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서 친절히 가르쳐주고 있듯, 2010년에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바로 잠재적 진보 정책 지지자들이다.

조선일보 기사.

예전에도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은 20,30대에서 어떻게 지지를 이끌어낼까 보다는 노인인구로부터 어떻게 지지를 이끌어낼 생각을 해야 한다고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다.

진보의 미래가 "민주주의"보다는 "경제적 평등"과 "복지"에 있다는 데 동의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죽어라 한나라당을 찍는 현재의 어르신들이야, 박정희의 경제발전을 몸으로 체감했고, 반공이데올로기를 뼈 속까지 각인했으며,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한 적이 없고, 자녀들의 부양까지 누린 집단이다. 진보 지지할 일이 없다.

하지만 이제 은퇴를 시작하는 집단은 쌓아둔 저축도, 사회안전망도, 자녀로부터의 지원도 없다. 3-10억 하는 집 한 채가 전 재산이다. 큰 돈인 것 같지만, 이거 얼마 못 간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의 97%가 가구주고, 80%가 현재 일자리를 가지고 있으며, 50%가 임금 근로자다. 은퇴하는 50%의 임금 근로자에게 마땅한 경제적 대안이 없다.

만의 하나 주택 버블이 붕괴하는 날에는 이 계층의 상당수는 하루 아침에 쪽박찰 가능성이 있다. 사회복지를 새로 구축하지 않으면, 이들은 <준비된 신빈곤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야 망설여지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조금만 하면 바로 진보적 정책을 갈구하게 될 개연성이 높다. 이들 집단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으로 보수층과 대결을 펼쳐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 한다.

보수층이 엄청난 저항을 하고 그 난리를 치는 미국의 의료보험도 은퇴한 노인층에게는 오래전부터 상당히 훌륭한 사회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이 스크루지의 나라지만 은퇴한 노인층에게 주어지는 복지 헤택만 본다면 우리나라가 스크루지의 나라고 미국은 천사의 나라다.

은퇴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지금 당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인구의 40%를 넘게 차지할 세대로부터 지지를 얻는 길이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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