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 국힘 지지층 10명 중 4명 ‘극우’…극우 성향은 민주의 1.8배.

 

매우 의미있는 결과이고 분석이다. 하지만 기사로 쓰기에는 분석 내용이 너무 복잡했다. 이 기사를 모두 이해할려면 통계 지식이 상당해야 한다. 아니면  일부 내용은 오독하기 딱 좋은 기사다. 

 

이 기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한겨레는 극우지수가 2 이상인 유권자를 ‘초극우’로, 극우지수가 1 이상인 이를 ‘극우’로 명명했다." 정당 학회나 학자가 아니라 한겨레에서 그렇게 정의했다는 건가? 뭔가 좀 이상하다.  

 

기사에 따르면 극우지수는 평균 0, 표준편차 0.96인 지수이다. 정확히 어떻게 묻고 측정했는지 모르겠지만, 극우지수가 대략적으로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지수 1이 넘는 비율은 그냥 통계적 정의에 의해서 15% 내외가 나온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극우'로 규정할 수 있는 비율이 14%라는건, 통계적으로 표준편차 1 이상에 속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질적 측면에서 극우라고 정의할 수 없다. 통계적 정의에 의해서 모든 (대략적) 정규분포 지수의 표준편차 1 이상의 비율은 15% 내외다 (기초 통계 시간에 비우는 68-95-99.7룰).   

 

아무리 전반적 극우화가 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해도 한겨레처럼 규정하면 극우의 비율이 대략 15%, 초극우가 3% 쯤 나오게끔 되어 있다. 표준편차를 보는건 상대적 위치를 보는 것이기에, 한겨레에서 말하는 극우 14%, 초극우 4%는,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극우 성향에 가장 가까운 4%, 그 다음 10%를 합친 14%이지, 절대적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모두가 좌파인 사회에서도 한겨레 처럼 규정하면 극우가 15%가 나온다.

 

질적으로 한겨레에서 얘기한 숫자와 규정이 의미가 있다는 어떤 논의와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이미 했는데, 기사에서는 복잡해서 생략했는지도 모르겠다. 했다면 대략 의미가 뭔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한겨레에서 보도한 내용 중 집단 간 상대적 비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분석이다. 

 

"연령별로는 50대(-0.22)와 40대(-0.18)가 평균보다 낮은 극우 성향을 보였다. 극우 성향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70살 이상(0.22)이었다. 그다음은 18~29살(0.16), 30대(0.15), 60대(0.06) 순서였다. 18~29살의 극우화 정도가 60대보다 높다는 게 눈에 띈다. 박 교수는 “2030 남성의 평균 극우지수를 따로 구해보니 0.3 정도가 나왔다”며 “지수의 표준편차가 1이 조금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 있는 수치”라고 했다."

 

2030대 남성의 극우지수가 정규분포이고, 표준편차는 .96으로 전체 응답자와 같고, 평균만 0.30이라고 가정하면, 1 이상의 점수를 보이는 비율이 대략 25%라는 얘기가 된다. 전체 응답자가 14%인 것에 비해 1.8배 높은 숫자다. 

 

이 결과는 적어도 "상대적" 측면에서 청년남성의 극우화 정도가 70대를 포함한 다른 모든 집단보다 더 강하다는걸 나타낸다. 이 지점은 반복적으로 확인되는게 아닌가 싶다. 

 

 

Ps. 한겨레 결과에서 대구/경북의 극우화 정도가 높다고 청년도 그럴거라고 확신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따로 분석해봐야 한다. 시사인 자료도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역만 보면 대구/경북의 극우화가 가장 높다. 이 교차 분석도 원자료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당연히 했겠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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