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민주당은 선거 승리로 행복.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수성으로 행복.
친노는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의 승리로 행복.
반노는 유시민의 패배로 행복.
방송사는 정확한 출구조사로 행복.

1.

역시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려면 선거를 자주해야.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큰 선거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일정을 하나도 합치려는 시도는 독재의 시도로 보아도 무방할 듯. 오히려 국회의원 선거를 절반씩 나눠서 2년 마다 한 번씩 실시하는게 나을 듯.

2.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의 커다란 차이는, 정치상황을 보는 각 당 지지자들의 절박함의 격차의 반영. 그런 면에서 선거 결과는 단순지지도가 아니라 지지자의 절박함을 가중한 값일 듯. 역시 선거는 "여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다.

이 즈음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적절한 정치행위인지 좀 돌아봤으면 좋겠다. 심지어 20%의 격차도 극복할 수 있는게 선거다. 선거는 "의견"이 아니라 "행위". 단일화라는 정치행위도 의견보다는 정치적 타협과 행동에 기반해야 하지 않을까?

정당 내에서 경쟁하고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후보를 내는 과정이 아직도 과제.

3.

한국의 정치구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자 구도라는게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전선동의 장으로 보고 출마하는 전략은 이제 접을 때가 되지 않았을까.

정치가 경제 변화와 계급적 이해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역대결 구도는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더욱 약화될 터. 한국사회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고, 그 일환으로 정치를 한다면, 자신의 도구적 합리성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참여당, 민노당, 진보당 지지자들은 이 지점을 심각해야 고민해야.



4. 추가:

일부 한명숙 지지자들이 노회찬이 야권단일화 안해줘서 한명숙이 졌다고 생각하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가 보다.

글쎄다... 오히려 김문수의 말이 맞지 않았을까? 야권단일화가 양면적 효과가 있어서, 야당에게 희망도 주었지만, 여권이 긴장하고 뭉치게하는 효과가 있다고.

나는 이 번 선거에서 전화조사와 ARS의 결과가 민심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유권자의 100%가 투표하면,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하게 나왔을거다. 여론조사와 선거결과의 차이는 여론의 차이가 아니라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와 그냥 의견만 가진 유권자의 차이다. 통계에서 말하는 자기선택편향.

노회찬이 사퇴했으면 오히려 긴장한 여당 지지자 때문에 경기도처럼 한나라당 오세훈이 여유있게 이겼을 수도 있다. 선거의 역학은 두 지지율의 단순합이 아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념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는 정치집단보고 일방적으로 사퇴하라는 것도 웃기고. 오히려 진보를 지지하는 3%를 흡수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게 더 효과적일 게다.

진보신당 지지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진보신당은 거의 성과가 없지만, 처음부터 민주당이랑 선거연합한 민노당은 울산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도 구청장을 배출했다는 점이다. 막판 단일화보다는 조용하지만 질서있는 단일화가 더 효과가 있었다는 것.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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