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수상한 여론조사. 응답자 절반이 문재인 투표층

 

엉터리 기사. 선거 후에 여론조사를 하면 승자에게 투표했다는 비율이 높은게 문재인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님. 역대 모든 정부 공통이고, 전 세계 공통임. 정치 여론조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승자에게 여론을 몰아주는 "밴드웨건" 효과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선거 후 여론조사에서는 거의 대부분 나타남. 선거에서 이긴 후보 지지층이 여론조사에서 과대 대표(=표집 문제)되는게 아니라, 선거 결과가 나온 후의 조사에서는 이긴 후보를 찍었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응답의 부정확성)임. 그래서 선거 후 여론조사로 선거승패 원인을 파악하는 분석은 믿을게 못됨. 

 

중앙일보의 분석은 여론조사에서 마치 표집의 편향이 있는 것처럼 썼는데 그거 아님. 표집 (sampling) 문제가 아니라 응답의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임. 둘은 완전히 다른 주제임. 전자는 질문할 대상을 어떻게 뽑느냐는 문제이고, 후자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 정확한가라는 문제. 표집에 문제가 없어도 측정오차가 생길 수 있고, 표집에 문제가 있어도 측정오차가 없을 수 있음. 중앙일보 기사는 여론조사와 서베이에 대한 무지로 인해 둘을 적당히 섞어 놓고 여론조사에 대한 엉뚱한 불신감을 높이는 잘못된 기사. 

 

질문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고 중앙일보에서 비판하는데, 이는 당연한 결과임.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상식. 측정오차 문제도 아니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 

 

예를 들어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이미선 헌재후보 적격성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문통 이름 언급 이전과 이후 조사의 적격 응답 비율이 크게 달랐음. 질문의 내용이 다르니 두 결과의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점은 분명함. 하지만 그렇다고 두 조사 결과의 비교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님. "이미선 후보의 자격이 미달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하겠다면 그걸 반대할 생각은 없다"라는 여론의 반영인 것. 두 조사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해석이 필요할 뿐. 그래서 여론조사 보도는 여론조사 전문가가 필요함. 

 

결국 여론조사의 문제를 제대로 보도할려면, 

(1) 표집

(2) 측정오차

(3) 해석

(4) 그리고 측정오차 외의 다른 비표집오차

각각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함.

 

중앙일보는 예전에 자체 여론조사 팀을 가지고 있었음. 조선일보 홍영림 기자, 중앙일보 신창운 기자가 여론조사 전문기자로 나름 알려졌던 사람들.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오는걸 보니 지금은 중앙일보에 여론조사 전문가가 없는가 봄. 

 

서베이조사가 겉으로 보기에 쉬워도 결코 쉬운게 아님. 한국에서 서베이조사 전문가를 제대로 교육하는 기관도 사실 없음. 미국도 극소수의 학교만이 서베이 조사 관련 학과가 있음. 대부분의 통계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가 여론조사의 일부에 대해서만 알고 있지, 서베이 방법론 전문가가 아님. 

 

그러니 이런 엉터리 기사가 나오는게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님.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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