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에서 국민참여신당을 넣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정당지지율 변화를 보여준 기사는 다들 보셨을 거다.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는 것은 뉴스다. 역시 유시민의 힘은 세다. 국민참여당은 무시할 수 있어도 유시민은 그렇지 않다. 민주당의 지지율을 상당 정도 잠식한다는 것, 지지정당없다는 비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상식적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이 조사는 휴대폰 전화조사라 야권, 국민참여당에 우호적인 경향이 있다는 거다. 휴대폰 조사와 집전화 (랜드라인) 조사를 비교한 연구(Public Opinion Quarterly 논문인데 연도는 기억나지 않음)에 따르면 두 개 결과의 차이는 적지만 그래도 약간 더 자유주의적 성향을 띈다.

의문점은 왜 친박연대 지지율이 국민참여당을 넣지 않았을 때는 7.9%인데, 국민참여당을 넣으면 오히려 11.5%로 3.6%포인트, 즉, 45%가까이 지지율이 상승하는가이다. 새로운 정당이 등장했는데, 지지율이 잠식당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특이한 현상이다.

가능성은,

(1) 조사가 엉망이었다. 그래서 전체 결과가 의미가 없다.

(2) 막장 조사의 연장 선상에서, 국민참여당으로 대답한다는 것이 친박연대로 잘못 번호를 눌렀다. 이 경우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은 더 높을 수도 있다.

(3) 국민참여당의 등장은 친박성향이지만 한나라당이나 지지정당없음에 머물던 사람들이 야권의 분열에 안심하고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경우 박근혜는 숨은 지지율이 있다. 친박과 한나라당이 합쳐질 경우 단순 지지도의 합을 넘어서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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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돌또기 2009.11.21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여론조사를 수행한 리얼미터가 듣보잡은 아닌 걸로 아는데, 일단 오마이기사에는 여론조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되어졌는 지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막장이었을 가능성도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조사의뢰자가 국참신당이라는 것.

    결과 자체가 조작되었을 가망이야 낮겠지만, 의도적으로 부풀려졌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휴대전화 방식을 택한 것도 그렇고요. 구체적인 설문문항도 어땠는 지 궁금합니다. 사실 정치에 큰 관심없는 사람들은 국참당이란 브랜드 자체가 생소할텐데 지지율이 저리 높게 나올리가요. 아마 짐작컨대 유시민 이름과 친노란 명칭을 끼워 넣어서 지지율을 끌어 냈을 것같군요.

    프로파간다용 설문조사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바이커 2009.11.21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소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조사 자체의 타당성을 부정할 근거는 없어 보이는데요. 신생 정당의 지지율을 파악하기 위해서 정당명 뿐만 아니라 창당 주체 등을 밝히는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기도 하고요 다른 여론조사들이 나오면 국민참여당의 정확한 지지율이야 조만간 밝혀지겠죠.

      친박연대 지지율이 왜 저런지는 여전히 의문이에요.

  2. 오돌또기 2009.11.21 2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지지정당없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대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겠죠. 기존정당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이 카테고리에 머무리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정치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있을 수가 있겠죠. 우리나라 투표율을 감안하면 20% 정도의 <지지정당없음> 답변은 작게 나온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선거에서는 지지정당있음이라고 답변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투표장에 안나타납니다 (지지는 하되 강도가 낮음).

    신당을 설문에 끼워 넣으면서 지지정당없음이 20%에서 15%대로 대략 5.5%가 빠졌는데 친박연대가 3.5%가 늘어났습니다. 나머지 2%는 신당으로 흡수되었을 걸로 봅니다. 친박연대는 성향상 한나라당이나 자선당이랑 지지기반이 겹칠텐데,자선당이나 한나라당 지지도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납니다. 그러니 친박연대 지지윺은 지지정당없다에서 왔을 공산이 크지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지지정당없음의 다수는 무관심층이거나 기존정당불신층인데, 기존정당불신층에 친박연대 지지자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바이커님의 추론에 따르면, 숨어있는 친박연대 지지자들은 굉장히 전략적인 사람들입니다.

    전략적이라는 건 이들이 민주당 등 야권을 견제하기 위해 자기지지성향(친박)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을 전략적으로 민다는 겁니다. 바이커 님 설명이 맞다면, 한나라당을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친박성향 유권자가 야권분열에 안심하고 친박을 비로소 드러냈을 것이므로 한나라당 지지도가 빠져야 합니다.

    근데 반대로 한나라당 지지율은 신당을 끼워 넣으니까 오히려 1.5%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이 1.5%야말로 신당에 심리적 위협을 느낀 숨어있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들은 어디서 왔을까요? 작은 숫자이지만 친박연대에서 왔거나 지지정당없음에서 왔을 겁니다. 근데 친박연대는 지지도가 미스테리하게 늘어났으니 여긴 아니겠군요.

    이 두 측면을 다 고려한다면 바이커님이 제시한 (3)번은 설명력이 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굉장히 전략적인 사람들인데 (야권을 견제하기 위해 차선을 선택하는 스타일), 이들은 한나라와 친박사이를 왔다갔다 하지 지지정당없음에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겁니다. 지지정당없음은 투표로 치면 기권인데, 전략적으로 기권을 한다는 건 모순이죠.

    • 바이커 2009.11.21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프를 다시 한 번 체크해보세요. 신당을 넣었을 때 한나라당 지지율은 약간 떨어집니다.

      지지정당없음에서 친박연대로 넘어온 경우는 아마도 딱히 마음에 드는 정당은 없지만 정당 지지도를 여러 번 물으니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박근혜 개인을 택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군요. 이 상승분은 박근혜가 추가로 추동할 수 있는 정당지지율일 수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모든 숫자를 끼워맞추기 위한 애드혹 설명을 만들어내는게 좋은 건 아니지만, 다른 조사 결과를 볼 때 이 현상을 좀 염두에 둘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한 번의 이상한 결과일 수도 있고, 어떤 흐름을 캐취한 경우일 수도 있으니까요.

    • 오돌또기 2009.11.21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앞뒤를 거꾸로 봤군요. 신당이 들어오면서 한나라 지지율이 5% 정도 빠졌네요. 그 차이는 전략적 지지자(친박이지만 한나라당을 밀어주는 사람들)의 존재를 어느 정도 보여줄 수도 있겠군요.

      이 두 그림의 n값이 똑같다는 가정하에서, 유시민이 미는 신당이라는 개념이 질문에 들어가면서 "박근혜를 미는" 친박연대의 지지도가 덩달아 상승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3. 하늘타리 2009.12.01 2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롭네요. 제 생각에도 국참당 항목에 유시민이라는 네임택이 붙여진 채 설문이 나갔고 정치인들 다 필요없어!라고 숨어있던 사람들, 하지만 박정희-박근혜에 대한 호감은 늘 품고 있던 사람들이 그럼 유시민도 나오는데, 박근혜 찍어줘야지 하는 심정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요런 심리학적 메커니즘의 가능성이 80%, 그리고 조사가 막장일 가능성이 20%입니다. 조사 자체에 허술했겠지만 그래도 다른 정당들의 지지율이 나름 일관성있게 나왔기 때문에 친박연대만 이상한 것에는 조사 자체의 문제 이상의 것이 있다고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