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사회학과 최성수 교수로부터의 전언. 고용노동부에서 GOMS 자료 수집을 중단하고 청년패널(YP)에 행정 자료를 보완하는 식으로 바꾸겠다고. 

 

 

한국에서 수집되는 자료 중 (a) 고교 정보, 고등교육 정보, 대졸 직후 초기 노동시장 정보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b) 표본수도 크고, (c) 10년 이상 자료가 누적되어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데이터가 GOMS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나오는 데이터 중에서 가장 연구할 맛나게 만드는 자료다. 정책적 활용가치도 매우 높다. GOMS 자료를 이용해서 제가 발표한 두 편의 논문도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고용정보원은 다른 어떤 정부 부처보다도 데이터를 연구자들의 요구에 맞게 잘 제공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GOMS는 현재 직장과 부서 정보까지 수집했다. 고용정보원에서는 프라이버시 때문에 이 자료를 외부에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 자료를 취득하기 위해 애써봤지만 절대 안된다고. 하지만 적어도 고용노동부 차원에서는 한국에서 대졸 초기 노동시장의 불평등에 끼치는 firm의 영향도 이 정보를 활용하면 파악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 무엇을 해야 20대 후반 대졸 청년층의 노동시장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지, 그 증거를 가장 명확하게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가 바로 GOMS다. 

 

이 데이터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 GOMS 데이터에 교육부의 고교, 대학 행정자료를 덧붙이고, 국세청의 세금 자료를 덧붙이면 대졸자들의 노동시장 경로에 대한 최강의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런 방향으로의 발전을 기대했는데, 데이터 수집 중단을 고려한다니.ㅠㅠ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적어도 1~2년은 청년패널(YP)을 보완하는 자료와 GOMS를 중복조사해서 YP와 GOMS의 표본구성과 조사방법의 차이에 따라 기존 GOMS에서 측정했던 결과와 얼마나 다른지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기존 GOMS와 YP로 대체한 조사 간의 비교가 가능하다. 이렇게 pilot study를 한 후에 GOMS 중단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한국에서 BK, SSK, 한국학중앙연구원 그랜트 등 천문학적인 예산을 사회과학 연구 증진을 위해서 쓴다. 그런데 연구를 촉진하는 가장 값싸고 효과적인 방법은 high quality data를 제공하는 것이다. 데이터만 제공되면 추가 연구비를 제공하지 않아도 연구하고 논문을 쓸려는 학자들이 줄을 섰다. 데이터와 user guide, codebook을 영어로 제공하면 값비싼 연구비를 해외 학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도 해외 학자들이 한국학을 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지금은 야당 국회의원이 된 유경준 전통계청장의 최대 업적이 MDIS 시스템을 만들어 통계청 자료를 제한적이나마 개방한 것이다. 한국학 연구 발전에 유경준 전청장의 공이 크다. 현 정부에서 데이터를 더 개방하고 더 정확히 수집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GOMS 데이터 폐지는 이러한 방향과 거꾸로 가는거다. 아직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았다는데, 부디 고용노동부에서 생각을 바꾸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경우 정부나 의회에서 데이터 수집 예산을 줄이거나 폐지하면 학계에서 들고 일어나, 성명서 내고, 탄원서 내고, 상하원 의원 접촉해서 압력을 넣는다. 시국 선언만 할게 아니라 이럴 때 학자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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