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지율이 22%로 10%포인트 폭락하고, 민주당은 21%로 8%포인트가 올랐다. MB 지지율도 20%대 후반으로 폭락.

한나라당과 MB지지율 떨어지는건 이해한다고 해. 민주당이 한게 뭐가 있어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래도 민주당 소속이라는 사람들의 생각 밖에는 다른게 없다. 식물정당에서 팔팔하게 살아 숨쉬는 대안정당으로 살아나는거, 한 순간이다. 이러다가 다 죽겠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하기 시작한거다.

이 정국에서 선거구제 개편 같은 얕은 수로 노 전대통령의 유지를 이를려는 정치인은 별로 없을게다.

진보개혁세력은 <정치인들의 활동, 권모술수로써의 정치>와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결합해야만 산다. 지금은 서로 다른 세력으로 분리되어 별도의 활동을 하던 두 정치를 화학적으로 융합할 절호의 찬스다. 노 대통령이 온 몸 던져 제시한 메시지다.

호남 중심의 민주당 재건론은 전자만 있지 후자가 없어서 성공할 수 없고, 친노세력 중심의 정면돌파론은 후자만 있지 전자가 없어서 성공할 수 없다.

한국사회의 경제적 변화 때문에 호남 중심 재건론이 타 지역, 타 계층과 연대할 수 있는 진보적 의미를 가지기 보다는 지역이기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으며, 다수 대중의 물질적 욕망을 수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진보적 호남과의 결합없이 한국 사회의 진보적 아젠다를 실현할 수 있는 역사적 정치적 능력은 현재도 없고 상상 가능한 미래에도 없다.

지역 등권론이 <운동으로써의 정치>도 포괄할 수 있었던 힘은 지역불균등 발전을 치유하는 경제적 함의와 5.18로 상징되는 민주주의 운동을 완성하는 정치적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호남으로 대비되는 지역 불균등 발전 보다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강남 대 강북으로 대비되는 계급 갈등의 의미가 더 커진 상황, 5.18 기념식마져도 내부 갈등을 겪는 현 상황은 호남이 더 이상 <운동으로써의 정치>의 바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친노세력은 그 구성원의 활동에서도 그렇고, 정치적 성향에서도 계급갈등을 해결하려는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가지고 있으나, 그들의 막연한 열망을 실현할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없고, 정치활동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실현할 당선 가능한 정치인들도 없다.  친노세력이 그들의 순수 혈통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이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운동으로써의 정치>의 대의를 몇몇의 심리적 자족을 위해 내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다. 전형적인 운동권 소아병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얼마전에 조사한 것처럼, 호남은 진보적 호남과 이기적 호남으로 분열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호남은 그 어떤 표밭보다 진보적이다.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추동하는 세력이 진보적 호남과 결합할 때, 진보적 호남이 지역이기주의적 호남을 압도하고 한국 사회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어떤 정치도 실익과 명분을 분리해서 성공하지 못한다.

미국 공화당이 80년 이후 오랫동안 해먹을 수 있었던 것도 보수주의 운동과 정치를 결합했기 때문이고, 오바마가 성공한 것도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과 정치를 결합했기 때문이다. 루즈벨트가 새로운 미국, 새로운 세계의 역사를 쓴 정책을 펼친 것도, 미국 진보정치, 사회주의 운동의 아젠다와 지지를 그의 권모술수와 융합시켰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의 실패는, 그 역시 양자를 결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몸을 던져 마련한 마지막 승부수다. 지금 <정치인들의 활동, 권모술수로써의 정치>와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결합함으로써 이 유지를 이어받아야 한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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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이커 2009.05.27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로써 숨쉬는바람님과 시닉스님의 의견에 대한 답변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2. mahlerian 2009.05.27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이커님. 쵝오!

  3. 하킴 2009.05.27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이렇게 "몸을 던져 마련한 승부수"인데, 노무현대통령, 무책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잘 동의를 못하겠네요..

  4. 하킴 2009.05.27 1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하튼, 여론조사도 금지되어있던 시대에 대학생을 했던 사람으로서는, 참 감개무량합니다.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는 것자체가.. 정말 민주주의가 좋긴 좋군요..

  5. 바이커 2009.05.27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과학은 과학적 방법의 사용 자체가 민주주의의 성과죠. 아니면 저 같은 사람은 밥 굶고 있을 듯.

  6. 2009.05.28 0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바이커 2009.05.28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사회학을 공부했습니다. 당장 이런 글을 쓸려고 하는 것 보다는 이론을 익히고 현실에 적응해 볼려고 노력하는 것이 결국에는 더 가치있는 얘기를 생산해낼 것입니다.

  7. 기린아 2009.05.28 2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보적 호남이 이기적 호남을 누르는 방법은 어떤걸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노무현 정부 때 처럼 '호남에 대한 투자는 없지만 진보는 해라' 이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보를 과감하게 포기할 것입니다. 길어야 10년?

    강남 vs 비 강남의 전선은 오직 '인구수' 때문에 생긴거죠. 다르게 말하면 영남권이 투쟁의 대열에 들어서면서 영남 vs 수도권이 되고 인구가 적은 호남이 투쟁의 대열에서 빠진거지 문제가 없어진게 아닙니다. 당연히 '진보적 호남'이라는 관점에 이 문제의 '등한시'와 연결이 된다면, 아마도 '이기적 호남'이 '진보적' 호남을 가볍게 누르게 될 것입니다. 저같은 사람은 설 자리가 없겠죠 아마.

  8. 바이커 2009.05.28 2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 문단은 이해가 가고, "투자없는 진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데도 동의하는데, 뒷 문단은 잘 이해가 안되는데요? 좀 더 친절한 설명을 하심이.

  9. 기린아 2009.05.28 2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도권의 집중의 문제는 1960년대부터, 더 정확하게는 이승만 시절부터 나온 문제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문제가 최근에 와서 표면화 된 것은 지방중 인구가 많은 영남쪽에서 경제적 자신감을 일정정도 잃게 되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거지요. 그중에서도 특히 수도권에서 먼, 호남이 그렇구요.

    과거에는 경부축 vs 아더스의 경향이 있었는데, 경부축 내부의 내전이 발생하면서, 아더스는 이제 인구도 적고 표도 안된다고 생각해서 주요 이슈에서 밀리는거지요.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강남 대 강북으로 대비되는 계급 갈등의 의미가 더 커진 상황" 이라는 관점에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지역으로서의 호남 문제'가 '존재'하는데, 님의 관점에서는 '호남의 저개발'문제가 완전히 뭉개진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호남의 저개발의 문제는 '영남의 최근 불경기'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고, 수도권 확장이라는 개념에 입각한 충청 - 강원의 문제와도 다른데, 수도권 vs 비 수도권으로 가버리면 호남 문제는 하늘로 뜨거든요. 그리고 실제 하늘로 뜨고 있기도 하고...

    • 오그드루 자하드 2009.05.29 0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장기적인지 일시적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더스'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집결하려는 모습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시사저널 기사를 보니 올해 충청권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자유선진당 지지율을 세 번 제쳤습니다. 1월, 3월, 4월 이렇게요. 강원도에서도 (전국구 여론조사의 일부였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 지지율을 제친 적이 있고요....

  10. 바이커 2009.05.28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남 불경기가 경기 순환의 문제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경제 구조의 변동 문제라면, 해결책이라는 관점에서 호남저개발 문제가 영남 경제 몰락과 분리되어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의문입니다. 지역민에게는 여전히 큰 문제겠지만.

  11. 기린아 2009.05.28 2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남인들에게는 그럴거라는거죠. 영남이 어캐되든 사실 호남이 상황이 좋아지면 호남인들에게는 만고 땡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