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총선 감상에서 비례대표제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남겼더니 정의당 지지자분들의 심기가 편치 않으신 듯. 

 

한국에서 대통령제가 바뀌기 어렵다고 얘기하면 많은 분들이 걍 느낌으로 여론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는줄 아는데 그렇지 않음. 예전에 사회과학자들에게 사회과학의 최대 난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난제들 중의 하나가 제도의 생성과 유지였음. 사회과학자들은 한 사회에서 제도가 어떻게 유입/생성되고 정착되고 유지되는지 그 메카니즘을 알지 못함.  

 

왜 제도의 생성과 유지가 사회과학의 난제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한국의 대통령제를 예로 들어서 조금 설명하고자 함. 

 

현대 신생 국가에서 제일 먼저 하는게 국가 리더쉽의 규칙을 정하고 선거를 실시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 예를 들면 한국의 제헌의회. 문제는 선거가 곧 결과 승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규칙에 따라서 선거하고, 선거 결과 받아들이고, 정부를 세우고 정책을 실천하면 나라를 이끌 수 있을거 같은데, 대부분 이렇게 안됨. 거의 대부분의 신생 국가에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총질해서 내전으로 돌입함. 

 

생각해 보면 이해가 어렵지 않음. 총칼로 저항할 수 있는데 뭐 때문에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지도자를 받아들여야 함?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어쩌다 2차 대전 이후에 연합국에서 한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일본의 일부로 받아들여 총선거를 실시했다고 상상해 보삼. 한국인들이 독립군의 총칼을 내려놓고 그 선거 결과를 받아들였을 거 같음?  

 

이 번 총선만 해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전투표 음모론을 야당의 일부 의원들도 개진하는 판. 야당만 그런게 아니라, 예전에 보수가 이겼을 때 김어준도 뭐 이상한 투개표 음모론을 핀 적이 있음. 이거 다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소리. 한국처럼 민주주의가 완전히 정착된 국가에서도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게 이렇게 쉽지 않음. 그러니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 전통이 없었던 신생 국가에서 총칼을 내려놓고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는 무척 어려움. 

 

즉, 선거라는 형식만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를 지도부로 인정하고 따르겠다는 글로 쓰여있지 않은 사회 전반적 합의가 있어야만 제도가 정착되는 것임. 제도의 생성과 유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 합의가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되는지 그 규칙을 모른다는 것. 심지어 제대로 정착되었다고 하는 제도도 원래 의도했던 것과 달리 뒤틀린 형태로 정착되는 경우가 허다함.  

 

한국은 해방 후 대통령제로 국가를 이끌어나갈 권력을 부여하고 그 권력에 복종하여 행정력을 발휘하는 사회적 체계를 70년 넘게 구축한 사회임. 국가의 리더쉽이 대통령제로 굴러가게끔 짜여져 있음. 대통령제에서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바꾸면 단지 선거 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행정권력이 작동하는 전체 메카니즘을 바꿔야 함. 이게 쉬운 일이 아님. 

 

제도를 착근시키는 어려운 예를 하나 들어 보겠음.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을 받으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함. 내각제로 바뀌면 차기 수상 후보는 선거법 위반 내용을 잡기 위해서 상대 정당이 혈안이 되어서 일거수일투족을 뒤질 것이고, 온갖 소송이 걸릴 것. 이 때 생길 수 있는 정당성의 위기를 어떤 식으로 넘어갈 지 알지 못함. 보통 내각제에서 집권 여당이 국민적 신뢰를 상실했다고 판단되면 조기총선을 하는데 이건 또 어떻게 합의해서 할지. 한 정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연정을 해야 하는데, 연정의 전통도 우리는 없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비례대표 꼼수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음. 특별히 법이 잘못된 것이 아님. 실제 권력의 향방이 달리니까 온갖 꼼수가 작동함. 위성정당을 안만든다는 비법률적 합의가 없으니까 이렇게 되고야 마는 것. 제도가 제도로써 안착이 안된 것. 상대방은 위성정당 안만들고 나만 만들면 선거에서 이기는데 왜 안만들겠음? 그런거 안만든다는 전통이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만들게끔 되어 있음. 새로운 제도를 만들면 뭔가 헛점이 있고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큼. 이번 연동형 비례제의 꼼수 향연이 특별한게 아님. 

 

글로 써진 법률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암묵적 합의도 어렵지만, 어떤 때는 글로 써진 법률이 작동하지 않게끔 제도가 발전하기도 함. 법이 법조문에 쓰인 그대로 작동하지 않고, 헌법도 헌법에 쓰여있는 그대로 작동하지 않음. 예를 들면 한국에서 국가원로자문회의 같은 거. 한국에서 국가원로자문회의가 뭐 했다는 소리 들어본 분 있음? 국가원로자문회의는 헌법 90조에 규정된 국가 조직이지만, 유명무실함.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은 직전 대통령이 맡게끔 헌법으로 규정되어 있음. 권한은 법률로 정하고. 재인 대통령이 헌법에 근거해서 국가원로자문회의법 새로 만들어서 퇴임 후에 의장맡겠다고 하면, 영구집권 독재음모라고 난리날 것. 한국에서 전두환, 노태우를 감방으로 보내면서 헌법에 쓰여있는 국가원로자문회의는 문항으로만 존재하고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국가조직이 되었음. 87년 새로운 헌법 도입 후 30여년간의 역사 속에 그렇게 정립된 것. 

 

그래서 개헌은 정말 큰 이슈임. 문재인 정권에서 개헌 이슈가 잠깐 있었는데, 이 때 문재인 정부가 개헌을 실제로 원했다고 생각하지 않음. 대선 때의 공약을 털어서 부담을 덜어낼려고 했던 것으로 이해함. 

 

현재의 대통령제에서 다른 권력체제로 넘어가면 생길 수 있는 각종 문제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고, 굳이 권력체제를 바꿔서 이걸 새로 배워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 지금 대통령제 하에서도 선거 결과에 승복을 못하고 온갖 음모론이 난무하는 마당에, 총선 후 소송으로 상대 지도자를 거꾸로 뜨릴 수 있을 때 어떤 정치적 기동이 난무할지 닥치지 않으면 모르는 것. 왜 대통령제에서 이탈해서 이런 국가적 혼란을 스스로 초래하겠음? 

 

선거제도를 고민할 때는 그래서 대통령제와의 연관성을 항상 같이 고민해야 함. 절대 법칙으로 대통령제가 지속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다른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 매우*3 어려움. 

 

제가 비례대표제 논의할 때 대통령제와의 친화성을 말하고, 대통령제의 지속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은 이러한 제도의 생성과 유지의 어려움을 이해하는지 물어보는 것. 비례대표제만 뚝딱 따로 떼어서 논의할 수 있는게 아님.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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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20.04.21 1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각제로의 전환을 찬성하는 정치인들 중 대부분은 본인이 대통령이 되거나 본인이 속한 정당에서 대통령을 배출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찬성하는 것이라 생각함.

  2. ㅇㅇ 2020.04.21 2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0만원 이상의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는 것은 대통령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차기 수상과 대통령이 특별히 다를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다당제를 원한다고 해서 꼭 내각제를 원하는 건 아니고, 대통령제와 다당제도 충분히 함께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양당 구도보단 다당 구도가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20대 국회가 보여준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미국 정부 셧다운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모습도 있고요.
    한국정당학회의 연구용역보고서입니다. https://nec.go.kr/portal/bbs/view/B0000235/24682.do?menuNo=200182

    • 바이커 2020.04.21 2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법원의 판결도 정치에 영향을 받고, 내각제 하에서는 의원 재판 간 형평성의 문제가 대두하니까요.

      대통령제-다당제는 희망사항인데 이걸 굳이 실험할 필요가 있을까요? 보고서 앞에도 써있듯이 대통령제-양당제-소선구제가 친화성이 있고, 대통령제-다당제에서는 이중의 정당성 위기가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요. 국민들이 원하는 개헌 내용도 아니고요.

    • 푸른 2020.04.22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기 수상과 대통령은 특별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똑같이 당선자 자신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고 같은건 아니죠. 추가적인게 있을 수도 있으며, 실제로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경우 선거법 위반에 대한 연대책임의 범위를 후보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선거사무장,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 후보자의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에게까지 확대적용받습니다. 더 걸고 넘어질게 많은거죠.

  3. 유월비상 2020.04.21 2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성정당 논란을 넘어, 연동비례대표제 자체가 실패한 건 결국 '왜 한국에 다당제 구조가 필요하며, 현 소수정당들이 다당제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가?'하는 본질적인 의문에 제대로 된 답이 안 나와서죠. 혜택을 볼 소수정당들이 답을 해야 하는데 선진국은 그렇게 한다 정도로만 답변을 내놓고 핵심엔 우물쭈물댔습니다. 그러니 연동비례대표제가 소수정당의 집권 꼼수 정도로 여겨지고, 위성정당 꼼수도 꼼수에 맞선 맞불작전으로 정당화되는 거죠.

    • 바이커 2020.04.22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좀 더 진보적인 정책 아젠다에 대한 욕구는 있고, 그 욕구가 비례대표에서 정의당 투표로 연결되는데, 이게 또 다당제를 선호하는건 아니라, 거대여야 대결이 격화될 때는 양자택일로 회귀하죠.

  4. ㅇㅇ 2020.04.22 0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의당 지지자들이 심기가 불편하다는 건 저를 두고 하신 말씀이실텐데, 견해에 동의하지 않은 것 뿐 별로 불편하지 않았는데 비꼬시는 듯한 표현을 하시니 오히려 그게 더 심기가 편치 않네요.

    각설하고 어떤 의미의 주장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글 읽으며 사회학적 제도주의와 역사적 제도주의의 기초적 관점이 떠오르는 걸 보니 교수님께서 확실히 제도주의자라는 게 느껴지네요.

    제도가 문화를 강제할 수 있더라도 알 수 없는 그 기간 사이에 초래될 국정의 불안정상을 감수할 필요 없다는 것도 분명 맞는 말씀이십니다.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양당이든 다당이든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거나 헌법적으로 정당하진 않으니까요. 다만 어느정도의 비례대표 비중이 적절한지에 대한 대답은 없어보이는 게 아쉽네요. 이 글과 대댓글 덕분에 교수님의 주장을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됐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 ㅇㅇ 2020.04.22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ㅎㅎ 지난 글에서 제게 달아주신 대댓글의 날짜 확인을 안했네요 제가...;;; 다음 글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이 글에 대한 제 아쉬움은 무시해주십쇼^^;;;

    • 바이커 2020.04.22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oo님을 염두에 두고 한 얘기는 전혀 아니었고, 비꼬려고 한 얘기도 아니었습니다. 논의 중에 갑자기 경어체를 빼버린 ..님을 염두에 둔 표현이었죠.

      비례대표의 적절한 숫자에 대해서는 다음에 iron cage와 한국사회 역동성의 기원에 얘기하면서 조금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5. ㅇㅇ 2020.04.26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양당제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시는지 애매하네요. 그것이 집권가능한 세력이 양분되어있다는 의미라면 내각제 국가도 대다수가 양당제 국가입니다. 호주, 영국은 내각제 국가지만 양대 주류 정당이 존재하고 그 밑에 준하는 수준의 정당들이 선거에 따라 명멸하는게 한국과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준 양당제 존재여부를 따지면 내각제냐 대통령제냐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그러합니다.

    철저하게 양당 외의 정치세력이 아예 존재할 수도 없고 정당들의 이합집산도 매우 보기 힘들다는 의미에서의 양당제라면 애초에 미국을 빼면 찾아보기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대통령제와 정당 구도도 친화성이라는 말로 퉁치기엔 구멍이 많습니다. 프랑스 역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고 미국과 같은 양당제 국가는 아니고, 대통령제 국가들을 쭉 보면 양당제가 정착되었다고 자신할 수준이 못 됩니다. 대통령제 국가 중 안정성이 담보된 편인 브라질만 해도 오히려 극단적인 다당제 국가에 가깝습니다.

  6. ㅇㅇ 2020.04.26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부터 교수님이 미국식 극단적 양당제에 호의적이고, 그런 방향을 추구하는 느낌을 받을 떄가 있는데 민주당 정치인들조차 그 정도로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진보진영을 향한 알리바이라도 할지라도 상당한 민주당 정치인들이 비례대표 확대 사표 방지를 주장해왔습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처지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상 단일화 대상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라도 쉽게 이 입장을 바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거나 프랑스식 결선투표제를 도입해도 아마 정도의 차이가 있지 대체로 양대정당과 준하는 정당이 존재하는 현재구도에서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내각제로 개헌되어도 그럴 겁니다. 정도가 다소 완화되는 수준일 뿐이고, 현대 대부분의 안정적 민주국가는 정부형태과 무관하게 준양당제 내지 준다당제로 해석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교수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선택지가 극단적으로 제한된 미국이 매우 극단적이고 희귀한 케이스에 가깝습니다.

    다당제를 정말 300석을 10개 정당이 30개씩 나눠먹는 그런 엄밀한 의미로 정의하면 오히려 대통령제 국가인 브라질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그런 구도입니다.

    게다가 다당제는 개헌 사항도 아닙니다. 소선거구제에서도 얼마든지 다당제는 실현이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나라들이 있습니다.

    대통령제-양당제, 내각제-다당제의 친화성이라는 표현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실증성이 떨어집니다. 뒤베르제가 말한 것도 어디까지나 선거제도와 정당구도의 친화성을 말한 것이지 정부형태와 말한게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한국은 꾸준히 주기적으로 제3당, 제4당이 일정부분 명멸하는 준다당제, 준양당제 구도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당위나 다양성 차원에서 엄밀한 양당제가 너무도 취약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론 비례성 강화나 사표방지 같은 변화는 더 일어나면 일어나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론도 이것을 반대할지는 의문입니다.

    • 위의 ㅇㅇ 2020.04.28 0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통령제와 다당제, 양당제의 친화성 문제는 레입하트의 논의에서도 일정부분 등장하고, 린쯔의 죽음의 키스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 ㅇㅇ 2020.04.28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진짜 전문가 분이 계신데 괜히 떠들어서 민망합니다.

      여튼 제 논지는 실증적으로는 그런 구도 (대통령제-양당제, 내각제-다당제)가 단순하게 환원될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제 국가들을 살펴보면 그게 맞는지 정말 잘 모르겠어요.

    • 위의 ㅇㅇ 2020.04.30 0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 저를 두고 전문가라 하셨다면 민망하네요^^;; 듣긴 좋습니다만 학부의 개론수준을 허접하게 배운 게 전부라서요...말씀 잘 알겠습니다

  7. ㅇㅇ 2020.04.26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거구제와 정당구도의 친화성 혹은 상관성을 말하는 것은 모르겠는데, 대통령제-내각제-이원집정부제 등의 정부형태와 정당구도는 그 정도의 상관성을 뽑을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애초에 미국, 프랑스 빼면 대통령제 국가 중 민주주의 완전정착을 말할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한국만 해도 바로 전 정권에서 정보기관이 민간인 사찰하고 선거개입하다가 걸렸습니다. 나머지는 뭐 언급해봐야 창피한 수준이고. 대다수 대통령제 국가들이 민주주의 미정착, 독재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서 정당 난립, 명멸의 측면에선 내각제 국가들을 더 뛰어넘는 경우도 꽤 됩니다.

    비꼬는게 아니라 그냥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유리한 것 같아서 소선구제-양당제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하시는게 차라리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속 당위적 명제나, 근거나 인과관계를 만들려고 해봐야 딱히 답이 있을 듯 하지 않습니다.

    • 바이커 2020.04.27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보다 훨씬 더 잘 아시겠지만 최근들어 남미 대통령제 때문에 "연정 대통령제" 논의가 있긴 하지만, 대통령제와 다당제는 "어려운 조합"이라는게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당제라고 대통령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그렇게 얘기했나요?), 대통령제에서는 양당제가 적절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입니다. 한국에서 비례제 도입에 회의적인 가장 큰 근거고요. 이 논의를 뭉게버리시면 안되죠.

      한국에서 민주당이 다른 정당과 연정 비스무레한 것을 몇 번 시도했지만 다른 당에서 콧방귀도 안뀌었죠. 그런데 다당제적 요소가 강화되면 제도적으로 "연정 대통령제"가 더 잘 될 것이라고 믿을 근거는 부족합니다.

      또한 대통령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를 채택하는 국가는 제가 알기로는 극히 드뭅니다. 이중의 정당성 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큰데 왜 이런 제도를 굳이 택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비례대표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대통령제에서 이중의 정당성 위기를 강화시키지 않는 한계 내에서 비례대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정의당 지지율이 10%니까 의석수도 30개는 나와도 한다고 것은 적어도 지금까지의 한국 정치 관행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비례제의 확대는 3당합당과 DJP의 의원꿔주기 같은 인위적 정계개편을 오히려 강화할 것입니다.

    • ㅇㅇ 2020.04.28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도 양당제를 어느 의미로 쓰시는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1) 전세계 안정적 민주주의 국가(사실상 서방 1세계 국가 전부) 대부분이 공유하는 집권가능한 양대세력과 그에 어느 정도 준하는 정당이 명멸하는 구도. (이는 비례대표제가 절반을 차지하는 독일이나 소선거구제인 캐나다, 호주, 영국 모두 마찬가지)

      2) 양대 정당 이외에는 그 어떤 정치적 가능성이 '아예' 닫혀있다고 봐도 되는 미국의 극단적 양당제. (미국 이외에는 부존재)


      중 어느 것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입장을 말씀드리면 저는 대통령제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각제를 바라는 사람이 너무 소수에 불과하기에 그렇습니다. 만약 반대라면 당연히 내각제가 바람직하다고 답할 듯 합니다.

      정부형태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편인데 굳이 따지자면 내각제가 더 장점이 많겠으나 국민이 원치 않는 이상 더 민주적 정통성이 확보가능한 제도는 대통령제라고 봅니다. 다시 말하건대 대통령제를 바꿀 이유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단계에서 1번을 기준으로 삼으면 저는 지금도 이런 구도가 유지되고 있고, 비레대표와 지역구의 1대1 비율, 결선투표제 등 어떤 변화를 줘도 그대로일 것으로 봅니다.

      또한 정의당이 30석, 국민의당이 15석을 받는다고 해서 갑자기 대통령에게 극단적인 위협이 발생한다는 가정은 비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사족으로 한국은 국회의원의 각료겸직이 가능하게 의회 구성원의 비리나 잘못이 행정부의 잘못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어차피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딱히 한국 대통령에 극심한 손해를 보거나 정국이 극단적으로 대치할 것으로 보진 않습니다. 오히려 이건 실증적으로 보면 미국식 양당제에서 더 극명하게 보이는 문제 같습니다. 당장 한국에서도 양당제 구도가 강화된 지금 보수 블록이 극단적, 필사적 투쟁에 나설 것이 다분해 보입니다.


      혹자는 소선거구제는 이상한 사람을 걸러낸다. 그러니까 극우파는 밀려날 수 있다는 걸 예로 들지만, 그건 트럼프의 당선 이후로는 무의미한 주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마린 르펜이 트럼프보다 정말 더 심각하게 나쁜지, 트럼프가 훨씬 나은지 의문스럽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통령제 역시 국가마다 워낙 다양한 구조를 띠게 되는데 미국식 대통령제를 그대로 원용하는 나라는 또 별로 없기 때문에 (한국만 해도 비례대표, 총리, 의원의 각료겸직 같은 것이 정착된지가 아주 오래됐지요) 미국의 대통령제를 기준으로 한 연구나 주장이 한국에서도 설득력을 가질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의회 선거 제도를 좀 더, 사표를 없애 각 정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균등하게 배분되는 시스템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것이 나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가능하다면 적극 추진하는게 맞다는 입장입니다.

    • 바이커 2020.04.28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ㅇㅇ님이 양당제를 너무 모호하게 사용하는거 아닌가요? 준양당제, 준다당제로 하면서 사실상 양당제와 다당제를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당제를 두 메이저 연합 당사자를 지칭하기 위해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연정을 전제로 합니다. 그렇다면 연정을 논의로 끌어들여야죠. 그래서 저는 연정을 계속 언급했는데, 이 논의는 피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제가 대통령제에서 양당제라고 했을 때는 연정없이 두 당의 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 ㅇㅇ 2020.04.28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두개가 뚜렷하게 확실하게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양당 이외에 정치세력이 찾아보기 어려운 국가는 희귀합니다. 이건 미국이 예외일 뿐 이게 보편이 될 가능성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이런 미국의 정치적 구조를 이걸 긍정적으로 평가할 근거도 없어보입니다.

      다시 말하게 되지만 제3당의 명멸이 선거제도와 별개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게 대다수 국가의 현실인 이상 '양당제'를 구성하는 세 한자 단어 그대로 실현하는 나라는 정말 흔치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정당 구도는 거의 비슷하지만 유럽국가들은 내각제를 도입하고 있고 이것이 일종의 강력한 비토권 (수틀리면 정권 붕괴)을 가진 존재를 의미하기 떄문에 한국에서는 애초에 불가능한 이야기지요. 이건 정당구도를 설명할 때 굳이 필연적으로 등장해야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제가 대통령제에서 양당제라고 했을 때는 연정없이 두 당의 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 말쑴은 정확히는 제가 대통령제에서 양당제라고 했을 때는 "연정없이 두 당 중 여당" 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말씀드리면 이 의미에서는 미국에서조차 애매합니다. 오바마 정부는 셧다운까지 갔는데 바로 이 정의에서 빗겨납니다.

      무엇보다 제3당이 30석을 넘게 점유했던 지난 국회가 딱히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수행이 어렵거나 불가했느냐를 따지면 그렇게 보기 힘들어보입니다. 당장 이 정권 핵심인사들 중에서도 양당제가 아니라서 정국 운영 못하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게다가 '정국의 안정적 운영'은 궁극적으로는 의석수와 무관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150석이 넘던 노무현 정부의 2005년 국정운용은 안정적이긴 커녕 오히려 선거전보다 더 극단적으로 흔들렸습니다.

      말씀하신 분류법은 대체적으로 메이저 양대 정당과 준-메이저 정당의 구도라는 보편적인 정당구도(경우에 따라 다당제, 양당제로도 해석 가능)보다도 훨씬 애매모호합니다.

      제가 말한 '준양당제', '준다당제' 식의 정의는,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지난 총선으로 만들어진 20대 국회를 두고도 사람들은 다당제 국회라고도 부르고 양당제 국회라고도 불렀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식의 구도가 미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들의 정당구도에 가깝고, 심지어 꽤나 안정적인 나라들의 구도에 가깝습니다. 대통령제라고 한들 상당수 국가들은 매우 다당제적인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바이커 2020.04.28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통령제가 양당제와 친화적이라고 할 때나, 소선구제가 양당제와 친화적이라고 할 때의 양당제가 ㅇㅇ님이 말하는 식으로 엄밀한 의미의 양당제로 쓰는게 아닙니다.

      소선구제에서도 다당제가 나타나는데 그렇다고 뒤베르제 법칙이 기각되는게 아닌것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선거구제에서도 여러 당이 당선되는데 그럼 소선거구제는 다당제와 친화적이라고 하겠습니까? 경향성을 지칭할 때 나타나는 모호성을 아이디얼타입과 비교하여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치환하면 안됩니다.

      대통령제-양당제에서 나타난 이중의 정당성 문제는, 양당제에서도 이중의 정당성 문제가 나타나는데 다당제에서는 오죽 하겠냐는 근거가 되지, 이를 예로 들어 마치 대통령-다당제에서도 이중의 정당성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씀하면 어떡합니까.

      비례확대는 제도적으로 다당제를 강화해 영속적 여소야대 상황을 초래할 "확률"을 높입니다. 동의하시나요? 지금 논의가 겉도는 이유는, 이 전제를 ㅇㅇ님이 개념 논쟁으로 피해가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양당제 개념을 모호하게 쓴다고 한 것입니다.

      이거 해결할려면 인위적 정계개편하거나 연정해야합니다. 여소야대에서 한국은 많은 경우 식물대통령되거나 아니면 파괴적으로 해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전반기는 대선 직후의 허니문과 탄핵으로 인한 거대 야당의 붕괴, 여당의 지방선거 압승이 맞물린 특수한 시기라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대통령-다당제는 연정 대통령제 전통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 전통이 없고 몇 번 시도했는데 잘 안되었는데, 이걸 굳이 배워야 하나요? 그래서 영속적 여소야대를 초래하는 제도 도입에 조심해야 한다는게 제 주장입니다. 왜 비례대표 확대에 이 문제를 고려하지 말아야 하죠?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하는 분들은 이 반론에 대한 답변이 뭐죠? 다른 나라에서 연정대통령제가 나타났으니 우리도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인가요?

    • ㅇㅇ 2020.04.29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본인의 지지하는 정파가 위험해질 가능성을 걱정하는 건 이해할 일이지만 그게 지나치면 약간 에일리언 침공설이나 지구종말론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가장 우스운 이야기인데 애초에 대통령제는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만큼 의회와의 단절도 중시하는 제도입니다. 여당이 안정적으로 행정부를 떠받칠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충실하려면 차라리 내각제가 낫겠지요. 이건 연정이건 단독이건 확실하잖습니까. 그리고 미국에서도 여소야대 대통령은 자주 있었고 그래서 그들이 다 식물이었냐 하면 그리 대답하긴 힘들 겁니다.

      다당제의 위험성을 말씀하시지만 극단적 다당제라고 한들 대통령의 권한이 그리 쉽게 무력화 안 됩니다. 오히려 극단적 다당제는 의회의 단합이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한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물며 한국처럼 독자적 법률제출권도 가지고 있고, 여당 의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입각까지 허용시켜놓은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그렇게 쉽게 무력화 안 됩니다.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김영삼, 박근혜 모두 여소야대를 겪었는데 이들이 전부 아무 것도 못한 식물 대통령... 이러면 곤란합니다. 사실 다들 하고 싶은건 웬만큼 다 했습니다.

      미국처럼 연방제에, 사법체제도 이원화되어있고 주지사가 평시에는 군통수권까지 보유하는 나라에서도 대통령 권한이 거대한데 (이는 물론 미국의 위상 덕이겠지만), 그런 분권도 없는 나라에서 대통령 위상이 내려앉으리라고 보는 건 피해의식에 가깝습니다.

      뒤베르제의 법칙을 반복하시지만 이것도 따지면 무슨 열역학 법칙 같은게 아니고 반례가 하도 많아서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는 이론 중 하나인걸 아시잖습니까.

      20대 국회 정도의 다당제구도는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이고 설령 소선거구제로 전면개편하면 약화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역구가 늘어나면 그 덕에 지역주의, 정체성 정치를 실행할 공간이 넓어지기도 하지요. 비례대표가 0이 되어도 20대 국회 정도는 계속 나타날테고,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 대다수가 여소야대를 겪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굳이 연정을 안해도 정치적 거래는 가능하고 어차피 미싱은 잘만 돌아갑니다.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말도 다소 우스운 것이 한국 사회에서 억지로 합당한 경우가 없습니다. 가끔 모든 죄악의 원흉인양 욕먹는 3당 합당조차 영남권 유권자의 이심전심 없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양당제 구도에서는 양쪽 모두 필사적으로 무너느리려고 노력하겠지요.

      별로 현실성 없는 가정을 극단적으로 끌고 가면 논의가 너무 멀리 갑니다.

    • ㅇㅇ 2020.04.29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본인의 지지하는 정파가 위험해질 가능성을 걱정하는 건 이해할 일이지만 그게 지나치면 약간 에일리언 침공설이나 지구종말론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가장 우스운 이야기인데 애초에 대통령제는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만큼 의회와의 단절도 중시하는 제도입니다. 여당이 안정적으로 행정부를 떠받칠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충실하려면 차라리 내각제가 낫겠지요. 이건 연정이건 단독이건 확실하잖습니까. 그리고 미국에서도 여소야대 대통령은 자주 있었고 그래서 그들이 다 식물이었냐 하면 그리 대답하긴 힘들 겁니다.

      다당제의 위험성을 말씀하시지만 극단적 다당제라고 한들 대통령의 권한이 그리 쉽게 무력화 안 됩니다. 오히려 극단적 다당제는 의회의 단합이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한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물며 한국처럼 독자적 법률제출권도 가지고 있고, 여당 의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입각까지 허용시켜놓은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그렇게 쉽게 무력화 안 됩니다.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김영삼, 박근혜 모두 여소야대를 겪었는데 이들이 전부 아무 것도 못한 식물 대통령... 이러면 곤란합니다. 사실 다들 하고 싶은건 웬만큼 다 했습니다.

      미국처럼 연방제에, 사법체제도 이원화되어있고 주지사가 평시에는 군통수권까지 보유하는 나라에서도 대통령 권한이 거대한데 (이는 물론 미국의 위상 덕이겠지만), 그런 분권도 없는 나라에서 대통령 위상이 내려앉으리라고 보는 건 피해의식에 가깝습니다.

      뒤베르제의 법칙을 반복하시지만 이것도 따지면 무슨 열역학 법칙 같은게 아니고 반례가 하도 많아서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는 이론 중 하나인걸 아시잖습니까.

      20대 국회 정도의 다당제구도는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이고 설령 소선거구제로 전면개편하면 약화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역구가 늘어나면 그 덕에 지역주의, 정체성 정치를 실행할 공간이 넓어지기도 하지요. 비례대표가 0이 되어도 20대 국회 정도는 계속 나타날테고,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 대다수가 여소야대를 겪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굳이 연정을 안해도 정치적 거래는 가능하고 어차피 미싱은 잘만 돌아갑니다.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말도 다소 우스운 것이 한국 사회에서 억지로 합당한 경우가 없습니다. 가끔 모든 죄악의 원흉인양 욕먹는 3당 합당조차 영남권 유권자의 이심전심 없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양당제 구도에서는 양쪽 모두 필사적으로 무너느리려고 노력하겠지요.

      별로 현실성 없는 가정을 극단적으로 끌고 가면 논의가 너무 멀리 갑니다.

    • 바이커 2020.04.29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가가 망하지 않는 이상 미싱은 돕니다. 그런 식이면 아무 것도 논의할게 없어요. 탄핵 당해도 국가는 잘만 돌아갔습니다.

      논리는 항상 극단에서 접점을 찾고 사고를 발전시키는 겁니다.

      누구도 다당제구도가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누구도 소선구제 전면개편이 양당제를 "보장"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전자는 경우의 확률로 후자는 확증의 선택지로 치환하는 이런 식의 논법. 하나마나한 얘기죠.

  8. 바이커 2020.04.28 2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진원: 연동형 비례제의 두 가지 함정
    https://news.v.daum.net/v/20200429043324359

    • ㅇㅇ 2020.04.29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력화된 과정까지는 이해할만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현실정치인들도 오래전에 접은 철지난 소리가 나오는군요.

      저기서 답으로 내놓은 연합정당이니, 플랫폼 정당이니 하는 소리가 벌써 2011년에 당시 야권이 하던 소리인데 너무 업데이트 없는 얘기군요.

      사례들을 보니 더 황당한 것이 국내에서의 민주통합당은 명확한 세력내 계파 통합일 뿐 이념과 정책이 다른 이들이 연합정당을 차린 것으로 볼 여지가 전혀 없는데 이걸 사례로 드네요. 오히려 저 사례는 계파연합정당(?) 마저도 운영이 매우 힘들다는게 입증된 사례입니다. 게다가 선거까지 보란듯이 지나면서 열린우리당보단 덜하지만 다수 민주당원들에겐 창피한 흑역사일 뿐입니다.

      또한 해외사례를 보니 제레미 코빈은 수십년 동안 노동당원인데 도대체 이 사람이 언급되는지 알 수가 없군요.

      그리고 미국사례인 샌더스는 저런 주장이 왜 현실성이 없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지요. 샌더스가 순간순간 정체성을 양보하고 민주당에 입당하여 경선에 참여한다한들 포퓰러 보트나 대중 지지율에서 힐러리나 바이든을 앞서도 대의원, 특히 슈퍼대의원 덕에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게 증명되는 쪽 아닙니까.

      비례대표제 비판은 좋지만 그거 하다가 갑자기 가망도 없는 연합정당(?)같은 걸 시도해서 극단적 양당제를 이룩하자고 하면 정치권에서 들어줄 사람이 없을 겁니다. 민주당 정치인들도 저 칼럼은 보고 웃을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