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분석인데, 이 분석은 결혼할 당시의 남녀의 소득을 본 것이 아니라, 현재 결혼을 유지 중인 25-64세를 대상으로 하였다. ILO의 이상헌 선생이 페북에 썼듯이, 이렇게 하면 한국에서 실제로 소득동질혼이 약한지, 아니면 소득 동질혼이 이루어졌다가, 남편의 소득이 높아서 여성이 경력단절을 더 쉽게 하고, 남편의 소득이 없으면 여성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머물게되어 나타나는 현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얘기는 이 분석에 쓰인 자료다. 가금복의 개인 소득을 이용했는데, 통계청 mdis에서 일반 공개하지 않는 자료다. 이런 분석을 할려면 부부 각자의 소득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mdis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가금복 자료는 부부 개인 소득이 없다. 가계동향조사는 부부개인 소득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가금복으로 가구소득을 파악하면서 자료 공개 범위가 오히려 축소되었다. 가계동향조사는 1998년인가 이후 부부 개인 소득을 제공하고, 나머지 가구원의 소득은 하나의 변수로 제공한다. 가금복은 가구원 모두의 개인 소득을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개인 소득은 공개자료에서 제공하지 않고 있다. 개인소득이 포함된 자료는 한국은행 같은 연구기관은 접속이 가능하고, 그게 아니면 별도로 신청해서 허가를 받아야만 쓸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연구가 드물다.
그건 그렇고, 여러 사람들이 가질 의문은 한국에서 소득동질혼이 결혼 당시의 소득으로 봐도 다른 국가보다 낮을 것인가이다. 그런데 그럴 개연성이 상당히 있다.
사회학 연구자들에게는 이제 상식이 된 결과일텐데, 박현준 교수의 연구 시리즈(예를 들어 요기, 요기, 요기)를 보면 한국은 교육 동질혼이 강화된 서구 국가와 달리 1990년대 초반 이후 교육 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교육 동질혼이 약화되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교육 동질혼이 강화되다가, 교육팽창이 이루어진 그 이후로는 오히려 약화된 것이다. 교육 동질혼의 단순 비율만 본 것이 아니라, 부부의 학벌 분포를 통제한 후 상대적 오즈를 본 것이다.
교육이 소득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감안할 때 소득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소득 동질혼 추세도 줄어들었을 개연성이 상당히 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물론 추가 연구를 필요로 한다. 혼인 결정의 계층 중요성이 줄어들고, 사회적 개방성이 높아진 결과일수도 있지만, 전혀 반대로 결혼하는 당사자들의 계층 지위가 아닌 부모의 계층 지위가 혼인에서 중요해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가구 소득에 끼치는 부모의 효과는 줄어들고 개인의 교육, 경력, 직업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교육 동질혼의 감소, 소득 동질혼의 감소는 가구 소득 불평등, 삶의 질의 불평등의 감소에 기여하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인구학적 메카니즘과 감소시키는 메카니즘이 혼재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연구 없이 한 두 가지 결과로 지르는 주장이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