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w: What Makes Life Meaningful? Views From 17 Advanced Economies

 

다들 한마디씩 한 조사 결과. 처음에 이 결과를 보고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우선 질문하는 내용이 모호하다. "삶을 의미있거나 (meaningful), 충만하거나(fulfilling), 만족스럽게(satisfying) 만드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물었다.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걸(life meaning) 독립변수로 설정하고 종속변수인 삶의 만족도(life satisfaction)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한 연구는 봤어도, 이 모든걸 같은 질문항목으로 한꺼번에 물어보는 조사는 처음봤다. 이런 조사에서 나온 답변의 의미가 무엇인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물어도 되는건가? 개방형 질문을 한건데, 심층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건지, 물어보는 내용이 모호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기법이 있는건지. 

 

그것도 아니면, 마케팅 조사에서 사용하는 unaided awareness recall의 의미로 받아들여서 각 국가의 사람들이 얼마나 삶의 의미와 만족도에서 대해서 생각하며 사는지 awareness를 파악하는걸로 봐야하는지. 

 

여러 의견을 봤지만, 그 중 마지막 의미인 awareness로 해석한 것이 "오하이오의 낚시꾼"님의 페북 포스팅이다. 

 

여전히 남는 문제는 한국은 어쨌든간에 물질적 항목에 대한 응답이 다른 국가보다 비율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응답의 갯수가 많지 않을 때, 다른 무엇보다 물질적 요인을 첫번째로 꼽는다는건 뭔가 한국의 다른 특성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웠다. 다른 국가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그래도 뭔가 한국적 특색을 드러내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걸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많이들 하는 얘기가 이런 서베이는 국가 간에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무용론이다. 문제가 있다는건 알겠는데, 그래도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래서 항목들을 다시 묶어봤다. 퓨 리서치의 전체 보고서를 보면 물질적 항목의 풀네임은 "material well-being, stability, and quality of life"다. 제가 주목한 것은 이 항목이 한국에서 retirement나 occupation and career와 구분되지 않고 얘기되었을 가능성이다. 퓨 리서치의 전체 보고서를 보면 비록 (not just having money)와 다르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earning money가 occupation & career로 material well-being, stability, and quality of life와 다르게 분류되어 있다. 과연 한국인들이 이 둘을 구분했을까? 

 

마찬가지로 가족, 배우자, 친구, 애완동물도 모두 관계의 문제라고 보고 하나로 묶었다. 건강과 Covid도 하나로 묶고, 여행은 취미에 포함해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었다. 

 

그런데 퓨 리서치 결과를 보면 특이한 두 개 항목이 있는데, 하나는 general positive고 다른 하나는 general negative다. 후자는 웹 보고서에는 Challenges로 분류되어 있어서 마치 인생의 여러 도전을 즐긴다는 느낌을 주지만, 전체 보고서를 보면 그냥 모호하게 "아무것도 의미없다" "만족감을 못느낀다"와 같이 인생이 뭐같다고 얘기하는거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모호한 응답을 묶었다. 

 

여기서 묶는다는건 단순 합을 낸다는 것이다. 원자료가 없기 때문에 코딩을 다시 할 수는 없고, 가족, 친구를 모두 응답했으면 양자의 %를 단순히 더하였다. 그 다음에 전체 응답 %의 단순합으로 각 항목별 응답 %를 나누어서 상대적 분포를 봤다. 그랬더니 결과가 아래와 같다. 짙은 분홍색이 1위 응답이고, 옅은 분홍색이 2위 응답이다. 옅은 녹색은 다른 국가와 달리 특이하게 응답 비중이 높은 항목이다. 

 

국가 평균
응답수
material
+career
+retire
family
+friends
+pets
health
+covid
society
+civic
religion hobby
+travel
general
negative/
positive
others
미국 3.1 16% 34% 7% 9% 6% 6% 8% 14%
캐나다 2.2 25% 34% 8% 10% 1% 6% 6% 9%
벨기에 2.3 24% 29% 13% 7% 0% 6% 10% 10%
프랑스 1.8 25% 28% 14% 5% 1% 8% 11% 8%
독일 2.0 23% 28% 15% 4% 1% 4% 14% 10%
그리스 1.9 21% 40% 12% 4% 1% 9% 6% 7%
이태리 2.5 31% 29% 11% 9% 1% 4% 10% 5%
네델란드 2.5 25% 31% 17% 9% 1% 5% 6% 6%
스페인 2.5 33% 21% 20% 9% 1% 4% 7% 5%
스웨덴 2.6 25% 31% 12% 7% 0% 8% 6% 10%
영국 2.1 17% 40% 9% 4% 1% 13% 5% 12%
호주 2.6 22% 37% 6% 10% 2% 9% 4% 10%
일본 1.4 24% 28% 12% 5% 0% 8% 15% 8%
뉴질랜드 2.4 22% 38% 6% 10% 2% 9% 4% 10%
싱가폴 1.8 29% 24% 7% 17% 1% 3% 12% 7%
한국 1.2 23% 18% 16% 8% 1% 3% 23% 9%
대만 1.7 20% 15% 8% 28% 1% 7% 8% 13%

 

보다시피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족+배우자+친구+애완동물 등 친밀한 관계가 1위이고, 그 다음이 물질적 웰빙, 직업/경력, 은퇴 등 경제적 만족도다. 한국은 친밀한 관계보다 물질적 항목이 더 중요한 4개 국가 중에 하나지만, 한국만 너무나 특이하게 물질적 만족도에 집중되었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한국의 가장 특이한 점은 삶의 의미, 충족도, 만족의 요소를 물어봤는데도, 구체적 내용없이 "사는게 힘들다", "사는게 좋다" 등으로 응답하는 모호한 응답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답변을 거부한 응답자를 제외하고 응답자 중에서 평균 응답 항목이 1.2개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항목을 답변하지 못했다. 

 

응답갯수로 이 조사의 결과는 한국인은 삶의 의미나 만족을 주는 항목에 대한 사고 자체가 없다고 추정한 오하이오의 낚시꾼님의 분석을 실제 응답 비율로 뒷받침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응답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한국의 특징은 "가족, 친구, 배우자"와 "사회, 공동체, 시민적 참여'를 합친 뭔가 공동체적인 항목의 응답이 눈에 띄게 낮다는 점이다. 두 항목의 합이 조사 대상 국가의 평균이 39%고, 한국을 제외한 최하 30%(스페인), 최고 47%(뉴질랜드)인데, 한국만 26%로 20%대다. 

 

한국인은 다른 국가의 시민들보다 삶의 의미를 주는 요인을 찾지를 못하고 있고, 설사 찾는다 할지라도 공동체적 요인의 중요성이 다른 국가보다 낮은게 이 번 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국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Ps. 굳이 찾는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여전히 이런 복합적 질문이 서베이 항목으로 적절한지, 국가 간 비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모르겠다. 

 

Pps. Pew Research에 이메일이라도 보내야 하는건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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