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경제사회학 2020. 3. 17. 15:16

이게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이전부터 제가 가지고 있는 a big research question인데 한국 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점.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도전에 직면해서 어쨌든 지금까지는 한국 모델이 가장 정상적 대응모델로 인정받고 있음. 이걸 이문덕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는데, 정치적으로는 이해가 감. 하지만, 그건 정치적 레토릭일 뿐.

 

여러 언론에서 보도했듯 상대적 성공의 이유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전문가 집단인 질본이 잘 준비되어 있었고, 민간기업에서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바로 검사키트를 개발하였기 때문. 공적 부문과 사적 부문의 유기적 연대가 있었던 것. 한국일보, 신천지, 태극기부대 같은 바보짓도 횡행하지만, 중요한 사회기능이 이 소란에도 불구하고 매우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대응한다는 것. 모든 것이 주먹구구식 대응이라는 일반적 인식과는 많이 차이가 남. 이 정도로 체계가 잡혀있는 국가는 많지 않음. 

 

코로나 사태에서 한국 모델이 각광받는 것은 한 현상일 뿐. 저는 BTS 봉준호 코로나 방역 등이 모두 지속적인 발전의 경향 속에서 우연한 기회에 몇 가지 지표가 튄 것으로 이해함.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난 50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가 한국. 한국 방문 때 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주장했던 바임. 이 얘기를 하면 당연히 듣게되는 반박이 헬조선론. 객관적인 수치는 그렇지 않다고 도대체 왜 한국은 지난 반세기동안 가장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헬조선이라고 여기는지, 이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질문함. 답은 아무도 제시 못함. 

 

그래서 들게되는 생각이 이렇게 객관적인 수치와 주관적 인식의 불일치가 오히려 발전의 원동력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 그런데 이런 설명은 자칫하면 문화적 설명론(cultural explanation)으로 빠지기 쉽상. 문화적 설명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비교방법론 연구에서 강하게 지지되는 경우가 별로 없음. 

 

결국 문화로 표현되는 현상까지 포괄해서 설명할 수 있는 제도나 구조에 대한 설명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게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발전동력에 대한 빅퀘션이라 대답이 어려움. 지난 50년 동안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사례가 한국 하나니. 

 

아래 그래프는 2000년과 2018년의 1인당 GDP (PPP) 비교 (그래프 원소스는 OECD). OECD 국가 중에서 구사회주의권은 빼고 그린 것. X축이 2000년의 GDP per capita고 Y축이 2018년 GDP. 모두 로그전환된 소득이기 때문에 트렌드 선에서 위에 있으면 평균 경제성장률이 높은 것이고 밑에 있으면 낮은 것. 

 

보다시피 한국과 아일랜드, 터키가 확실히 트렌드에서 윗쪽에 위치함. 이 중 아일랜드는 선진국 --> 선진국이고, 한국만 중진국 --> 선진국. 터키, 칠레도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중진국. 

아래 그래프는 2018년의 GDP(PPP) per capita와 1년 평균 성장률. 21세기에 평균 2% 이상 꾸준히 성장한 국가는 4개 국 밖에 없음. 작년 GDP per capita가 일본을 앞섰다니, 멀지 않은 미래에 프랑스, 영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음.  

현재 생각할 수 있는 바는 세 가지. 

 

하나는 민주주의. Acemoglu등이 주장하는 경제발전 원동력이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제도(institution)에 있다는 주장의 차용. 한국은 민주주의 덕분에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창의성에 바탕한 혁신 경제의 힘을 얻었다는 것. 민주주의가 만개하여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나오다보니 갈등이 많은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는 혁신 경제의 한 측면일 뿐. 그럼 여기서 반박은 왜 민주주의가 먼저 발전하고 오히려 더 심화되어 있는 유럽은 한국보다 덜 발전하는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민주주의가 베버가 효용이 발전을 저해하는 관료제를 설명하면서 도입한 개념인 iron cage가 되는건지? 

 

다른 하나는 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경제 조직 원리가 신자유주의로 변한 것. 각자 도생. 영어 능력을 강조하는 세계화. 대규모 유학. 이런 것들이 삶을 피곤하게는 만들지만, 발전국가 모델에 머물고 있던 한국 같은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회 조직 원리를 바꿔서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 1997년 아시안 경제 위기가 사회를 리셋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설명. 그럼 왜 경제위기를 경험한 남미의 다른 나라들은 위기를 기회로 살린 경우가 하나도 없는건지? 남미는 칠레만 여전히 신자유주의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 것인지? 

 

세 번째는 적절한 믹스 모델. 사회학의 embeddedness 이론의 확장판. 사업이 성공할려면 arms-length relations(경제적 계산에만 의존한 단기적 관계)와 embedded relations(밀접하고 지속적인 관계)가 적절히 섞이는 것이 둘 중 하나에만 경도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embeddedness 이론의 대략적 결론. 한국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민주화로 급속히 이양되면서, 국가주도 발전경제 모델과 개인의 자유방임모델이 적당히 섞여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 헬조선이라는 인식과 실제 경제발전 현상과의 괴리는 이 두 모델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이해. 그럴 듯 하게 들리지만, 여기서 "적당히"가 어느 정도인지 질적/양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이론적 설명으로써의 완성도가 떨어짐.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인지 설명할 수 있을지? 

 

또 뭐가 있나요?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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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명 2020.03.17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번에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 유럽의 낮은 성장이라 하셨는데, 서유럽은 1인당 GDP가 높기 때문에 성장률이 줄어드는 것 아닙니까? 한국도 경제 발전에 따라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지요. 2001년에 4.5% 성장했는데 2019년에는 2.0% 성장했습니다. 이것을 보정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 무명 2020.03.17 2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를 들면, 영국의 1인당 GDP가 한국과 같을 때의 영국의 경제 성장률을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 바이커 2020.03.17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정해도 결과 안바뀝니다. 한국의 2000년과 비슷한 소득 수준(2만불대 초반)에 이른 후 18년 동안 영불은 연평균 성장률이 2%내외로 떨어집니다. 한국은 3.4%에 달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몇 년만 더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성장률이 앞서면, PPP에서 이들 국가보다 앞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3. 아이누린 2020.03.17 2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문화적 관점에는 좀 뜨악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것밖에는 설명이 어려울 듯 싶습니다.
    지리적으로 이렇게 다이나믹한 계절 변동성을 가진 그래서 기민한 대응을 반드시 몸에 새겨야 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되구요.

  4. 누락발견 2020.03.18 0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쩌다가 링크 타고 들어와서 댓글까지 적는군요. 헬조선은 너무 많은 내용의 집합인데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작성자 분께서도 동일한 답변을 하시는군요. 특정 국가가 살기 좋다고 하는 것이 경제규모나 경제성장률 같은 수치적인 것 뿐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전 사회학쪽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지금 살고 있는 환경에서 겪은 생계적 불만들이 쌓이는 건 여러모로 같다고 봅니다. 미국에 살고 있다 해도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건 돈 없이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다던가 내가 지금 얻는 월급에서의 삶의 질이라던가 차별이나 정치적 문제로 불공평성 느끼고 그러면 비슷한 시각 가질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살면서 봐도 못사는 동네에서 경찰이 치한 안지켜주고, 유색인종이라 제도권 이외의 차별로 힘들어 하고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헬조선과 비슷한 개념의 생각을 안해볼까요? 반면 백인들은 유색인종한테 자기들 일자리 뺏기니 미국보다 못한 나라에서 온 것들이 우리들보다 돈 더 벌며서 다니니 하는 것도 없을까요? 레드넥들 보면 그런 인종들의 집합입니다. 저같은 건 말붙였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열받는 존재더군요.

    전 이 문제를 경제규모나 경제성장률 같은 개념으로 보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게 한국에서 좀 더 많이 강조되어 단어까지 나왔다는 거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 안해봤습니다. Only in america라는 것도 미국 살면서 들어봤고, 일본인들이 스스로를 잽스라면서 일본 비하하는 것도 이민자들 통해서 들어봤습니다. 누구나 자국 관련해서 안좋은 내용 있고 그게 공유되면서 공감하다 보면 만들어질 수 있는 단어라고 봅니다. 거기에 한국의 헬조선이 끼어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근데 한국에서는 혐오가 거의 일상화 될 정도의 무언가가 있는 것에 좀 더 집중하다보면 뭔가 있을까란 생각은 해봅니다. 전 취업만 했을 뿐이지만 이민하신 젊은 분들 보면 한국 이야기만 나오면 나오는 사회현상이나 사회 인식적인 부분에서의 증오와 혐오적인 것들이 꼭 있더군요. 근데 이건 경제랑은 전혀 상관도 없는 그런 부분들이라고 봅니다. 그런 거 없어도 경제는 돌아가고 성장할 수 있지만, 그런 특정 부분들에서 생긴 불합리, 부조리 뭐 그런 것들 때문에 더 이상 못살겠다 싶어서 이민까지 결정한 것일테니깐요. 전 이런 사회, 문화적 부분에서의 결점이 그 사회의 경제적인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고는 생각 되지 않는군요.

  5. 잉여 2020.03.18 0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헬조선 인식은 성장률이 너무 급속하게 추락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90년대, 00년대, 10년대의 성장률을 비교했을 때 상위중진국~선진국 사이에서 한국은 가장 급속하게 추락한 국가 중 하나가 아닐지요. 원래 낮았던 경우와는 달리, 원래 높았다가 떨어지면 그로 인한 기대조정이 너무 급속하게 이루어져야 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가 헬조선이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6. 이상근 2020.03.18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쓴자와 댓글단자가 동일인일 듯 한건 왜지...?

  7. Paulsk 2020.03.18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남자는 누구나 군대에 가야한다.한국의 발전기에는 최소한 2년 몇개월을..군대에서 끈기 인내 복종 충성등에 대하여 몸으로 체득하게 되고 여기에 오랜 유교적 사회(어쩌면 발상지인 중국보다 더)의 전통에 따라 자기가 속한 사회(가문 회사 국가등)에 대한 충성심이 더해져서 힘든 노동(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을 감내할 수 있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고 본다.이런면에서 향후 베트남의 발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매우 유사한 민족적인 성향을 가진 나라이다.단지 그동안의 사회주의 경제에서 탈피하여 경쟁력있는 노동력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일 수 있겠으나....

  8. Ccc 2020.03.18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본문의 세번째 가설에 가깝긴 한데, 민주화 이후(혹은 IMF 이후) 한국 사회는 기존의 "국가가 시민이 통제하는"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거기에 더해 역으로 "시민이 국가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얽혀있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일종의 거대한 국가-기업 형태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한데, 제가 아는 한 중진국으로 성장한 국가 중에 국가->시민 통제가 잘 이루어지는 곳은 많지만, 반대의 경우도 동시에 성립하는 곳은 한국 외에 딱히 없습니다. 이러헌 특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는 최근의 코로나에 대한 대처가 있겠지만, 소위 헬조선 담론 역시 통제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임을 인식한 자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국가-시민 간의 통제를 지표화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9. Baek 2020.03.18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교수님 말씀을 잘 이해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문화적 설명이 비교연구에 차용된지는 꽤 오래 되지 않았나요? 사회학은 잘 모르겠지만 경제학 논문은 많이 봤습니다. 링크걸어드린 세 번째, 네 번째 논문의 저자인 경제학자 Nathan Nunn의 경우 위에 어떤 분이 댓글에서 언급해주신 Joseph Henrich과도 교류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Robert Boyd처럼 수학 모형을 통해서 문화인류학 연구를 하는 인류학자들과도 많이 교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https://www.aeaweb.org/articles?id=10.1257/jep.20.2.23

    https://www.nber.org/papers/w16277

    https://scholar.harvard.edu/nunn/publications/distrust-and-political-turnover

    https://scholar.harvard.edu/nunn/publications/understanding-cultural-persistence-and-change

    링크 건 네 번째 논문의 19페이지를 보시면 world value survey 상에서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네요(일본이 제일 낮은 것으로 나온 것은 조금 의외네요.) 아이누린님께서는 계절변동성이 문화적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 내는 원인이 아닐까 추측해주셨는데 이 논문의 19쪽을 살펴보면 한국의 계절변동성은 전 세계에서 중간정도 되는 것 같고 한국은 계절변동성에 비해서 문화의 변동성이 유난히 큰 국가로 보이네요. GDP나 교육수준처럼 깔끔하게 비교할 만한 변수가 명확히 없다는 점이 비교연구를 어렵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구가 불가능하지는 않지 않을까요

    저는 바이커님께서 단순한 추측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신 "객관적인 수치와 주관적인 인식의 불일치"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게 중요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무 근거 없는 제 추측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의 제도나 문화에 대해 "피상적" 지식을 쌓아나갔던 것이 문화적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독일에 교환학생 갔던 어떤 친구는 독일 같은 선진국의 시민들은 절대 인종차별을 하는 법이 없으며, 만약 있다면 그건 가난한 동독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독일 교육시스템은 한국과 달리 입시경쟁에 시달리지 않으며 대학교육은 한국과 달리 토론식 교육이 이루어져 더 창의적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물론 더 자세히 알고 보면 그렇게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식으로 일본은 어떻다, 스웨덴은 어떻다, 미국은 어떻다 하는 착각을 함으로써 실제로는 '서구'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시민의식이나 제도를 모방함으로써 사실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만들어왔던 것은 아닐까 싶어요.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미국의 엘리트들이 유럽에 대해서 열등감을 느끼고 우리도 유럽에 뒤지지 않는 박물관이나 학교를 만들어보자고 했던 것처럼요.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은 책이라 정확한 사례를 적을 수는 없는데 Albert Hirschman의 Development Projects Observed라는 책에서 봤던 사례가 생각이 나요. 개발도상국에서 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공사례로 많이 인용되었던 프로젝트가 있어요(어떤 사례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급하게 이동하느라 책을 두고 왔습니다.). 댐 건설이 그 나라에서는 굉장히 성공적인 경제개발 효과를 가져왔는데 그게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적이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고 실제로 그 성공사례를 모방했던 모든 나라들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해요. 그리고 비용편익 분석을 해보면 당연히 시작하지 말았어야할 사업들이 그런 식으로 많이 시작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Hirschman은 hiding hand principle이라는 하나의 추측을 제시해요. 인간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에 자신이 마주하게 될 어려움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에게 그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창조적 능력 역시 과소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댐 건설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하고 프로젝트 댐 건설에 착수했던 사례들의 경우 비용을 과소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창조적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후에 발견하거나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편익을 발견했다고 하더라구요.

    각 나라들은 실제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던 것이지만 자기들은 남의 성공사례를 모방했을 뿐이라고 착각함으로써, 애초에 자신들이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예상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길을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설명은 현재 당장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만한 지침을 전혀 제공하지 못할 뿐더러 당장에 한국의 예외성을 설명하기도 굉장히 어렵겠습니다. 조금 더 설득력 있는 형태의 논문으로 쓸 수 있는지 가끔 고민해보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별개의 이야기를 하자면, 오늘날 국가별 경제발전의 수준이 1500AD의 기술발전 수준과 굉장히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한국이 2000년에서 2018년 사이에 원래 자리를 찾아간 것인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예외적으로 탈출한 것인지도 구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https://www.aeaweb.org/articles?id=10.1257/mac.2.3.65

    • 바이커 2020.03.18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구조적 요인에 집착하는 사람이라 편견이 좀 있습니다. 좀 더 오픈마인드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려주신 논문들도 잘 살펴보겠습니다.

  10. 대한민국국민 2020.03.18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다 빨갱이 천지구만...

  11. 걍댓글 2020.03.18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이 말하는 50년 발전속 일부도 태극기부대 그사람들이 한거임. 즉, 그런 와중에도 삽질하는 이 전체가 같이 이어진 결과란 것. 마치 좋은 것만 반대 어디서 이뤄낸 결과란 듯 결론 내고 푼건 본인이 어디 한쪽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것 아닌지 중국댓글부대 아니면 잘 생각해보시고 '너 자신을 알라' 소소한 명제부터 다시 성찰도 해봅시다. 많은 지식이 진리가 아닌 현상을 말하는데 원리처럼 착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12. 걍댓글 2020.03.18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천지 욕하는데 어느 시처럼 언제 그리 한번 열정으로 불타보기나 해봤나요? 신천지욕하다 콜센타 상황 등 놓치는게 당신 말하는 잘 준비된 질본이네요. 남탓하는거 돕든 조직말고 객관적 냉철히 일하는 전문가 조직이 되야 하겠습니다.

  13. 전교조 2020.03.18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대응 잘하는게 현정부가 잘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그 전 정권들이 이륙해놓은 인프라때문에 그런건가 생각해보길바람 어떤 학문적인 지식을 갖다붙여도 한국 코로나 사태는 현정부의 무능한 대처로 인해 퍼진것은 팩트임 뭐, 입국금지 했다고해도 언젠가는 퍼졌겠지만 이 정도까지 내수경제에 타격입지 않았겠지

    이 시국에 마스크퍼줘서 한국은 공산주의식 배급제하고있고 북한은 이유도없이 gdp 3배 오르고 한국 보유달러 죄다 중국에게 흘러가서 경제불투명에, 코로나 사망자 대부분이 병원에서 안받아줘 자택격리하다가 죽고 이 때다 싶어 한전 팔아먹고 공수처 설치하고 헌법 개정하고 말도안되는 국가예산편성 날치기 통과하고 60년동안 이륙해놓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있지

    아무리 권력을 잡았다지만 지들 맘대로 공산화시키면 나라지키려고 군생활했던 예비역 군인과 아직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음? 분명히 내전 일어날 것
    아, 어쩌다가 시리아 꼴이 났는지..

  14. 89292 2020.03.18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와드박혔나 댓글 신천지랑 꼴통들 천지네ㅋㅋㅋ

  15. 넓은생각 2020.03.18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어요.
    50년 발전의 역사속에 부모님 세대가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한것임에 틀림없고 또한 그 세대중에서는 아직도 그 시기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리고 많은 목소리를 낼수있는 자유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비판은 타당하지만 대부분 댓글은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죠.
    자신의 이익도 좋지만 타인과 함께 발전하며 이타심을 채우는것도 더 나은 인간으로의 방향 아닐까 생각합니다.

  16. 빌바오 2020.03.18 2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정독을 하고 있습니다.
    별 수상한 댓글로 마음이 상하지 마시고
    좋은 생각을 담은 글을 계속 올려주십시오.
    잘 읽고 잘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바이커 2020.03.19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하이텔 시절부터 키워질 해봐서, 저런 분들은 원래 그러려니 합니다.

    • ㅇㅇ 2020.03.19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댓글만 쭉 보던 와중인데 교수님께서 키워질이란 표현을 하시니 뭔가 색다르네요 ㅋㅋㅋ 조만간 본문 정독하겠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글 확인차 들른 거라..

  17. 나그래 2020.03.19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긴 뭔데 중증환자들이 드글드글한가??

  18. 나원참.. 2020.03.19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이 2020년입니다...2018년 이전의 그래프로 비교를 하는게 말이 되나요?ㅎㅎ 그리고 한국은 몇가지 부족해서 그렇지 세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나 경제는 선진국이라 합니다..당장 오바마,트럼프만해도 그랬고
    2019년 통계부터 보셔요ㅎㅎㅎㅎㅎ
    요 몇년사이 경제성장률, 잠재성장률 낙폭이 가장 크게 떨어진게 한국이고요.
    GDP갭은 7년째 마이너스 기록중이네요
    그냥 경기침체...그 와중에 끝없는 복지에 추경에, 비선실세로 빼돌린 세금, 연금등등등 어떻게 될지 몰라요 미래는....
    당장 빈곤층 살리겠다고 퍼주고 있는데 중간계층은 피터져나갑니다
    청년들이 왜 헬조선이라 얘기하고 다니는지,
    정부가 잘하고 있는건지는 알아보시고 본인 판단에 맡깁니다

    • 2020.03.22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대로 읽지 않고 전체 내용에서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 하나만 확인하고 내려와서 쭈루룩 반박글이라며 덧글 다시네요
      자세히 읽어보세요

    • ㅇㅇ 2020.03.22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본인이 찾으시던 2019년 그래프 여기있습니다.
      아쉽게도 본인 의견이 아닌 여기 글쓰신 분의 의견을 뒷받침하네요. 가서 확인해보세요.

      https://countryeconomy.com/gdp/south-korea

  19. 단추 2020.03.19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화두네요.

    여러가지 요인 중에 저는 우선 "교육"의 효과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통상적인 Human capital로서의 역할보다, 교육의 외부효과를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범죄율이 낮고 사회의 규범을 잘 따른다고 가정했을 때,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negative externality가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교육수준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을 선동하는 정권의 등장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덜 우경화되어있는 현상이 한 예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외부효과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평균치보다 "전체 분포"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Human Capital은 (상류층의 뛰어난 교육수준에 힙입어) 한국보다 뛰어나다고 생각되지만, 교육의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엄청납니다.

    왜 한국의 교육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가 하는 질문에는, 위에서 말씀하셨던 "신자유주의 경쟁체제"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0. ㅇㅇ 2020.03.22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경제,사회적 면 빼고 서두에 언급하신 코로나 문제는 한국도 딱히 성공은 아니지 않나요. 상대적 성공이라는 말은 할 수 있겠지만...

  21. ㅁㅁ 2020.03.27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헬조선 인식을 갖게된 건 고도성장이 끝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탓이 크다고 봅니다. 똑같이 열심히 해도 결실이 예전같지 않으니까요.

    특유의 근면성과 미국의 영향으로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내 살림살이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저 앞에 있고, 계층이동성은 열려있지만 예전같은 성공 신화는 상상하기 힘들죠.

    이 간극을 파고든 것이 통합이 아닌 분열의 정치이고, 높은 스마트폰 보급율과 SNS를 통한 집단간(금수저/흙수저, 남성/여성, 장년층/청년층, 유주택자/무주택자...) 혐오의 확대 재생산이 헬조선 인식 확산에 크게 기여했죠.

모두들 바이러스와 전염병에 대해서 어떻게 그리 잘 아는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숨죽이고 있는 중. 

 

원래는 다음 주 초에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에서 미국과 유럽의 불평등 전문가 20여명을 초청해서 3일간 워크숍을 할 예정이었음 (워크숍 프로그램은 요기). 워크숍 주최측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든 일정 취소. 미리 구매한 항공 티켓은 보상해준다고 함. 

 

저는 이 번 주가 봄방학이어서 이틀 정도 먼저 가서 이스라엘 관광을 할 생각이었으나, 당연히 모두 취소.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틀 예약한 호텔에서 다음과 같은 이스라엘 관광청의 신규 지침을 보내주며, 호텔 예약 취소할지 말지 알려달라고 연락옴. 

 

- 3월12일 8시 이후 이스라엘에 도착하는 모든 외국인들은 14일간 자가격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함. 그리고 이 자가격리 장소는 호텔이나 기타 공공장소가 될 수 없음. 프라이빗한 거주지여만 함.   

 

- 중국, 한국, 일본, 대만, 홍콩, 태국, 마카오, 이태리,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집트로 부터의 입국 금지. 

 

상황이 다르지만 한중일 대만, 홍콩, 마카오가 모두 입국 금지. 입국 금지인 14개국가는 말할 필요도 없고, 14일간 프라이빗한 거주지에서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는 해외방문객이 얼마나 됨? 3월12일자로 이스라엘은 사실상 모든 외국인 입국 금지. 후덜덜함. 

 

코로나바이러스의 파장이 어디까지 퍼질지 짐작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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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린아 2020.03.13 0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군가는 세계화의 종말이 이렇게 오는가! 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OTL;;;

    코로나바이러스의 양태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이고, 중국쪽에서 많은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어서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치료제와 백신은 언제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니 실물에서 이런 충격이 오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써도 백약이 무용하고 그저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는게 최선이라는데, 참 어렵네요.

    • 바이커 2020.03.13 0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세계화에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본, 상품, 인력의 교류를 넘어, 생산과정의 세계화가 되어 있는데, 이 고리를 끊고 국민국가 내부로 들어가는 선택을 하게 될지는 의심스럽습니다.

    • 기린아 2020.03.16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연히 완전히 국민국가 내부로 침잠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염병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리스크'가 되는게 아닌까 하고 생각합니다. 4~5년에 한번씩 대유행이 터지고, 그때마다 국경이 서로 닫히거나 닫히는 수준의 제어가 필요하게 된다면 비즈니스 하는 입장에서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죠...

    • 바이커 2020.03.17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혀 모르는 분야지만, 저는 이런 유행병이 4~5년에 한 번 터질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100년에 한 번이겠죠. 확률이 낮은 위험 때문에 이윤추구를 멈출 자본이 어디있겠습니까.

  2. 재떨이 2020.03.15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겠지만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제제는 개발될 듯 합니다. 바이러스 백신이나 약 안 만드는 것은 대체로 돈이 안 되기 때문인데 (다음 해에도 동일하게 유행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돈이 되니까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력을 보면 다음 해에도 감염자가 치솟을 듯 합니다.

    약이 개발되면 아마 스페인 독감이나 신종 플루 같이 넘어가지 싶습니다. 학회가 다 취소되서 아주 홀가분하고 기분 좋습니다 ㅎ

    • 바이커 2020.03.16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 저도 학회 모두 취소되어서 아쉬워하기보다는 맘편해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봄방학이라고 이스라엘에 일찍 갔으면 지금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3. ㅇㅇ 2020.03.22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기린아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번 사태가 끝나고 나면 물적 교류는 몰라도 인적 교류는 물적 교류에 연계되는 부분에 대해서나 환영받는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심지어 물적 교류의 문제도 단순 제조업으로 치부되던 것들 (주사기, 마스크, 기초 의료장구를 넘어서 심지어 휴지까지도) 따위가 국가기간산업으로 여겨지는 걸 보면 장담 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저기 인터넷에서 글 쓰시는 분들 중에서도 특히 상대적으로 서구 1세계 사회에서 성공하신 분들이 결국 세계주의(?)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시지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국경의 소중함, 국가 자체의 능력이 중시되고 국제기구는 무력함의 상징으로 전락되는게 보이지 않습니까. WHO는 물론이고 EU나 유엔마저도 아무런 권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요. 유럽 연합은 소속 국가간의 연대감이 매우 적었다는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평소에 지긋하게 보여온 도덕적 우월감 비웃음으로 돌아가는 듯 하고요.

    당연히 아시아에도 없이 오래 전에 관짝에 들어간 아시아 공동체 구상 같은 것이 못을 두드리는 정도가 아니라 콘크리토로 봉토하는 수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때 유행했던 서울과 뉴욕, 파리가 생활권이다 따위의 얘기는 그냥 좀 바보들의 헛소리로 전락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건 민족주의도 아니라고 봅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교민은 몰라도 이미 국적을 포기한 한국계들을 받아들이자고 하면 결사 반대할 것이 확실해보입니다.

22일 통계청에서 전국의 모든 일자리 자료를 총취합하여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을 발표. 전수조사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지 않은 신뢰도 높은 자료.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대부분의 언론에서 보도. 

 

핵심 결론은 2017년 대비 2018년에 임금 노동자의 소득은 증가하고 불평등은 감소. 담당 과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저소득층이 줄고 중산층이 늘었다고 코멘트. 그렇게 비판받던 최저임금 인상이 불평등 감소에 기여했다는 언급을 보고있자니 격세지감마저 느껴짐. 

 

통계청 보도자료를 읽어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매우 많음. 

 

1.

 

우선 대부분의 언론에서 보도되었듯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비율이 감소하고, 중산층 비율이 증가. 

 

경향신문은 이런 핵심 결론과 정반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기사를 써서 황당. 불평등은 절대액이 아닌 상대적 비율로 봐야함. 대기업은 전년 대비 평균 소득이 2.6%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3.7% 증가했기 때문에 기업규모별 격차는 다소나마 줄어든 것. 

 

성별 소득 격차도 마찬가지. 여러 언론에서 보도했듯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남성의 증가율(2.7%)에 비해 여성의 증가율(5.5%)이 두 배에 달함. 성별 격차도 줄어든 것. 

 

소득이 낮은 20대와 60대의 소득의 다른 연령대보다 더 빨리 상승하여 연령대별 소득 격차의 비율도 감소. 불평등과 관련된 모두 지표가 개선됨.

 

2. 

 

연령대별 평균 소득은 40대(365만원)가 가장 높음. 그 다음이 50대(341만원)임. 중위 소득으로 따지면 30대(286만원)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40대(279만원). 50대는 세번째임 (220만원). 50대인 86세대가 경제권을 장악하여 불평등이 커진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많이 먼 통계임. 

 

다만 대기업에 아직 살아남은 50대의 평균소득은 40대나 30대보다 높음. 86세대의 경제권 장악은 대기업에 살아남은 50대의 생존자편향을 전체 인구현상으로 잘못 투사한 것. 그나마도 대기업 종사자의 중위소득은 40대가 50대보다 높음. 

 

이는 한편으로 50대 임노동자 내부의 불평등이 다른 세대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함. 

 

3. 

 

이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의 논조가 각양각색인 것도 흥미로움. 

 

조선일보는 정부를 비판할 내용이 별로 없어서인지 매우 드라이하게 사실을 보도. 이에 반해 한겨레는 최저임금 효과로 월급 10만원 상승했다고 기사 제목을 뽑음. 말도 안되는 제목임. 저소득층 감소를 최저임금과 연계시킬수는 있으나, 평균 임금의 상승은 최저임금의 영향으로 보기 어려움. 경향신문은 분석의 핵심 결론과 벗어난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고. 

 

동아일보는 성별 소득격차가 경력단절로 벌어져 50대의 격차가 196만원으로 가장 크다고 보도. 연령에 따른 성별 소득격차 전체를 경력단절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를 요함. 연령대별로 성별 학력 수준 격차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50대에서는 남성의 교육 수준이 여성보다 확실히 높음. 

 

예전에 발표하지 않던 자료를 제공하니 기자들이 이 자료로 어떤 기사를 써야하는지 헷갈려하는 듯. 같은 통계로 이렇게 다양한 기사가 나오는건 처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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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 2020.01.23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통계만 보고 기사는 안찾아봤는데 기사들의 다양성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평소에 기사들도 챙겨봐야겠네요ㅎㅎ

    • 푸른 2020.01.25 0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련 기사를 읽다보니 반대되는 의견들이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일련의 통계조사가 보여주는 고용률 증가, 소득분배 개선이 정부의 공공일자리 공급과 노년층 대상 단기일자리 공급으로 인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기사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지적이 타당한 비판인가요? 아니면 어떤 사항을 놓치고 있는건가요?

    • 바이커 2020.01.25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상당 부분은 그렇죠. 그런데 이게 왜 평가절하될 대상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비판의 가정은 경기가 정치의 결과라는건데,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가정과 많이 어긋납니다. 우파 인사들 중에 시장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그렇게 노래부르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악화와 재분배 악화가 실현되지 않았으면 왜 자신들의 예측이 틀렸는가를 돌아봐야 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안하죠. 이쯤되면 최저임금 효과는 종교의 영역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그리고 기존 연구를 보면 어떤 정권이 어떤 경제 성과를 올리냐의 대부분은 운빨입니다. 정부에 대한 평가는 경제상황에 따른 대처가 되어야죠.

    • ㅇㅇ 2020.01.26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데 교수님. 정치적 경기변동론이 있을 정도인데 어떤 면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가정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하시는 건지 여쭤도 될까요.

    • 푸른 2020.01.27 0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인이 늦었네요ㅠㅠ 답변 감사합니다!

    • sociolib 2020.02.12 2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교수님, 그런데 이 자료는 전수 조사지만 임노동자만 대상으로 한 거라서, 임노동자 집단에서는 재분배 완화 등 긍정적 효과가 잘 관찰되지만, 전체 인구 집단으로 봤을 때는 (아마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인해) 2017년보다 2018년에 고용 악화가 있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 자료만으로는 알 수가 없고, 다른 자료를 보아야 합니까? 다른 자료를 보았을 때 고용 악화는 없었던 것입니까?

    • 바이커 2020.02.12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신뢰할만한 모든 통계가 2018년에 고용은 증가하고, 불평등은 줄었다고 보여줍니다.

      https://sovidence.tistory.com/1041
      https://sovidence.tistory.com/1037

  2. ㅇㅇ 2020.01.24 1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지만 국민들은 저걸 안믿죠 하하하
    통계조작이라고 생각하죠

  3. 공감 2020.01.25 1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기존 연구를 보면 어떤 정권이 어떤 경제 성과를 올리냐의 대부분은 운빨입니다. 정부에 대한 평가는 경제상황에 따른 대처가 되어야죠.

    출처: https://sovidence.tistory.com/ [SOVIDENCE]

    이 말씀 공감 많이 하고갑니다.

  4. 까룽 2020.02.11 0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너무 힘들었는데 이 글을 보니 희망이 생깁니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소득격차가 여전히 크나 확실히 줄어들었단 통계요, 2018년 통계이니 2019년, 2020년엔 더 줄어들리란 희망을 가지고 싶습니다. 기운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핵심노동인구인 25-54세의 고용률은 국가 간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음. 고용률이 낮은 터키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국가가 대략 88% (슬로베니아, 스위스), 가장 낮은 국가가 71% (이탈리아, 그리스). 

 

이와 달리 노인 고용률은 국가별로 차이가 매우 큼. 아래 그래프는 국가 별 65-69세의 고용률 (원소스는 요기). 

 

한국은 보다시피 60대 후반 고용률이 45%로 노인 고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 OECD 국가 중 노인고용률이 두 번째로 낮은 벨기에는 4.7% (가장 낮은 룩셈부르크는 거의 0%).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 프랑스도 노인고용률이 6.3%. 

 

일부에서는 이 통계를 보고 한국의 노인 고용률은 OECD 최고 수준으로 높은데, 현정부는 공적자금으로 노인들 용돈벌이 일자리만 늘린다고 비판할 것임. 

 

한국에서 노인고용률이 높은 이유는 연금체계의 미비로 노인도 일을 안하면 빈곤층으로 떨어지기 때문.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45%로 한국이 압도적 1위. 아래 그래프가 66세 이상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임. 북구 복지국가(덴마크 노인빈곤율 3%)는 말할 필요도 없고 미국(23%), 일본(19%)의 노인빈곤율도 한국의 절반에 불과. 

 

한국은 늙으면 가난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해야만 하는 그런 국가임.

 

젊을 때 연금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가난한 노년층은 노동소득 외에는 빈곤을 피할 길이 없음.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노인일자리 비판에 대해서 노인빈곤을 방치하자는 것이냐고 화내는 이유는 이해할 만한 것임. 단기간 파트타임 노인일자리 확장이 일종의 노인 복지 정책임. 

 

이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한국 방문에서 느낀 점 중 하나는 길거리에서 전단지 놔눠주는 알바 중에서 노인의 비율이 몇 년 전 보다 현격히 줄었다는 것. 

 

균등화 가처분 소득 하위 10%를 구성하는 가구의 상당수가 노인가구이기 때문에 노인일자리 증가는 이들 빈곤층의 소득증대로도 이어질 것. 2018년에 가처분 소득의 불평등이 줄어든 이유 하나도 노인일자리 증가 때문일 가능성이 상당함. 

 

올해의 경제 상황은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들 함. 하지만 민간 부문의 고용확대가 노인층 고용에 끼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파트타임 노인일자리의 지속적 공급 방안을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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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20.01.20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들 복지가 부족하다 외치는데 왜 이렇게 복지확대가 어려울까요?참 아이러니합니다

    • 바이커 2020.01.21 0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부분의 복지는 지금 받는게 아니고 나중에 받습니다. 타인의 복지는 나의 비용이라서 막상 복지 확장에 들어가면 지금 당장 들어가는 나의 비용이 커보이니까요. 25-54세의 핵심노동연령층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의료보험 외에) 복지가 별로 필요 없습니다.

    • 바이커 2020.01.21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위기가 복지 확장에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현재의 비용을 넉넉히 압도하는 국면이 복지 확장에 용이하죠.

    • 유월비상 2020.01.21 1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이커// 그래서 현재의 한국 복지의 틀이 IMF 시절 만들어졌죠.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2. 푸른 2020.01.21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올려주시는거 늘 잘 읽고 있습니다!
    글을 읽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노인 고용률이 가장 높은 아이슬란드가 노인 빈곤율은 가장 낮아보이네요. 이분들이 워커홀릭(?)일수도 있지만 혹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 바이커 2020.01.22 0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는데, 아이슬란드는 평균 은퇴 연령이 60대 후반내지 70대 초반입니다.

      한국은 가난해서 일하는 케이스인데 반해, 아이슬란드는 일해서 가난하지 않은 경우죠.

    • 푸른 2020.01.23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변 감사합니다! 아이슬란드는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3. ㅇㅇ 2020.01.21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여러 올려주시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주제와는 약간 다르지만 저기 올려주신 고용 비율은 보통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 직종은 배제하고 한편인가요..?

    • 바이커 2020.01.22 08: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두 포함입니다. 국제 표준이거든요.

    • ㅇㅇ 2020.01.22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계속 주제와 상관없는것 같은 질문해서 죄송하지만 노인고용율 말고 다른 취업이나 고용율을 파트타임 포함해서 계산하고 고용상황이 계선되었다고 하는건 오류가 있는편 이겠죠?

    • 바이커 2020.01.22 1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가지 통계만으로 강한 결론을 내리면 오류가 있을 수 있죠.

      그런데 고용률이 실제 고용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할 경우, 상용근로자 증가와, 2019년의 주간 36시간 이상 노동자 증가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고용이 별로 안늘었다는 2018년에도 행정통계로는 26만개 일자리가 늘었다는건 또 어떻게 설명하고요?

    • ㅇㅇ 2020.01.22 2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까 통계를 보고 한가지 결론만 나오는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평가 해보라는 말씀이시죠..?
      개인적으로 노인일자리류가 아니라 청년쪽은 대부분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니 약간 파트타임류는 어느정도 걸러서 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질문드리게 되었습니다.

    • 바이커 2020.01.23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통계는 구체적 사례의 요약입니다. 여기서 자신의 분석틀(즉, 이론에 기반해) 어떤 경향을 파악해야죠.

      청년 고용률을 단순 고용률로 모두 파악할 수 없다는 주장은 맞는데, 파트타임을 제외한 고용률이 더 맞는건 아닙니다. 노동시장의 수요 요인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공급 요인(예를 들면reservation wage)도 변했으니까요.

      청년 노동시장과 관련된 여러 현상을 모두 설명하는 가장 단순하지만 파워풀한 가설을 찾는게 제일 중요하죠.

  4. 상디 2020.01.22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진국은 정년이 어느정도 보장되나요?

    • 바이커 2020.01.22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가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평생고용을 보장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5. 공감 2020.01.22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하는 바입니다. 노인 뿐 아니라 취약계층의 소득을 보전/확대하는 정책은 환영이죠. 뭐 멀리 안가서 젊었을 때 잘 나가던 아버지 친구분들 중에 돈 못쓰시는 분들 많으시죠. 억지로 일하러 안나가시면 다행이고...

  6. ㅇㅇ 2020.02.06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제랑은 조금 거리가 먼 질문인데 한국의 공공 일자리가 OECD 꼴찌 수준이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도 공공 일자리를 확 늘리면 구조적인 실업난이 완화될까요?

한겨레 기사: 소득격차 3대 지표 모두 호전

연합뉴스: 통계청장 일문일답

통계청 보도자료

 

소득분배 관련 한국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가 나옴. 결과는 소득분배 개선. 작년에 그 난리를 치고 통계청장 교체 파동을 겪었던 가계동향조사와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 

 

올해 초까지도 한겨레, 조선 포함 모든 언론에서 가계동향조사에 근거해서 불평등 커지고 있다고 난리를 쳤음 (2019년 2월 포스팅: 통계로 장난치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불평등 편). 기자들도 문제가 많은 가계동향조사로 악담에 가까운 기사를 퍼부은게 겸연쩍었는지 통계청장 일문일답에서 가계동향조사와는 왜 결과가 다르다고 물어봄.

 

작년에 일자리 많이 안늘었다고 1년 내내 난리를 치다가, 일자리가 30만개 증가했다는 기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보냈던 것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 해야할지... 이래놓고 연합뉴스는 가장 크게 뽑은 기사 제목이 "물가 따지면 뒷걸음친 가계 처분가능소득". 하여간. 

 

아래 그래프가 이 번에 발표된 소득분배 지수 추이. 시장소득은 전년대비 큰 변화가 없고, 가처분 소득은 분명히 개선됨. 경제가 망하고 리세션이 온다고 호들갑 피우던 것과 달리 2018년은 큰 변화가 있던 해가 아님.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강화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프로파간다도 사실이 아님. 작년과 올해 초의 대대적인 언론보도와 정반대로 소득분배가 개선되었고 고용도 늘었음. 

 

이로써 작년의 소득분배와 고용에 대한 논쟁도 아닌 논쟁은 일단락된 것. 이 블로그에 와서 비아냥거리던 분들은 이제 그 비아냥을 자신에게로 돌릴 때. 이 모든 쓸데없는 논쟁의 중심에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잘못된 조사와 데이터 비밀주의가 있음. 

 

여기서 몇 가지 점검해 볼 점과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은 새로 드러난 사실이 있음. 우선 통계 자료 관련해서. 

 

첫번째는 소득분배가 개선되었다는 가금복 조사와 고용이 많이 늘었다는 행정통계 모두 서베이 자료에 한정하지 않고 전수자료인 행정자료에 근거했다는 공통점이 있음. 가금복은 서베이 조사지만 행정자료로 보완한 것. 서베이와 행정자료의 불일치가 커진 것인지, 가계동향조사와 경활조사 서베이가 특별히 문제였던 것인지 점검해야. 

 

두번째, 가금복과 가계동향조사의 차이에 대한 통계청의 해명은 말이 안됨. 공식통계는 가금복이라는데, 그럼 가계동향조사는 틀렸다는 것인지, 아님 두 결과가 다른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인지. 왜 다른지 알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은 곤란함. 가금복의 분석 대상을 조정하면 가계동향조사와 같아짐. 통계청장의 답변처럼 조사대상의 차이라면 분석대상 조정으로 둘의 결과가 같아져야함. 실제로 그럼?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음. 

 

가금복은 1인가구가 포함되어 복지혜택의 수혜자인 노인층의 가처분소득 확대가 반영되었다는 변명도 황당. 올 2월에 가계동향조사 분석에서 1인 가구를 포함하면 소득불평등이 더 커진다는 보도도 있었음. 불평등이 늘어도 1인가구 때문, 불평등이 줄어도 1인 가구 때문이라니, 뭐 이런 경우가 있음. 가계동향조사에서 2006년 부터 1인가구를 포함해서 조사했음. 과거 자료와의 연속성 때문에 발표 자료에서 2인가구로 한정해서 분석했을 뿐. 1인 가구 포함여부는 변명이 될 수 없음. 

 

 

 

다음으로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사실. 

 

이 번 발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운 점은, 40대. 이 전 포스팅에서도 40대가 뭔가 이상하다고 했는데, 가금복 발표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패턴이 발견됨. 다들 알다시피 경활조사에서 40대의 고용이 계속 줄고 있음. 문통도 40대 특별 대책 주문. 

 

하지만 이 번 가금복 조사를 보면 "가구주 특성별로 보면, 40대 가구와 상용근로자 가구에서 소득이 가장 높음", 뿐만이 아님. 자산과 관련해서, "가구주 연령대별로 30세 미만과 30대, 40대의 보유자산이 전체 평균보다 높게 증가". 40대 고용률은 낮아졌는데, 40대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4.5%가 증가해서, 30, 50, 60대 보다 높음. 전체 소득은 50대가 높지만, 근로소득만으로 따지면 40대 가구주가 가장 높음. 

 

이 결과는 40대 가구주와 전체 40대의 소득 증감율이 다를 가능성을 또 다시 제시함. 

 

연령대별 특성으로 또 한가지 눈에 의는 점은 30세 미만 가구주의 가구소득 증가. 5.3% 증가해서 가장 높음. 이 블로그에서 청년층의 문제는 delayed entry라고 주장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임. 노동시장에 완전히 진입하지 않은 20대의 소득은 안높아졌지만, 20대 가구주의 소득은 상당히 높아졌음. 

 

또 다른 가금복의 발견사항 중 하나가 "가구 간 이전 지출이 높음". 기억하시는 분은 거의 없겠지만, 2018년 가계동향조사의 특이점 중 하나가 가구 간 소득 이전이 크게 낮아진 것. 말이 안되는 결과였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가금복 원자료 공개하라는 것. 가금복은 가구 단위 소득과 개인 단위 소득을 모두 알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료. 도대체 왜 개인단위 소득 자료 공개 안함?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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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19.12.17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단락 부분에서 유추하자면, 노동 참여 동기 활성화가 우선 과제가 될까요?

  2. ㅇㅇ 2019.12.17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단위 마이크로 데이터를 공개 안하는거는 database reconstruction으로 개인을 추정할 수 있게될 가능성 때문에 그런건 아닐까요? 단순히 생각하면 그냥 민원이 귀찮아서 그럴꺼 같기도 한데 ㅋㅋ

  3. 2019.12.17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월에 공개하는데요

    • 바이커 2020.01.22 0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9년 가금복 자료 공개되었는데, 개인 소득 자료 없던데, 이게 다인가요? 아니면 추가 공개가 있나요?

  4. 2020.01.10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 통과된 데이터3법과 원자료 공개랑 관련이 있는건가요?

    • 바이커 2020.01.11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모르겠습니다. 데이터3법이 없어도 가금복 개인단위 소득을 공개못할 법적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통계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조사한 자료는 가금복보다 더 개인추정이 쉽고 민감한 자료도 모두 공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가금복 개인단위 소득이 1월에 공개되는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5. ee 2020.01.12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금복 조사는 국민소득분배계정(distributional national accounts)으로 볼 수 있나요?

    • 바이커 2020.01.17 0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금복을 세금데이터로 조정한다고 하니, 일치해야 정상이긴 합니다.

  6. ㅇㅇ 2020.01.16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news.v.daum.net/v/20200116053014577?fbclid=IwAR1sObcuE1nuLkIhTXDx_3CG3zrqXk1_XX8sGU8XaT_78QvT8B2AibEBeyE

    이런 기사가 떴는데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바이커 2020.01.17 0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인 인구 증가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니까 저러죠. 17시간 이하 근로자를 제외한 후의 추세를 볼려면 64세 이하로 한정해서 분석하든가요.

      이 블로그에서 몇 번 얘기했지만 지금의 장밋빛 수치가 그렇게 장밋빛이 아닌건 맞습니다.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니에요. 이건 고용참사라는 2018년도 마찬가지죠. 위기도 붐도 아니지만,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노인 단시간 노동자 증가 자체는 좋은 일입니다. 연금의 미비로 한국 노인들의 소득이 너무 적어요.

      그리고 앞으로 연구에서 통계청 고용률을 안쓰겠다는 분도 계신데, 뭐 잘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 dd 2020.01.17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교수님 제가 과문하여 여쭙니다만

      왜 노인인구 증가라는 변수를 고려하든가 64세 이하로 한정해서 분석해야하나요?

      계산 방법에서 모두 분모가 같고 17시간 이하만 빼서 분석함으로써 정부 재정에 의한 단기일자리 및 알바 쪼개기에 의한 고용률 상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는 문제가 없어보여서요.

      또한 정부재정(및 알바쪼개기)의 효과를 제외한 보정치의 감소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교수님의 주장과도 상통하는 것 같은데 아닌가요..?

    • 바이커 2020.01.18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인인구증가 = 전일제노동자의 경향적 저하>니까요. 이 때문에 국가 간 비교에서는 전체 성인 인구 대비 고용률이 아니라 64세 이하 고용률을 사용합니다.

      미국에서 사회보장소득이 나오는 62세를 기점으로 전일제 노동자 비율이 급락합니다. 이는 복지의 결과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죠.

    • dd 2020.01.19 0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노인인구증가라는 인구구조적 영향이 포함됨으로써 일자리문제가 과다측정될 수 있다는 의미시군요. 감사합니다.

  7. 나라리 2020.02.03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분가능소득이 오히려 감소되지않았나요?

    • 바이커 2020.02.06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8년에요?

      일부에서 2016년 이후로 지속 감소세라고 말하는데, 이건 추정방법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나라리 2020.02.06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추정방법이 다양하고 그에따라 결과가 달라질수 있다는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