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보니,

 

요즘들어 언론사에서 고학력자 선호하다보니 기자들이 중산층 이상으로 채워지고, 기자 선발과정에서 배경을 고려해서 친인척 중에 힘있는 사람이 있는 집안 출신을 뽑기 때문에 기사가 더 중상층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걱정하더라. 빈곤층을 조롱하는 빈도도 늘어났다고 

 

현상적으로 저도 기사가 과거보다 더 중산층 친화적이라고 느끼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자를 뽑는 방식 때문에 기사의 계급성이 강화되었을 가능성은 낮다. 최근에 와서 그렇게 뽑은게 아니라 늘상 그랬으니까. 기자 뽑을 때 고학력자 선호하고, 최종 결정은 누가 더 좋은 "빽"이 있는지 고려하는건 유구한 전통이다. 요즘 들어 생긴 관행이 아니라 옛날부터 그랬다. 그 전은 모르겠고, 1980년대에도 보수 언론은 기자들 뽑을 때 학력과 배경을 고려했다. 최종라운드는 거의 대놓고 니가 얼마나 인맥을 동원할 수 있는지 함 보자는 식이다. 그래서 돈없고 빽없는 학생들은 학교가 매우 중요했다. 명문대에 진학해서 교수와 친하게 지낸 후 학과 교수들을 빽으로 동원했다.  

 

그럼 최근들어 중산층 우호성 기사가 늘어난 이유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늘상 했던 얘기로, 과거보다 걍 중산층이 늘었기 때문. 저소득층 자체가 별로 없다. 못사는 집안 출신이라고 해도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가 깊이 각인되는 그런 못사는 집안이 아니라, 중간층 출신이라 중상층 문화와 이질성을 느끼지 못하고 동화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중산층이 빈곤층과 접촉하는 기회가 급속히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발전은, 수도권 출신 중산층이 빈곤층이나 하위계층과 친분관계를 맺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인다. 과거에는 "판자촌"이라고 빈곤층 밀집지대가 있고, 철거민 싸움 등 빈곤층이 뉴스에 등장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가난이 건물 속으로 스며들어 가난이 지워졌다. 보이지 않는 가난만 남았다. 

 

계층 분리의 또 다른 메카니즘은 교육이다. 특목고-자사고의 생성은 10대에 서로 다른 계층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였을 것이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특목고-자사고의 사회적 폐해는 교육이나 계층 재생산보다는 계층 분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논문에서도 얘기했듯, 가족배경과 학업성취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는데, 중등 교육서부터 학업 성취에 따라 학교를 나누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가족배경에 따라 학생들을 분리하는 효과를 가진다. 강남북, 수도권 vs 비수도권에 따른 지역별 계층분리에 더불어 학업성취에 따라 고등학교에 진학함으로써 추가적 계층 분리를 완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사고-특목고가 상위계층을 교육을 통해 재생산해서가 아니라, 자사고-특목고 출신 상위계층이 하위계층과 전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현재는 계층이 mix된 환경에서 10대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고, 계층 분리 상태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요즘 듣는 얘기는 대학에 진학해서도 대학 친구와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고교 친구와 어울린다고. 계층 간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Ps. 한국 사회에서 마지막 남은 강제적 계층 mix 메카니즘은 아마 군대일 듯.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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