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진보가 잘 안되는 이유는 유의미한 다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tautology같은 소리지만, 지지율은 자기상관효과가 있다는 거다.

아무리 올바른 소리,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주장을 해도 그게 실현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면 외면받는다. 더욱이 조금 못마땅해도 실현가능성 있는 유의미한 수를 차지하는 다른 대안이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측면에서 진보가 뜨지 못하는 이유가 민주당 때문이라는 주장이 꼭 틀린 얘기는 아니다.

무상급식이 이슈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김상곤이 없었다면 무상급식은 노무현 정권 시절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상급식이 뜨자마자 한 때 이 제안에 미지근했던 정치인과 정당도 모두 쌍수를 들고 환영해서 받아들였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민주당의 후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주도와 광주에서 다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소위 밴드웨건 효과.

2% 지지를 받는 진보의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첩경은 밴드웨건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진보는 언더독 효과를 기대하는 선거 전략 이상을 펼치지 못했다.

심상정의 사퇴가 진보의 집권, 정책실현 전략을 언더독에서 밴드웨건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상의 양당제적 경향을 보이는 한국에서 밴드웨건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 민주당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걸 직시했으면 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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