수 있었던 것도 보수주의 운동과 정치를 결합했기 때문이고, 오바마가 성공한 것도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과 정치를 결합했기 때문이다. 루즈벨트가 새로운 미국, 새로운 세계의 역사를 쓴 정책을 펼친 것도, 미국 진보정치, 사회주의 운동의 아젠다와 지지를 그의 권모술수와 융합시켰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의 실패는, 그 역시 양자를 결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몸을 던져 마련한 마지막 승부수다. 지금 <정치인들의 활동, 권모술수로써의 정치>와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결합함으로써 이 유지를 이어받아야 한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