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망

인구 통계 2009. 11. 17. 02:49
단기적 집단 전망을 내가 하겠다는 건 아니고.

많이들 얘기하는거지만, 인구구조 변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장기적인 집값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사회 변화를 설명할 때 인구수의 변화는 그 어떤 변화 보다도 강력한 요인이다. 쪽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수요 공급도 기본은 쪽수이고, 한국이 내수경제냐 수출지향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도 쪽수. 조만간 닥칠 대학 통폐합의 기본 가정도 쪽수다.

미국에서 조만간 (후년부터인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다. 과거의 패턴을 보면 주택구입은 25-64세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그 다음부터는 구입보다는 판매가 늘어난다. 노년인구가 늘수록 주택 매도 물량이 늘어난다는 거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해서 주별로 격차는 있지만 대략 2020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주에서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자들은 작은 주택을 원하기 때문에 소규모 주택의 수요는 조금 증가하고 4인 가족을 대상으로 했던 중대규모 주택의 수요 감소가 아마 특히 클거다.

한국도 몇 년 있으면 대학입학생수가 급감한다. 이들이 독립가구가 되어 주택소유가 필요한 시점인 대략 15년 이후 (2025년 정도) 에는 신규수요는 대폭 감소하고, 반면 신규 매도 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규 매도물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은 사회보장의 미비로 노후 소득원이 없고, 중산층의 유일한 재산이 주택이라,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주고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한, 값비싼 현재 주택을 팔아 싼 주택을 구입하고 그 차액으로 노후자금을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중산층은 자녀에게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현금 자산이 적고, 사회보장제도의 미비로 인해 노후 불안정이 크다. 주택관련 세금이 싸서 보유부담이 미국처럼 크지는 않지만, 은퇴 이후 부동자산을 처분할 압력을 커질 수 밖에 없다.

수도권에 있는 중산층이 집값 하락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거다. 집값이 올라서 노후에 이거 팔고 지방 (내지는 수도권 작은 평수) 내려가서 그 차액으로 편하게 살아야 하는데, 집값 하락 내지는 정체는 그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수도권의 집값 하락은 타국에서의 연금 파산과 비슷한 효과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인구 변동의 측면에서 수도권 중산층의 계획이 유지 가능하지 않다는 거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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