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진보 연대 ...

정치 2011. 2. 14. 12:16
아래 링크한 시사인의 글에서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의 진보정당화를 두고, 미국 민주당의 루즈벨트 이후 변화를 예로 들며, 호남/진보 연대를 얘기한다. 남부 지역 정당이던 미국 민주당이 루즈벨트의 등장으로 진보와 결합하여 (이념적으로) 30년 장기 집권을 이루었듯이 한국 민주당도 진보화되어서, 호남+진보 연대를 이루자는 것.

나는 지역과 진보를 얘기하며 미국 민주당의 역사에 한국 민주당을 대입하는게 딱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스토리와 한국 스토리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미국 민주당의 아성이었던 남부는 보수적인 동네지만, 한국 민주당의 아성인 호남은 진보적인 동네라는 것.

미국 민주당은 낙후한 남부와 진보를 결합시키기 위해서 인종차별에 눈을 감았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인종차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자마자 남부는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가 버린다. 하지만, 한국에서 민주당이 진보적인 목소리를 낸다고 호남이 떨어져 나가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진보정당화는 (얼마나 빠를지는 모르겠으나 결국은) 보수적 호남 정치인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일부 분화도 있을 것이다. 대신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진보적인 인사들이 들어설 것.

이러한 변화는 통탄할 일이 아니라, 지역의 실제적 대표성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정책사안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은 언제나 가장 진보적인 경향을 띄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은 민주당 내에서 대체로 보수적인 경향을 띄는 모순된 경향을 보여왔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관료출신을 보강하기 위해서 진보적 호남에 적절한 대표성의 희생을 강요했던 것. 민주당이 진보화되고, 대통합이 이루어지면, 가장 진보적인 지역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원이 당선되는 자연스러운 일이 앞으로 벌어질 것이다.


ps. 보수적인 동네를 바탕으로 진보적 정책을 일구고자 하는 꿈은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의 희망일 것이다. 루즈벨트의 민주당은 한국에서 민주당이 아니라 국참당이 참고하고 싶은 모델일 것. 이 아이디어는 기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보수적 색채를 띄며 호남 지역 정당으로 남을 때만 생존 가능한데, 전제조건이 충족이 안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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