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사: 엄마에게 더 가혹한 코로나 19.

KDI 김지연 연구위원 보고서

 

코로나로 인한 (실업이든 자발적이든) 노동시장에서의 이탈이 기혼 남성보다는 기혼 여성에서 더 컸다는 분석.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과거 위기와 다른 이 번 위기의 특징이라는 보고다. 

 

훌륭한 분석. 코로나 경제 위기가 이 전 위기와 다른게 학교도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보통 경제 위기로 충격을 입으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가족 내에서 역할을 재분배한다. 가족 중 한 명이 실직을 하면 다른 한 명이 일자리에 뛰어든다. 이렇게 가족 내에서의 경제 충격 완화 효과를 within-family insurance라고 하고, 그 메카니즘을 added worker effect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번 경제위기는 학교가 문을 닫아서 추가적 돌봄노동 니즈가 생겼다. added worker effect가 발휘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번 위기는 과거 위기보다 국가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다. 국가의 규제로 자영업자의 영업을 제한하고, 공공기관인 학교가 문을 닫아서, 개인적 위기 대응의 옵션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기혼여성들에게 최고의 childcare, 양육 보조 서비스는 학교다. 예전에 일부 진보 교육감등이 했듯이 등교 시간을 늦추면 양육 보조 서비스를 줄이는 효과가 생긴다. 반대로 학교에 있는 시간을 늘리면 양육 보조 서비스를 늘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어쨌든, 아래 그래프가 김지연 연구위원 분석의 핵심 내용인데, 언론 보도에서 주목하지 않은 점 몇 가지를 말하자면, 

 

첫째는 기혼자들의 거대한 성별 격차는 한국의 특징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이렇게까지 격차가 크지 않다.

 

그 원인은 몇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한국에서 돌봄 노동의 부담이 오로지 여성에게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락다운을 하지 않아서 출근을 할 수 있었던게 오히려 성별 격차를 키웠다. 부부가 모두 재택근무를 하면 가사노동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돌봄 노동의 부담 증가가 여성에게 집중되지 않는다 (미국 연구 결과). 하지만 남성이 출근하는 경우는 여성에게만 돌봄 노동의 부담이 증가한다. 방역 성공이 성별 격차를 키우는 아이러니다. 

 

둘째는 기혼자보다 미혼자들에게 충격이 훨씬 더 깊고 길다. 이 효과의 상당 부분은 연령 효과다. 위기가 닥치면 노동자를 해고하기 보다는 신규노동자를 뽑지 않는게 쉽다. 그리고 layoff의 기본 원칙은 last come, first go다. 청년층은 경제위기에 타격을 크게 받고, 또 오래 받는다. 

 

2020년 후반기에 미혼자의 성별 격차가 커진 이유는 좀 더 분석을 필요로 한다. 코로나 블루 때문인지, 아니면 하반기 경제 상황이 미혼 여성에게 더 불리한 뭔가가 있었던건지. 

 

 

 

Ps. 김지연 연구위원은 "경활조사"의 실직연월 정보를 이용해서 노동시장 이행을 계산했다. 그런데 경활조사는 미니패널조사다. 도대체 왜 통계청은 경활의 패널 부분을 연구자에게 제공하지 않는가? 이 정보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누가 취업에서 실업, 비경활인구로 이행했는지 훨씬 더 자세하게 분석할 수 있다. 당연히 대책도 더 잘 세울 수 있다. 세금을 들여 조사한 데이터가 있는데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공개를 안하고 분석을 하지 않는거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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