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선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6.08 서울 경기에서 한명숙, 유시민이 진 이유 (4)
  2. 2010.06.02 다수가 행복한 선거결과 (13)
  3. 2009.05.30 왜 지금 연대해야 하는가 (2)
선거 결과를 분석하다 보면 많은 경우 아전인수가 된다. 특히 사후 분석은 애드혹 남발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마찬가지. 정치한 분석이야 선수들의 몫일테고, 관찰자로써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서울 경기에서 한명숙, 유시민이 석패한 이유를 분석하고자 한다. 하나는 이슈에 따른 흐름, 다른 하나는 계가.

이 번 선거의 이슈는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반MB, 다른 하나는 천안함, 마지막은 인물.

(1) 먼저, 반MB. MB는 수도권 중심주의를 구현해 왔기에 많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지역보다 MB  지지율이 수도권에서 거의 항상 높게 나왔다. 반MB 정서가 다른 지역보다 서울, 경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작년 이맘 때 노무현 추도열풍이 가장 미미했던 곳도 수도권이었다. 서울, 경기 모두 현 야당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도. MB의 수도권 중심주의는 여전하다.

(2) 다음은 인물. 오세훈과 김문수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훌륭하게 시정과 도정을 수행해온 사람들이다. 현 야당에 유리한 구도에서도 지방선거에서 이 사람들을 이기기 쉽지 않다. 반MB정서는 팽배해도, 반오세훈, 반김문수 정서는 없다. 주변을 돌아보라. 생활밀착형 정책을 수행한 오세훈에 대한 30-50대 여성들의 지지는 상당히 높다.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어도, 오세훈은 그냥 가자는 의견. 역시 다른 지역보다 서울, 경기에서 현 야당이 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3) 마지막으로 천안함. 나는 한명숙이 더 접전을 벌이고, 유시민이 더 크게 낙선한 이유는 천안함 때문이라는 (천안함 덕분에 재미봤다는) 김문수의 분석에 동의한다. 천안함 효과가 가장 크게 발휘된 곳이 경기북부 지역. 전통적으로 강원도도 천안함 효과가 커야 하는데, 강원도는 금강산 관광 덕분에 남북 화해무드가 그들의 경제적 이득과 직결된 곳이 되어버렸다. 인천에서도 민주당이 이긴 곳은 천안함 효과가 강했던 해안 접경지역이 아니라 도시 지역이다.

사전 전화 여론조사 결과도 서울 경기 두 지역은 민주당에게 가망이 없다고 나왔었다. 타 지역은 움직임이 감지되는데 두 지역은 그런 현상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것. 민주당과 단일화 이후 좁혀졌던 유시민과 김문수의 격차는 천안함 이후 굳어졌다.

이 이슈들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다수가 동의하던 것이다. 선거 이후 이 모든 사전 분석을 무시하고 한명숙, 유시민 개인이나, 노회찬에게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좀 웃긴다. 적어도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여론조사에 근거했던 사전 분석은 하나도 빗나가지 않았다.

한명숙, 유시민이 민주당(내지는 단일화) 후보가 된 것은 두 사람이 위의 이슈 중 (1)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3가지 이슈 중 민주당에게 유리한 유일한 이슈이기에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을 배치한 것. 밉던 곱던 반MB단일화를 하지 않았을 때 (1)을 극대화한 지금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박지원 등이 나서서 유시민을 지지해준 이유는 유시민이 이뻐서가 아니다. 한명숙의 문제는 반MB 상징의 아우라는 씌워졌으나, 이를 끌고나갈 카리스마가 본인에게 없었다는 것.

두 사람 보다 (1)의 상징성이  떨어지고, 인지도도 낮지만, 정책경쟁력이 나은 후보가 되었으면 서울,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었을거라는 주장은 그냥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하는) 희망이다. 오세훈 김문수보다 정책경쟁력이 높은 후보는 없다. 한나라당에서 기존 구청장, 시장들 갈아치운 공천이 잘못되었다고 반성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구관은 명관이다. 구관이 실패하지 않는 한, 정책으로 신진 인사가 이기는 경우는 잘 없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생각해보라. 미국 대선도 구관은 웬만하면 재선에 성공하고 구관이 재선에 실패할지 여부는 경제성장률 하나로 거의 예측이 된다.

다음은 계가.

인터넷의 논란은 대부분 계가에 대한 것이다. 소위 말하는 정치공학. 이 부분은 구체적인 자료를 보기 전에는 사실 말하기 어렵다. 유시민의 낙선이 호남표의 결집미비 때문인지, 진보의 이탈 때문인지, 보수의 결집력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인지, 이들의 복합적 작용인지, 구체적인 분석을 해봐야 알 것이다.

한명숙의 경우도 마찬가지.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고 시장은 오세훈을 찍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반MB로는 안되는 그들의 요구가 뭔지 알아야 한다는 것. 강남의 몰표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논리는 뭐가 있을지도 숙제.

한나라당이 선거 패배 이후 진용 정비를 서두르고 민본21은 보다 중도적인 위치로의 이념 좌클릭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논쟁을 통해 한나라당이 거둘 성과에 비해서, 유시민 인물까대기, 호남 비난하기, 노회찬 비난하기로 범 야권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추신: 이 즈음에서 다시 한 번 음미해볼만한 촌평님의 "노무현의 지역기반 수도권 포위전략"은 유의미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0.

민주당은 선거 승리로 행복.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수성으로 행복.
친노는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의 승리로 행복.
반노는 유시민의 패배로 행복.
방송사는 정확한 출구조사로 행복.

1.

역시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려면 선거를 자주해야.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큰 선거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일정을 하나도 합치려는 시도는 독재의 시도로 보아도 무방할 듯. 오히려 국회의원 선거를 절반씩 나눠서 2년 마다 한 번씩 실시하는게 나을 듯.

2.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의 커다란 차이는, 정치상황을 보는 각 당 지지자들의 절박함의 격차의 반영. 그런 면에서 선거 결과는 단순지지도가 아니라 지지자의 절박함을 가중한 값일 듯. 역시 선거는 "여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다.

이 즈음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적절한 정치행위인지 좀 돌아봤으면 좋겠다. 심지어 20%의 격차도 극복할 수 있는게 선거다. 선거는 "의견"이 아니라 "행위". 단일화라는 정치행위도 의견보다는 정치적 타협과 행동에 기반해야 하지 않을까?

정당 내에서 경쟁하고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후보를 내는 과정이 아직도 과제.

3.

한국의 정치구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자 구도라는게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전선동의 장으로 보고 출마하는 전략은 이제 접을 때가 되지 않았을까.

정치가 경제 변화와 계급적 이해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역대결 구도는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더욱 약화될 터. 한국사회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고, 그 일환으로 정치를 한다면, 자신의 도구적 합리성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참여당, 민노당, 진보당 지지자들은 이 지점을 심각해야 고민해야.



4. 추가:

일부 한명숙 지지자들이 노회찬이 야권단일화 안해줘서 한명숙이 졌다고 생각하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가 보다.

글쎄다... 오히려 김문수의 말이 맞지 않았을까? 야권단일화가 양면적 효과가 있어서, 야당에게 희망도 주었지만, 여권이 긴장하고 뭉치게하는 효과가 있다고.

나는 이 번 선거에서 전화조사와 ARS의 결과가 민심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유권자의 100%가 투표하면,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하게 나왔을거다. 여론조사와 선거결과의 차이는 여론의 차이가 아니라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와 그냥 의견만 가진 유권자의 차이다. 통계에서 말하는 자기선택편향.

노회찬이 사퇴했으면 오히려 긴장한 여당 지지자 때문에 경기도처럼 한나라당 오세훈이 여유있게 이겼을 수도 있다. 선거의 역학은 두 지지율의 단순합이 아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념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는 정치집단보고 일방적으로 사퇴하라는 것도 웃기고. 오히려 진보를 지지하는 3%를 흡수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게 더 효과적일 게다.

진보신당 지지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진보신당은 거의 성과가 없지만, 처음부터 민주당이랑 선거연합한 민노당은 울산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도 구청장을 배출했다는 점이다. 막판 단일화보다는 조용하지만 질서있는 단일화가 더 효과가 있었다는 것.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 '친노 세력'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지난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개혁진영이 연대해 한나라당이 지지하는 후보를 이겼다. 또 울산에서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이뤄 승리를 거뒀다. 이는 진보진영에게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틀에서 하나가 되라는 국민이 내린 명령이라고 본다. 친노, 민주당, 진보진영 그리고 시민사회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연대해야 한다. 그것이 몸을 던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본다."


 - 진보개혁 역할을 '친노 세력'이 할 수 있다고 보나.

"노 전 대통령은 돌아가셨지만, 그의 가치관은 남은 것 아닌가. 친노 그룹끼리 모여서 가치를 이어가는 게 아니라, 그걸 뛰어 넘어 하나의 진영을 잘 키워야 한다. 민주 개혁진영이 큰 틀에서 힙을 합쳐야 한다. 국민과 함께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반듯한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노 전 대통령의 유지라고 본다."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김두관 전장관의 인터뷰다.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생각할거다. 그게 친노세력도 살고, 민주당도 살고, 호남도 살고, 진보세력도 사는 길이다. 지난 1년반의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난 그 많은 일들을 통해서 뼈 속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그럼 정치일정 상 왜 지금 꼭 연대를 시작해야 하는가? 그것은 지자체 선거 때문이다. 아직도 사람들이 지자체 선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대선 한 방에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지자체를 통하지 않고는 대선도 없다.


2000년부터 국회의원 당선자의 상당수가 지자체를 거쳐서 온 사람들이다. 중앙 정치권 인재 공급의 풀이 운동권 출신에서 이제 지자체 출신으로 바뀐 것이다. 지방 단위에서 정당별로 좋은 정책을 실현해본 경험은 국가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그 성공 경험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데도 좋다.


노무현 효과 이명박 효과 때문에 당선자를 잘 베팅하는게 국회의원 당선에 중요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겠지만, 이들은 탄돌이 이명박의 졸개들이라고 비하되었다는 점도 상기하라.


당장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군을 보라. 서울시장, 경기도지사는 당연히 회자되지 않는가. 지난 대선도 생각해보라. 노통 때문이기도 했지만, 김혁규 도지사도 물망에 올랐다. 수도권 지자체장은 거의 당연직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이런 예비 후보군은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된다.


지자체 선거는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3년 뒤 대선 뿐만 아니라, 그 다음 대선을 대비하는 징검다리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